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三千寵愛在一身 - 雨降らす花
작가: はるおか りの
출판사: 집영사 코발트 문고 (2011/02/01)

-줄거리-

거대한 제국인 '준'국. 한때 삼천명의 희빈과 그 이상 되는 궁녀를 거느렸던 후궁 제도가 폐지 된 후. 그 곳의 낮은 지위의 희빈 이였던 소녀 '렌키'는 스스로 부탁해 왕후 전속의 '여관'으로 머무르게 됩니다. 원래 권욕에 관심이 없었던지라, 한 번도 자신을 찾아온 적이 없는 왕의 총애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 적는 취미를 마음대로 발휘할 수 있는 넉넉한 여관 생활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이성적인 소녀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금발의 미모의 외국인 청년 '세이류'. 멀디 먼 사막 너머의 작은 소국의 공자인 그는, 준국의 화려하고 정교한 문화를 동경하면서 자신의 나라에 없는 '글자'를 배우려 하고. 그의 눈에 정말 아름답고 총명해 보이는 상대인 렌키에게 글 스승을 부탁해 옵니다. 처음 만남대 부터 상당히 엉뚱하고 독특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미워 할 수 없는 그에게, 대면대면 하면서도 점점 끌려가게 되는 렌키. 하지만, 그가 여왕 전속 여관인 자신을 이용해, 국왕의 눈에 들려고 했다는 오해를 하게 되면서 크게 다투게 되는데...
평점 : ★★★

하루오카 리노상의 '삼천총애 시리즈' 2권. '삼천총애 제일신 - 비를 내려주는 꽃' 감상입니다.

루루루 문고에 '아오키 안네' 작가분의 또다른 필명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하루오카 리노상.
이 시리즈는 현재 5권까지 나와있고, 달리 나오는 단편집 중 1권에 이 2권 커플의 후일담도 실려있다지요.

사실 1권부터 읽어야 하고, 제 수중에도 있었으나.
아는 지인이 먼저 읽어본 고로, 제가 굳이 읽어볼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 되어서 이 2권부터 잡게 되었습니다.
나온지도 오래 되었고, 그동안 딱히 읽어볼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요즘 그 지인의 '아오키 안네 마츠리'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니, 왠지 저도 막 끌리더라구요.
음..? 이 분이 그렇게 좋았나?. 그러고보니 나 이분 꺼, 죄다 사놓고 데뷔작인 '여왕가의 화촉' 밖에 안 읽어봤었지? ㅎㄷㄷ. 하고.
이왕지사 맘 잡고 읽어보게 된거. 이번 2권은 여러모로 츳코미 요소가 많긴 했으나, 재미가 없던건 아니였고.
어딘지 모르게 끌리는 매력 때문인지, 아마 별 일 없으면 꾸준히 잡아서 읽을거 같습니다..............라고 해도,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할 말이 많긴 해요 네-_-;..

중화풍이긴 하지만, 굳이 신경쓰면서 하나하나 따지며 찾아보지 않는 이상, 참 술술 잘 넘어가는 작품 이였습니다.
듣기로는, 이번 2권은 전 권보다 훨씬 더 문체가 편해진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덕분인지 뭔지.


이야기는 주로 렌키의 시점으로 전개. 중간중간 세이류의 시점도 섞입니다.

가난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부귀영화를 노리던 아버지의 온갖 노력을 통해 겨우 희빈으로 후궁에 들어가게 된 렌키.
하지만 3천명 가까이 되는 후궁들 사이에서 낮은 지위 인데다가 단 한번도 왕의 눈에 들지 못했던 그녀.
애시당초, 여자답지 않은 '글쓰는 취미' 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왕의 총애 따위 바라지도 않았던 렌키인지라, 왕후 하나만 두고 후궁이 해산 될 때, 일부러 왕후에게 부탁해서 전속 여관으로 남는 길을 택하게 되지요.
마음껏 붓과 종이를 쓰면서 취미 생활을 만끽하던 그녀 앞에 나타난, 외국인 공자 '세이류'.
항상 니코니코 웃는 얼굴에, 행동 하나하나가 독특하고 엉뚱한 청년이지만. 그의 타고난 따뜻한 품성에 끌리게된 렌키는. 그에게 글을 가르쳐 주면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주인공인 렌키는, 어느쪽이냐고 치면. 퀸로제의 게임 '앨리스 시리즈'의 주인공과 비슷합니다.
처음 읽으면서도 느끼고, 읽는 내내. 끝까지 다 읽어도 그 생각이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어딘지 모르게 식은 느낌. 냉정하고 이성적인 태도. 누군가를 대할 때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데다가. '나는 사랑 따위 관심 없어'. 의, 한 걸음 뒤로 물러선 채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 것 등등.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타입의 여주 였습니다.
글쎄... 다 읽고 나서도, 그렇게 딱히 마음에 드는 점도 없었던거 보면.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앨리스' 같았기 때문인거 같아요.
그정도로 심하게 염쇄주의적은 아니였고. 사랑을 자각한 후로는 나름 귀여운 점도 있었긴 한데. 그렇게 좋지는 않았던 느낌?.
역시 전, 순진무구 온순청순한 여주가 좋은가 봅니다. 이것 만큼은 취향이니 어쩔 수가 없네요 ( ").

그렇다고 해서 남주가 마음에 드느냐.
이것도 좀 미묘한게. 이 남주. 진짜 성인 저리가라 수준으로 사람이 좋단 말입니다.
완전 키요라카. 맑고 청량한 공기를 온 몸에 감돌고 있는 듯한 타입이예요. 찔러서 피 한방울 안 나올 정도로(?), 정의심...이랄까, 너무 선량하달까.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점에선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양보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점이지요.
착하고 따뜻하고 상냥한 청년. 예. 좋습니다. 연애 대상으로도 나쁘지 않지요.
근데 이 남자는, 만사에, 사방에 다 '좋은 사람' 인 데다가. 너무 심하게 좋은 녀석이라서 그런가. 의례 있을 법한 독점욕도, 소유욕도 없어요.
이렇게 상냥한 남자가, 제일 울리고 마는게 렌키라니. 대체 이 무슨 아이러니-_-.

후반부, 야심 넘치는 타국 공자의 음모에 의해 사형에 처할 뻔 할 때도. 굳이 감옥까지 찾아와서 그를 탈출시키려는 렌키의 청을 단 칼에. 일말의 여지도 없이 거절하는 부분.
아니.. 네 말이 옳은 게 맞고. 이런저런 사정 다 따져봐도 확실하고. 렌키를 위험에 처할 수 없다는 말도 이해는 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쌀쌀맞게....는 아니지만, 여지도 없이 거절하냐.
너 죽고 난 후에 렌키가 어떻게 되라고 그 상황에서 그렇게 밖에 못하니.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해도, 한 번쯤은 흔들려 볼 수도 있는거고. 그녀와 함께 있는 미래를 꿈꿀 수도 있는거잖아-_-;;.
청렴 결백하다 못해 벽창호 같은 남자야.

그리고 마지막 부분.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세이류 였는데. 이 때도 제 욕을 단단히 잡수셨지 말입니다.
가는데만 3개월 가까이 걸리는 멀디 먼 나라인데다가, 목숨을 보장하지 못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니 렌키를 못 데려가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근데. 
굳이 그 상황에서, 렌키를 손에서 놓는 발언 까지 할 필요는 없지않나요?.
설령 거짓말이 된다고 해도, 반드시 살아 돌아올 테니 기다려 달라는 그 말 한마디 하기가 그렇게 어렵냐고.
나 같은거 잊고 딴 놈 만나서 잘 살라니. 야이 자식아. 니가 그러고도 남자냐-_-?!.

요근래, 나 죽을땐 너도 데리고 가겠다...류의 독점욕 쩌는 남주들만 봤었던지라 . 어떤 의미 신선....은 개뿔. 짜증만 납니다.
어차피 오토메 문고에서 죽고 사라진다는 베드 엔딩류는 없을꺼니. 그냥 얼마나 오래 걸리든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말하면 될 거 아냐.
이런식으로 이별하면, 렌키가 너 잊고 잘 먹고 잘 살줄 알았냐?. 나라도 몇 년 간 재기 못하고 울면서 지내겠다 임마.
사랑하기 때문에 놓아준다...라는건 자기 만족이죠-_-.
죽어도 살아서 돌아올 의지가 없는 녀석의 겁 많은 태도일 뿐입니다. 그게 열받아요.
이러고 차라리 안 돌아오면 모를까. 나중에 돌아오잖아. 대체 뭐하자는 건지.

에필로그에선, 당연하게 수장국의 왕이 되어서 돌아오는 세이류 였습니다.
그리고 청혼까지 하는데... 내가 렌키였으면 일단 저 녀석 매우 패주고요. 엄청나게 패주고요. 당분간 얼굴도 안 쳐다볼 것이거니와, 안했어도 '이미 결혼 했다' 라고 거짓말도 하겠지 말입니다.
위에서 이래저래 불평을 토해내긴 했어도, 렌키. 얘도 참 사람이 좋아요. 어떻게 용서가 되니..-_-?.
소심한게 아니라 겁쟁이라서, 1년 반 동안 편지 한 통도 안 보낸 인간이 어디가 이뻐서 받아주는지 나 원 참.

현실에 있었음, 자기가 일해서 번 돈 죄다 사회에 갖다 바치고, 자기 부인이 뼈빠지게 일해서 번 돈도 가난한 이웃들 돌보느라고 모두 들이붓는. 그런 남자 겠네요.
부인 고생시키고 가족 고생시키는 전형적인 '선량한 바보'. 

판타지에서 이런거 따지는거 안되는건 알지만. 독점욕도 없고 소유욕도 없어서 이게 사랑인건지 위선인건지 헷갈리는 남자에겐 그저 쿠사리가 답입니다. 아놔 쨔증...=_=.


........ 별을 셋이나 줘놓고 이렇게 불평 불만만 토해내게 되네요. 
아니, 재미가 없던건 아니거든요. 후반부만 제외하면 둘의 야리토리도 나름 귀여웠고...
남주만 괜찮았으면 진짜... 저런 미모를 지녀놓고 이 무슨 아까운 짓인지 모르겠네요-_ㅠ.

...뭐, 이래나 저래나 말이 많을 만큼 집중해서 읽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이 2권 커플의 후일담 단편이 실린, 하루오카 상의 단편집 1권을 이어서 읽을 예정입니다.
제가 기대하던 그런 후일담은 아닌거 같으나, 일단 저는 렌키가 행복해지는게 보고 싶어요. 그리고 세이류가 얼마나 잘하는 지도 궁금하고.

진짜, 이 단편집 없었음 지금보다 더 화내고 열받아 했을거 같긴 합니다.
끝도 매우 급전개였거든요. ...아니, 후반부의 전개 대부분이 급전개였으나.
아오키상, 하루오카상이 글을 잘 쓰는건 이해하지만. 굳이 필요도 없는 전개를 넣은 이유를 모르겠어요.
다음 3권도 이럴지, 좀 걱정 됩니다.

일단은, 단편집으로 가보겠습니다.

읽은 날짜 : 2013년 3월 13일



PS. 아.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이 시리즈는 1,2권은 빼고 읽으시는게 나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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