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奪われた姫君と真紅の紋章
작가: TAMAMI
출판사: 프랑스 서원 티아라 문고 (2009/12/05)

-줄거리-

1년 전, 오랫동안 약혼 관계였던 이웃나라 '아인호른 왕국'의 왕태자의 죽음과, 얼마 되지 않아 부왕과 오라비인 왕태자의 죽음을 겪어 실의에 빠져있는 '푸를 공국'의 왕녀 '안젤티아'.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채 강대국인 '아르곤 왕국'의 강제적인 요구에 따라 아르곤왕의 4번째 부인으로 시집 가게 된 그녀는, 아르곤 왕국을 향하던 중 도적들의 습격을 받아 납치당하게 됩니다. 그녀를 납치한 '늑대의 송곳니'의 두목인 '파르코'는 경악하는 그녀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너 뿐' 이란 알 수 없는 말을 한 후 반항하는 그녀를 눌러 안아버리지요. 처음에는 두목인 그와, 자신들을 납치한 도적들을 두려워하고 원망하던 안젤티아. 하지만, 그 이름높은 '늑대의 송곳니'은 사실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는 의적들이고, 두목인 파르코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임을 알게 되고, 처음의 강제적인 태도완 달리 자신에게 한 없이 상냥하고 따뜻한 파르코에게도 점점 끌려가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의 아지트에 갇혀 지내면서 점점 그들에게 감화되어 가는 안젤티아. 하지만, 자신을 구하러 온 시녀이나 친구인 '미나'를 눈 앞에서 죽인 파르코를 용서할 수 없게 된 그녀는, 직후 자신들을 구하러 온 병사들을 따라 아르곤 왕을 만나게 되지만, 남편이 될 아르곤 왕은 생각치도 못한 끔찍한 일을 꾸미면서 안젤티아를 몰아붙이는데..
평점 : ★★★☆

갑작스럽게 '할리퀸 왕도 로망스'가 땡기는 바람에(<-), 예상에도 없었지만 잡아서 읽게 되었던 타마미상의 작품 '사로잡힌 공주와 진홍의 문장' 감상입니다.

같이 산 다른 두 개의 작품이 더 끌렸던 만큼, 처음 예약할 때와 책 받았을 때 까지만 해도 다른 두 권을 먼저 읽을꺼라고 생각 했었던 저.
쉬는 동안 뒹굴거리다가 문득 할리퀸 설정의 이야기가 읽고 싶어서 티아라 문고 중 몇 권을 뒤지다가, 저 책을 흝다보니까 왠지 제 예상에 맞는 느낌의 작품일 것 같아서 잡아보았습니다.
다 읽은 후 보니, 뭐.. 아주 재밌었다! 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면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나름나름 기대에는 충족 될 만한 할리퀸 로망스로 읽을만 했었다..라는 감상이 남게 되네요.

300여 페이지의 나름 두꺼운 분량으로 전개되긴 합니다만.. 그렇게까지 '빈틈 없이 꽉 찬 이야기'라고 보기엔 어려운 작품.
주인공인 안젤티아는, 그야말로 바람 불면 날아갈 듯 한 섬세하고 가녀리고 청순무구한 전형적인 '공주님' 그 자체 입니다. 3살 때 부터 정해져있었던 이웃나라 왕자님과의 약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고 얼굴 몇 번 보지 못했지만 '다정하고 따뜻한' 추억을 남겨준 '아도라' 왕자를 마음에 품고 있었던 그녀. 하지만 1여년 전 화재 사건으로 인해 아인호른의 왕과 아도라 왕자가 사망하고, 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안젤티아의 부왕과 오라버니인 왕태자 마저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강대국인 아르곤 왕의 강압적인 요구에 따라 4부인으로서 시집가게 되지요. 내키지 않는 시집이긴 했지만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려던 그녀. 하지만 시집가던 도중, 일행을 습격한 '늑대의 송곳니' 집단과 두목 '파르코'에 의해 그녀의 운명은 180도 뒤바뀌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줄거리만 보더라도 완벽하게(!) 왕도 할리퀸을 표방하는 작품입니다.
청순 가련한 공주님과 용맹무쌍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사랑을 속삭이는 로맨틱한 도적 두목. 그리고 나쁜 도적들이 아닌 '의적'으로서 모두 친절하고 따뜻한 인물들.  자신의 목적을 위해 공주님을 도구로 이용하려는 철저한 악역.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숨겨진 뒷 배경'이 밝혀지면서 당당하게 공주님을 얻는 남주인공...등등.
사실, 중 후반부 까지만 해도, 이런 소재에서 주로 나오는 남주의 뒷 배경이 바로 '죽은 줄 알았던 약혼자'...인 줄 믿어 의심치 않았거든요;. 근데, 저게 살짝 틀려진게.. 정확히는 그 죽은 왕자의 '남동생 왕자' 였습니다 파르코. 그것도, 오래 전 부터 몇 번 보지도 못했던 형의 약혼자를 짝 사랑하며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애닳아 하던 설정!.
부왕과 형의 죽음 후, 현재 아인호른 왕국을 다스리는 왕이 되어있던 파르코. 근 10년간 짝사랑만 해오던 그에게 찾아온 '찬스' 이긴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마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기도 했고, 안젤티아가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해서 어영부영 미루기만 했었던 그. 하지만 행동 빠른 아르곤왕이 관섭해 오는 바람에, 이도저도 다 뿌리치고 달려와 도적으로서 그녀를 납치해 버리는 행동력을 보여줍니다. 도적이란 것도 그의 선대 왕이 불법을 자행하는 귀족들을 벌하기 위해 몰래 만든 조직이였다는 설정. 도적인 것도 맞고 왕이기도 한 거죠.
처음 등장에서 부터 '내가 바라는건 너 하나 뿐' 운운하면서, 강제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도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을 싫어하는 '듯한' 그의 태도를 보면서 '뭔가 있겠군..'하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리고 그게, 자주 보이는 설정대로 '죽은 약혼자' 뭐 이런줄 만 알았는데.
뭐, 좀 특이하긴 하지만, 이쪽 설정도 나쁘진 않았습니다...랄까 의외성이 있어서 좋았어요. 처음부터 여주 온리~를 외치던 점도 마음에 들었지만, 알고보니 '오랜 짝사랑 모드'까지 간직하고 있었다거나. 은근히 제 취향인거죠^^.

중간부분, 별달리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조연 '미나'의 죽음으로 조금 틀어지나.. 했었던 주인공 커플이였지만, 그것도 알고보면 다른 뒷 배경이 있었고 오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안젤티아와 다른 나라의 공주들을 납치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했던 아르곤 왕을 상처입히고 도주에 성공. 정체를 밝힌 파르코의 고백을 들으며 그의 왕비가 되어 함께 걸어갈 것을 맹세하면서 끝 맺게 됩니다.
눈에 상처입긴 했지만 죽지 않고 도망친 아르곤 왕이라든가, 잡혀갔었던 공주들 중 채 탈출 못한 공주 하나 라든가, 앞으로 강대국인 아르곤과의 전쟁이라든가....
남겨진 문제들이 꽤 많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 커플의 사랑 이야기는 확실히 결말을 맺긴 하지요. 
그외의 문제를 남겨둔, 말 그대로 '다음 이야기가 나와도 무난하지 않을 듯한 결말'은 이제는 티아라 문고의 특징이려니..하고 생각할 수 밖에-_-;.

그리고 에로 씬.
그렇~게 진하지도, 그렇~게 아쉽지도 않은 수준으로 3,4번 가량 들어있긴 합니다. 다만, 진짜 강도쌘 작품들에 비하자면 역시 많이 약해 보이고 그닥 심하진 않는다는거.
처음 부터 강간씬이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는 '찐한 편인가!!!?' 하고 기대(야) 했었지만.. 처음만 강제였을 뿐, 그 후부턴 다 애정이 함께 한 씬들이 이어져서 말이죠. 안젤티아도 처음과 달리 가면 갈 수록 쾌락에 길들어져 가기도 하니깐;.
그 외에, 중반부 근처 마을의 아이가 준 모종의 과일을 먹고 환각에 시달리면서 고생하는 씬 부분이 있긴 한데..이건 확실히 '티아라 문고'라서 있을 법한 씬이긴 했습니다. 사실 저 부분이 제일 두근거렸다거나^^. 다른 사람이 먹으면 그냥 '좋은 꿈을 꾸게 해주는 과일'일 뿐인데, 이미 파르코와의 관계에 길들어져 가고 쾌감을 느끼게 된 그녀에게는 말 그대로 '성욕 촉진제'가 되어버려서 밤 낮 몸부림 치게 된다는 설정. 그 소식을 접하고 멀리서 달려온 파르코에 의해 해소되긴 하지만은요.
...진짜 생각해보면, 이 씬도 그렇고; 정말 이 두 사람은 '몸으로 부터 시작되는' 관계가 맞긴 한 듯?. 이 이후 부터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도 반환점을 맞게 되긴 하니까...;.

마지막으로, 작가분인 타마미상.
남성향, 여성향 18금 게임(BL 포함)의 시나리오 라이터와 게임의 노벨라이즈로 주로 활동하시는 분으로, 저도 '귀축안경 소설판'으로 접한 적이 있는 분입니다. 기존 BL 작가분들을 자주 영입하는 티아라 문고 답게, 여기서도 뵙게 되다니. 히구리 유우상과 자주 보는 조합이긴 해도 역시 여성향으로 보는 느낌은 틀리네요. 아마 이게 오리지날 작품으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긴 한데...
후기를 보면, 이 작품을 쓰시면서 무진장! 즐거워하고 좋아하시는게 바로 드러나서 좀 신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각종 취향과 소재를 끌어 모아서 마음껏 쓰셨다고 하던데. 그런것 치고는 역시; 해결 못한 문제들이 많으니까 어쩜 후속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그렇게까지 판매량이 좋은 것 같진 않으니까 어떻게 될지는 신도 모를 일..?;.


읽은 날짜 : 2009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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