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悪魔の献身 
작가: 斉河 燈
출판사: 이스트프레스 소냐 문고 (2014/04/03)

-줄거리-

어린 시절부터 쭉 좋아했던 상대이자 약혼자인 '빈센트'가 사라진지 3년. 아버지의 장례와 함께 귀족 영애에서 무일푼의 일반 시민이 된 '하리엣트'는, 마을 고아원의 운영을 도우면서 사라진 빈센트를 잊지 못하는 매일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국왕의 오른팔로 이름 높은 '세스' 후작의 방문을 구경하러 간 하리엣트는 세스 후작이 사라졌었던 약혼자 '빈센트' 임을 알고 큰 충격을 받게 되지요. 3년 동안 한 번도 잊지 못했었다고 말하며 다시 구애해 오는 빈센트. 하지만 실종의 이유를 말하지 않는 그의 태도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쉽사리 믿지 못하고. 그러던 때에 요 근래 떠들썩한 '잭 더 리퍼'가 하리엣트 주변 인물들을 노리고 있는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해오는데....

평점: ★★★☆



사이카와 토우상의 작품 '악마의 헌신' 감상입니다.

빨리 읽어야지 했었는데 요근래 비타로 여성향 게임 하는 바람에 엄청나게 오래 걸렸네요.
아마 잡은 그대로 쭉 읽어 나갔었다면, 지금보다 더 괜찮은 느낌을 받았달..까, 평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소재는 충분히 특이하고 전개도 미스테리삘이 섞인게 충분히 재밌을 법 한 이야기인데도 이상하게도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초반 프롤로그에서 재회까지 재밌었던 걸 생각해보면 진짜 아쉽다능 ㅠㅠ.

작가분의 전작인 '총애의 칼(고랑)'은 아직 못 읽어본 상태에서, 일단 소재면에서 끌렸던 이번 작품 부터 잡아봤습니다.


이야기는 거의 하리엣트의 시점이고. 중간중간 빈센트의 시점이 들어가는 전개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빈센트의 시점이 많아지더라구요. '비밀'이 밝혀져서 속시원하게 보여지는 걸 수도 있었겠고.

제가 위 줄거리에 적어 놓은건 진짜 일부분에 불과하고, 이야기 전체의 내용은 좀 더 심각하고 특이합니다.

하리엣트는 6살 때 부터 소꿉친구이자 첫 사랑인 '빈센트'를 줄곧 좋아하고 있습니다.
6살 연상의 빈센트는 항상 정중한 존댓말에 상냥한 태도. 누구보다도 하리엣트를 아끼고 사랑하는 왕자님 같은 대상이였고, 그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인 순간 부터 약혼자로서, 결혼하고 행복한 미래를 꾸려나갈 꺼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요.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터너 가문의 재산을 상속 받고 하리엣트를 지켜야 할 빈센트는 실종 되어버리고.
그 이후 가난한 평민으로 돌아가서 힘든 매일을 보내면서도 줄곧 빈센트를 그리워합니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빈센트.... 그것도 전혀 뜬금 없는 국왕의 오른팔이자 유명 귀족인 세스 후작....

이야기는 큰 줄기로, 하리엣트 주변에서 일어나는 '잭 더 리퍼'의 관한 사건 전개와, 세스 후작이 되어 나타난 빈센트의 비밀이 밝혀지는 전개로 나뉘어집니다.

그리고 표지만 봐서 상상도 못했었던 전개가 있었는데.
바로 남주인 빈센트가 '다중 인격자' 라는 거지요.
작가분이 대놓고 아예 다른 사람...의 느낌을 주려고 쓰신 거라, 진짜 만들어진 인격임에도 실제로 세 쌍둥이가 있는 것 처럼 보여집니다.

원래 인격은 정중한 지략계 신사 타입의 '빈센트'. 1인칭은 '와타시'와 존댓말이 기본.
2번째 인격은 난폭하고 거친 행동의 '잭'. 1인칭은 '오레'와 하층민이 쓰는 듯한 거친 말투.
마지막 3번째는 아이같이 천진난만한 면을 지닌 '세스'. 1인칭은 '보쿠'에,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말투를 쓰지요.

그런 그의 인격이 갈라지게 된 과거의 이야기는 후반부에 나오는데... 
솔직히, 읽기 시작한 초 중반 부터 이미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빈센트가 일부러 드러 냈었다는 속내를 뒤에 보여주는데..
진짜 그 말대로, 그는 다른 인격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몇 번 방조 하거든요.
하리엣트가 그를 믿지 못해 할 때 급한 성격의 잭이, 고아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신나게 놀아주거나, 둘 만의 시간을 보낼 때에는 천진난만한 세스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말투도, 1인칭도 바뀌는데 누가 눈치 못 채겠어요^^;.
물론 실제로 이런일이 일어나면 누구도 쉽게 생각 못하겠지만은요. 나라고 해도 못믿겠고... 일단 한국어는 1인칭 구분이 따로 없으니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도 정말 눈치 채기 힘들 수도 있고....... 이야기가 샜습니다<

사실 빈센트는, 태어난 순간부터 나이차이 나는 5명의 형들에게 심한 학대와 고문을 받아왔었습니다.
666이라는 악마의 숫자와 연관이 있는 출생도 그렇고, 구분 없는 형들과 달리 귀여움 받는 상황도 그렇고, 그가 태어나면서 어머니가 죽은 것도 그렇고.
이유야 어쨌든 쓰레기 같은 형 들은 친 동생을 밤마다 방에 가두고 채찍질과 고문 기구. 심지어 불로 몸에 문신까지 새길 정도로 심한 학대를 한 모양이고. 그로 인해서 빈센트에게 2명의 인격이 생겨난 거라고, 하리엣트가 잊어버린 과거를 되살릴 때 나오더군요.
분노를 표출하며 폭력적인 성향의 잭이. 심한 고통을 대신 받아주는 세스. 
이유 없는 학대를 받으면서 그렇게 인격을 만들어내서 자신을 지켜야 했던게 빈센트...였고. 자신에게 다른 인격이 있는걸 이해도 못하고 기억도 제대로 못하며 힘들어 하는 그를 '셋 다' 하나로 받아들여 준게 어린 시절의 하리엣트 였습니다.

그래서, 빈센트에게 하리엣트는 오로지 단 하나의 빛이고. '세 명' 모두의 희망이자 단 하나의 사랑의 대상이 되지요.
3년 동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쫒겨 다니면서도 뒷 공작을 통해 줄곧 하리엣트를 지켜봐 왔고. 단 한 순간도 놓지 않고 계속 기다려 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책 읽을 때야 하리엣트 시점에서 3년이나 소리 소문 없다가 잘나가는 후작님이 되서 나타난걸 보고 화도 나고 그랬는데.. 밝혀지는 사연들이나 절절한 애정을 보다보면, 겁을 먹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하리엣트가 더 짜증나 보이더군요.
거기다가 위에 언급 안했던, 두 사람의 소꿉친구이자 하리엣트의 끝 없는 구애자인 '오웬'에게 대하는 어영부영의 태도 또한 승질났고.
아니 물론, 프로포즈 받을 때 마다 거절해오긴 했지만... 죽어도 포기 안하겠다고 본심도 안 숨기는 남자랑 계속 친근하게 같이 붙어 있으면 빈센트나 오웬에게 모두 실례 아니겠냐며;;;.
성질이 급하지만 착한 남자인 오웬이, 어떤 의미 이 작품에서 제일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라서 안타까워졌습니다.
하리엣트를 먼저 좋아하고 그것도 거의 20년 동안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쫒아왔는데 말이죠... 하리엣트가 평민이 되니까 자기도 장교 자리를 박차고 시민 거리 경찰관이 되어서 곁에 붙어 있을 정도로 지극 정성이였는데...크흡... 조연의 운명-_ㅠ.

어쨌거나, 이런 빈센트의 비밀과 3년간의 실종에 관한 건 뒷 부분에 다 밝혀지게 되고.
그 외의 사건으로 '잭 더 리퍼'의 진범이 생각치도 못했던 인물 이였다는 점에서 좀 놀랬습니다. 저는 역시 추리물에 약해요. 그닥 생각 없이 읽기 때문에 그런건지 원..^^;;;.
다시금 오웬과 하리엣트를 제외한 인물들.. 특히 빈센트 주변의 인물들은 모두 속이 시꺼먼게 아주 그냥.... 사람은 겉만 봐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톡톡히 심어줍니다.
아니면 빈센트 내부에 있는 어둠이 저런 사람들만 불러 모으는건지도 모르겠고;;.

마지막에는, 하리엣트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빈센트, 잭, 세스 모두를 인정하고 그들 셋의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된다는 걸로 끝이 나네요.
저는 아마 빈센트만 남겨두고 나머지 둘은 사라질려나.. 했더니 그게 아닌게. 빈센트는 이미 그들을 인정 했고 그들 또한 자신과 같은 의미로 하리엣트를 절실하게 사랑하는 것도 이해하고 있고.
하리엣트는 그 둘이 빈센트의 수호자나 다름 없다고 생각 하고 있으니 결국 모두의 이해 관계가 일치 되는 결과였긴 합니다.
그래서 특이한거예요.
이야기 내내, 다중 인격을 다루는데 그게 마치 한 몸안에 깃든 세 쌍둥이를 보는 듯한 기분이고. (인격들끼리 싸우지를 않으니^^;)
꼭.. 셋이서 사이좋게 나눠 가지는 듯한 느낌도 들고.. 아니 몸은 하나지만;;;.
실제로 한 인격이 겉으로 드러 날 때 다른 두 인격은 그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애기던데. 이게 ㅋㅋㅋ 씬에서 참 거시기하지 말입니다.
빈센트도 자각 시키고 있고, 하리엣트도 내내 나머지 두 명의 시선을 느끼고 있고... 이러니 이게 다중 인격인지 아예 다른 영혼이 씌인건지... 아으 글로 설명이 안되는데 여튼 그렇다구요 ^^;;.

특히 에필로그 때에는, 모든게 다 밝혀져서 인지. 세 인격이 시시 때때로 바뀌면서 하리엣트와 대화를 나누며 달달한 씬을 연출하는데. 그 때 마다 말투도 표정도, 취하는 행동들도 모두 획획 바뀌어서... 상상 하니 좀 무섭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왠 미친놈 내지는 귀신 씌인 놈으로 보이겠다.. 싶은게 그냥^^;;;;.

뭐 하리엣트에게는 모두 사랑스러운 '남편 들' 이라고 하니까 그렇겠지요. 네;


제가 가볍게(?)써서 그렇지, 이야기는 시종일관 무거운 편입니다.
빈센트의 과거도 그렇고, 그 자체가 스스로를 '악마'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두운 분위기로 갈 수 밖에 없었다지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하리엣트에 대한 솔직한 애정 표현은 서슴치 않은지라 그런 부분은 나름 달달해서 만족하며 읽었습니다.

다시금 말하지만, 중간 중간 딴짓 안하면서 쭉 읽어 내려갔으면 훨씬 더 재밌었을거예요..... 그놈의 PSN 기간만 아니였어도; OTL.

정발의 가능성은... 일단 소냐니까 가능하지 않을까요?
소재도 특이하고 하니 정발이 나와서 다른 분들의 감상도 보고 싶지 말입니다!



읽은 날짜 : 2014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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