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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レプリカ・ガーデン - 廃園の姫君と金銀の騎士
작가: 栗原 ちひろ
출판사: 엔터브레인 비즈로그 문고 (2009/06/15)

-줄거리-

'원환도시'를 다스리는 '보누포아'가의 외동딸인 15세 소녀 크리스텔. 태어나 철이 든 순간부터, 보누포아 가의 저택에서 그녀의 보호자이자 사용인인 미청년 '뷔리' 와 단 둘이서 자라온 그녀에게, 세상은 도서관 안에 가득들어 있는 책들과 공상으로 가득찬 것이지요. 뷔리의 말을 지키며 단 한번도 저택 밖을 벗어나지 않고, 뷔리 이외의 인간과 만나본적도 없지만, 상냥하고 따뜻한 뷔리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크리스텔. 그런 두 사람만의 세계에 자칭 '묘지기' 라는 청년 '루카'가 나타나고, 그는 크리스텔이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잔혹한 진실을 가르쳐줍니다. 그녀가 살고있었던, 그러나 한번도 눈으로 보지 못했던 '원환도시'는 이미 30년 전에 멸망해 아무도 살지 않는 '화원도시'로 변해있는 것과, 그녀의 사용인, 너무 좋아하는 '뷔리'가 인간이 아닌 마포석으로 인해 혼을 지니게 된 '인형' 이라는 사실. 뷔리가 세워둔 아름다운 그녀만의 세상에서 현실을 마주하게 된 크리스텔은, 자기자신에 대한 숨겨진 진실과, 루카가 가져온 '멸망의 열쇠'로 인해 부서져가는 뷔리를 구하기 위해 '새장' 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지요. 그렇게 시작된 여행에서 처음보는 것들에 당황하지만 기특하게 힘을 내는 크리스텔과, 그런 그녀를 지켜보는게 괴로운 뷔리. 서로만 의지했던 단순한 주종 관계에서,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 상대방을 다시금 마주보게 되는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평점 : ★★★★★

탐미적이고 퇴폐적인 분위기의 쿠리하라 치히로상의 판타지, '레플리카 가덴' 시리즈 2권 '화원의 공주와 금은의 기사' 감상입니다.

어우.... 1권도 그랬지만, 이번 2권도 다 읽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던지;;;. 분량은 250여 페이지로 그렇게 많지 않지만, 책 특유의 문체랄까 분위기랄까;;. 손 쉽게 흘려넘겨 버리고 읽을 수 없는 작품이라서 그만큼 몰입하고 문장 하나하나 자세히 읽다 보니까 또 시간이 꽤 걸리더라구요. 지치기도 합니다 이 책.
뭔가; 쿠리하라상 작품은 쉽게 넘겨버리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같은것도 있긴 했지만,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문장 하나하나 흘려버릴 수 없는 매력이 있었던 것도 사실. ... 어쨌든; 주말을 다 보내버린 기분입니다 이거 읽는데^^;

저번 1권 이후 근 6개월 만에 나온 이번 2권.
혼을 지닌 인형과 인간의 사랑이야기..라는 소재는 가져왔긴 해도, 그런 배경만 같을 뿐, 저번과 다른 커플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 한 권만 따로 읽어도 상관 없는 진행이였습니다.
하지만 1권을 읽은 사람이라면, 기억나는 조연들의 재 등장이나, 1편 커플의 짤막한 뒷 이야기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만큼 더 기쁜것도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순차적으로 읽는게 최고 낫다고 보이네요.

쿠리하라상이 만든 독특한 세계.
번영의 시대에서 멸망의 시대를 걷고 있는 인간들과, 그런 인간들의 허영심과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인형들.
크리스텔은, 뷔리와 그녀의 아버지가 쌓아올렸던 아름다운 그녀만의 세상에서 살아온 소녀 입니다.
세상과 접해보지 못했지만, 책을 좋아하는 그녀에겐 책과 소중한 뷔리만이 세상의 전부.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이 없는건 아니였지만, 그 때마다 반복하듯 '보누포아가의 여주인'이라는 뷔리의 확인만을 믿고 있었던 그녀. 그렇게 어렴풋하고 현실감이 없던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포기하고 있었던 그녀에게, 갑작스럽게 나타난 청년 '루카'는 크리스텔이 눈을 가리고 보지 않았던 현실을 일깨워 줍니다.
보누포아가 가 다스리고 있던 원환도시는 이미 30년 전에 모든 사람이 떠나거나 죽어버린 멸망의 도시로 변해있다는 사실, 그녀의 뷔리가 인간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인형이라는 사실. 그리고 뷔리의 창조주인 인형사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뷔리를 파괴시키기 위해 루카를 통해 들려보냈던 '멸망의 열쇠'로 인해, 파괴되기 직전인 뷔리.
크리스텔은, 자신이 30년 전 끝이 났다는 보누포아가의 진짜 딸이라면 연령대가 맞지 않는 의문을 풀기 위해, 그리고 망가진 뷔리를 고치기 위해 여행을 결심하게 되지요.
뷔리를 만든 인형사가 있다는 '수장도시(^^)'를 향한 여행은, 세상 밖에 처음 나서보는 크리스텔에겐 신기하고 동시에 두려운 일 투성 뿐이였고, 그때마다 고생하고 벅찬 상황에 닥치면서도 크리스텔은 결코 물러서지 않습니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새장속 아가씨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크리스텔. 그런 그녀를 지켜보면서, 크리스텔의 새로운 모습에 당황하고, 또 자신의 보호 안을 벗어나는 그녀에 대한 불안감등,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로 인해 뷔리는 크게 동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크리스텔 역시, 지금껏 아무렇지도 않았던 뷔리에 대한 새롭게 피어난 감정으로 그를 의식하게 되지요...

딱 잘라 말하면, '주종애' 커플 그 자체 입니다.
착하고 순진하고 귀여운 크리스텔에게 뷔리는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소중한 사람. 그녀의 보호자인 뷔리에게는 지켜야 할 존재, 그리고 어려서 부터 자신의 손으로 키워냈던 보물.
루카가 나타나 그들만의 세상이 깨어지기 전까지의 두 사람은,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이상의 선을 벗어나지 않았던 주종관계에 불과 했고, 그의 등장으로 세상 밖을 나선 후의 두 사람은 서로의 변화에 동요하면서도 단순한 의미에서 크게 다가오는 의미로 서롤 의식하게 되지요.

이 뜨끈뜨끈한 관계가, 진짜 참을 수 없이 좋았습니다 저는 ㅠㅠㅠ.
천연의 크리스텔이야~ 뷔리 온리~를 외치고 다니는게 그럴듯 했는데, 문젠(?) 뷔리.
절세 미청년, 아름다운 미모와 흰 피부, 짙은 검은 머리에 '금,은' 요동의 눈동자!!!(<-여기서 포인트 작렬)
처음 등장 때에는 그저 정중하고 조용한 성격의 인물(?)인줄 알았는데, 이녀석 '아가씨' 관련으로는 진짜 용서 없는 변화를 보여주더라구요.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라는 단순 주종애를 벗어난, 이성으로서 의식하는 부분, 그러나 본인은 무자각인 부분등이 진짜 참을 수 없이 모에였습니다. 조연인 루카가 끊임없이 크리스텔에게 집적이는데(<-좀 틀린가;), 그때마다 일일히 반응하며 질투하는 뷔리를 보는게 얼마나 즐겁던지요 //ㅁ//. 아가씨에게 붙은 벌레를 떼어내기 위해~ 라는 명목으로 대놓고 살기를 뿌리고, 둘 사이에 썸씽이 있을라 치면 부리나케 달려들어서 자신에게 주의를 돌리고, 루카가 크리스텔에게 흑심을 품었을 땐 대놓고 죽이려 드는 등등.
크리스텔이 그에 대한 호감을 비칠 때 마다 속으로 동요하고 끊임없이 질투하는 모습이 대박이였습니다. 그러면서 무자각 인게 말이죠. //ㅁ//.
그리고 크리스텔....도 뭐, 여긴 정해진 수순이다 싶었습니다. 워낙 처음부터 뷔리 온리였기 때문에 그 감정이 '가족' 에서 '연애의 대상'으로 바뀌는게 스스럼 없는 사이였거든요^^;.

그렇게 조금식 변해가는 감정을 간직 한 두 사람의 여행은 참 순탄치 않은 일들 투성이였습니다.
아름다우리라고 생각했던 세상은, 그녀의 풋풋한 공상과 달리 멸망해 가는 퇴폐적이고 짙은 것들 투성이였고, '도시 국가'를 바탕으로 형성된 세상의 틀은 그녀에겐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것들 투성이고.
루카의 도움을 받아 여행하면서, 그의 동료였던 도적단에게 습격 당하기도 하고, 그들에 의해 '승원도시'의 암시장에 내놓아져 귀족에게 팔려가기도 하고, 또 거기서 두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집착을 보이는 승원도시의 원수에게 노림을 당해 탈출을 하게 되는 등등, 두 사람의 여행은 목적을 벗어난 사건들로 이어지게 되지요.

그 속에서도 새장속 어린 아가씨에서, 조금씩 세상과 마주하면서 성장해가는 크리스텔이 너무 예쁘고 귀여웠었습니다. 진짜, 읽어보면 이해하실 거예요. 크리스텔이 얼마나 귀여운지. 단순히 순진무구의 착한 아가씨.. 이정도라면 그려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크리스텔은 참 기특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좌절하지 않고 매번 최선을 다하며, 별다른 능력이 없다고 해도 그때 마다 자신의 힘 닿는데 까지 애쓰고...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그녀를 보고있자면 진짜 돌봐주고 싶은, 따뜻한 기분이 들거든요.^^
그리고 자신이 소중하게 키워온 아가씨의 성장에 따라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뷔리의 심정도 다~이해가 갑니다. 이건 진짜 읽어봐야 알 전개랄까;ㅁ;/

뷔리가 비밀로 품고 있었던, 크리스텔에 얽힌 '진실'은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닥쳐보면 생각보다 가슴 아픈 것이더라구요.
쿠리하라상이 절정으로 몰고가시다가 팍~ 하고 터트린 부분에서도 좀 울컥했었지만, 그 후에 모든 사실을 알게된 크리스텔이 그녀만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 그리고 그때서야 정말로 '그녀만의 인형' 이 될 수 있었던 뷔리의 고백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었습니다.
해피 엔딩이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불안불안한 전개를 보고 가슴조이다가, 막판에 등장한 인물 '바랏드' 에 의해서 무사히 발견되는 그들을 보면서 진짜 한 순간 눈가에 눈물도 고이던걸요^^;. 진짜 읽는 독자가 너무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클라이막스 였습니다.
거기서 이어져, 많이 성장해 강해진 크리스텔과 바랏드에 의해 고쳐져 다시 눈을 뜨게 된 뷔리. 그리고 이야기의 테마에 맞춰^^, 크리스텔에 대한 연정으로 인간이 된 뷔리와 그의 보물인 크리스텔의 행복한 미래를 암시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지요. 클라이막스에서 느꼈던 따뜻하고 뭉클한 감정이, 저렇게 이어지는 에필로그를 통해서 더 기쁘고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멸망해 가는 세상속에서도 행복을 찾아가는 두 사람의 앞으로가, 그리고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따뜻한 사람들의 미래가 기대되면서 죽 이어져 가기를 바라며 책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진짜, 책장을 덮으면서 여운을 느낄 수 있었던 노말 작품을 얼마만에 만나는지 몰라요^^;.
단순 명쾌한 연애이야기도 좋아하지만, 가끔 이렇게 깊이 와닿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때의 그 특별함은 또 이루말할 수 없는 즐거움 이였거든요.
재밌긴 했지만, 주인공 커플의 감정 전개를 따라가기 벅찼던 1권에 비해, 연애면에서도 납득이 가기 쉬웠던 것 만큼, 개인적으로 이번 이야기는 정말 취향 그 자체였습니다.
뒤틀림 없이 순수한 주인공 커플도 이쪽이 더 취향이라서요^^;. 어쨌거나, '아가씨한정독점욕마구노출' 의 뷔리가 있는 한, 별 수 없이 최고로 쳐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핫핫핫<-

아사키상의 삽화는.. 뭐 이제 두 말 하면 입아프고 세 말 하면 죽을 지경입니다. 표지가 처음 떴을 땐 비명 올릴만큼 좋아했었구요, 실제로 받고 보면 진짜 얼마나 화려하고 예쁜지 ㅠㅠㅠ. 뷔리도 크리스텔도 너무 예뻐요!. 안쪽 흑백 삽화들도, 수가 많지 않아서 아쉬울 만큼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1권에서도 느꼈지만; 이야기에서 꽤 중요하다 싶은 클라이막스 부분의 삽화가 없어요;. 막판, 페허속에서 고백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삽화를 볼 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게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ㅠㅠ.

이 레플리카 가덴 시리즈의 세계관이 아주 마음에 드는 저로서는, 부디 다음 이야기도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쿠리하라상께서 그닥 빠르게 집필하시는 편이 아니신거 같아서; 다음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텀이 좀 되겠지만..그래도 기다릴 수 있어요!. 비즈로그 문고 편집부 측에서 더 힘내줘서 좀 빨리 나올 수 있게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노말 문고를 읽으시는 분들께, 진짜 아낌없이 추천을 날려드리는 작품입니다. 제 글솜씨가 별것 없어서; 이 작품의 묘미를 다 설명할 수 없는것 만큼, 역시 직접 읽어보시는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랄께요. 이런 탐미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께는 두말 할 것 없구요^^

읽은 날짜 : 2009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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