2015.12.22 / 2016.01.29

★★★☆




코이데 미키상의 작품 '버려진 공주와 여명의 기사왕'의 감상 입니다.


이달이 가기 전에 한 권이라도 더 읽어야!..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잡았습니다.

전에 읽었던 거에 이어서 또다시 우울한? 분위기의 작품 이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재미 있었거니와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의 그 가열찬 모습은 어디간 마냥 있는대로 달달한 팔불출이 되어가는 남주 덕에 ㅋㅋㅋ 맘 편히 읽을 수 있었네요 ^^


이번 이야기.

대부분 여주인 리디아의 시점 이지만 가끔씩 남주 안젤로의 시점도 섞여서 몰입도를 높여 줍니다.


반란군에 의해 키아베 왕국의 왕성이 점령당하게 되고, 왕이자 아버지인 고프레드는 진작에 성을 탈출. 남동생, 여동생과 함께 어머니인 왕비 '테오도라'와 함께 지하 통로를 통해 도망치던 리디아. 

그러나 평소에 아버지를 증오하던 어머니는, 고프레드의 검은 머리와 붉은 눈동자를 그대로 가지고 태어난 리디아를 싫어했고, 지하 통로에서 벗어나기 직전. 쫒아오는 적군에게 리디아를 밀어 넘겨준 후 도망쳐 버립니다.

그리고 남겨진 리디아는 반란군의 수장이자, 사실은 고프레드가 반란을 일으켜 왕국을 차지하기 전의 정통 후계자 였던 '안젤로' 왕자의 수중에 넘겨지게 되지요....


초반 부분은 고프레드를 무척 증오하는 안젤로 때문에 살벌살벌 합니다. 

가뜩이나 태어나서 부터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사랑 받지 못해 자존감이 낮은 리디아 인데, 그런 그녀를 '고프레드의 딸' 이라고 증오해 마지 않는 남자의 손에 떨어졌으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안젤로 또한, 자신의 손으로 원수인 고프레드와 그 일가족을 싹 다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 였는데 하필이면 남은게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인질로서 가치도 없는(부모에게 버림 받았으니) 공주라니. 덤으로 검은 눈의 특징있는 붉은 눈동자까지 아버지 판박이!... 뭐 말할 거 없습니다.

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안젤로가 분노에 휩싸여서 리디아를 강제로 안으면서 최악의 전개가 되지요.


뭐.. 사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안젤로는 아름다운 리디아에게 첫 눈에 반한? 상태이긴 합니다만, 본인이 그걸 쉽게 인정하려 들진 않습니다.

어쩃거나 자신은 기사이고 하니, 아무 죄도 없는 공주님에게 이런 처사를 취하는건 옳지 않다.. 라고 머릿 속으로는 늘상 생각 하는데도 리디아 앞에만 가면 감정이 앞서서 거칠게만 대하게 되고. 그런 후에 뒤 돌아서 '내가 왜 이럴까' 하고 후회하는 모습만 보여준다거나. ㅋㅋㅋ

리디아는 리디아대로 '그가 나를 미워 하는건 당연해' 라고 체념 모드여서 항상 안젤로가 하라는 대로 다 따라 하는데, 그런 순종적인 모습이 그냥 자존감이 낮은걸로만 비춰지니 안젤로는 더더욱 짜증만 나게 되고...의 악순환의 반복인 셈이지요.


읽는 독자로서는 안젤로의 태도와 심한 말 같은게 눈살 찌푸려 질 법도 했습니다만.. 사실 그가 겪었던 고생 정도가 보통이 아닌지라 덮어놓고 뭐라고 할 수 만도 없더라구요.

선왕의 죽음도 비참하지만, 특히 안젤로의 어머니.. 전 왕비의 죽음이 너무 ㅎㄷㄷ 해서. ^_ㅠ... 고작 7살인 안젤로 앞에서 탑 위에서 떨어져서 낙사한 어머니. 그것도 전/라의 모습으로 ㅠㅠ. 

호색한 고프레드가 선왕비를 자신의 노리개로 삼고 있는대로 굴렸지만, 안젤로의 어머니는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잃지 않고 스스로 몸을 던진 후 안젤로에게 '왕가의 문장'이 새겨져 있는 계승자의 반지를 넘겨주고(입 안에 물고 있던걸 뱉어서) 바로 즉사 했다고... 자살은 아니였을 꺼라고 말들은 하지만 과연 음...;

어쨌든 이게 안젤로 본인의 입에서 남 이야기 처럼 조곤조곤히 읊어 주는데 또 얼마나 섬뜩하고 비참했을지 생각만 해도 불쌍하고. 그렇습니다 ㅠㅠ. 

사실 다 좋은 내용을 재껴두고 이 부분이 너무 인상 깊어서; 계속 기억에 남는다능 OTL.


이런 기억을 안고 있는데 안젤로 보고 고프레드 일가를 용서하라는 말은 절대로 못할 셈이지요. 리디아 또한 안젤로의 깊은 증오심을 이해하게 되는 전개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커플은 어떻게 되는가;; 하고 조금의 불안감을 가지긴 했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안젤로 자신에게 아직 선한 마음이 남아 있는 한, 착한 리디아에게 안 끌릴 일은 없으니까요. 

이미 심하게 대하면서도 중반부도 되기 전에 슬슬 넘어오고 있는게 눈에 보였으니^^;


어떤 의미 원수끼리의 만남이나 다름 없지만, 리디아는 이미 가족에게 버림받은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니 종국에는 그를 따라서 자신의 혈연을 끊는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녈 있으나 마나한 존재로 취급하고 인질로서 요구또한 거절한 모멸찬 아버지나, 내내 미워하다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그녀를 밀어 버린 어머니. 언니를 언니라고 생각하지 않는 박정한 여동생....뭐 말해 뭣 하겠어요.

그에 비해서 안젤로는 마음 한 번 고쳐먹고(?) 나니, 보는 사람이 눈꼴 시려울 정도로 둥기둥기 모드가 되고요. 좋아 죽겠다고, 소중해 죽겠다고 그러는데 인간적으로 나라도 이쪽을 택할 듯. ㅋㅋㅋㅋ


그거 말고도 왕국을 완전히 되찾기 위해, 고프레드가 감춰둔 '교황'을 찾는 일이라거나, 리디아의 호위 기사인 실베리오를 이쪽 편에 끌어들인 다거나, 고프레드와의 마지막 결전 등등. 

씬 횟수가 많고 나름 농도짙은 작품 이였는데도, 이야기 전개 또한 잘 짜여져서 전개 되므로 지루할 틈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분인 코이데상 작품은 사놓고 읽은건 이게 처음 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요 ^^;.

그래도 이정도 몰입력 괜찮은 필력을 가지신 분이라는 걸 알았으니 앞으로도 즐겨 읽을 수 있을 거 같아 기쁘네요.


이제 다음엔.. 좀 달달한거 읽어 봐야겠습니다.

연달아서 3권을 어둑어둑 한걸 읽었더니 슬슬 당분이 땡겨요. ㅋㅋㅋ



2016.01.25 ~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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