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水恋戯
작가: 弓束 しげる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09/24)

-줄거리-

기억상실로 인해 자신의 이름과, 그 이름이 붙여진 사연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녀 '레이게츠'. 1년 전, '렌호우 수희단'의 단원들에 의해 구해진 후 '수희단'의 단원으로서 매일을 보내지만, 도통 기억나지 않는 과거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이고, 마치 가면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다른 단원 소녀들에게도 따돌림 당하는 생활이 줄곧 이어집니다. 그러던 어느날, 심부름을 다녀오던 중 레이게츠는 산 속에 있는 한 '연못'을 발견하게 되고. 그 곳에 있던 청년 '세이쥬'를 만나게 되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레이게츠의 '과거'를 알고 있는 듯한 세이쥬 였으나, 정작 자신에 대해 물어보는 레이게츠의 질문에는 제대로 답해주지 않고... 그래도, 그 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레이게츠는 틈틈히 그를 만나기 위해 연못을 향하게 됩니다. 어떨 때는 짓궃고, 어떨 때는 상냥하게, 그리고 가끔씩은 '애절한' 눈빛으로 레이게츠를 바라보는 세이쥬. 그의 도움을 받아, 겁쟁이인 자신을 바꿔나가며 수희단에서도 자리를 잡아 갈 수 있게 된 레이게츠는, 그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연정'임을 눈치채게 되는데...
                                                                                                                평점 : ★★★☆

유즈카 시게루상의 신작, '수연희' [각주:1] 감상입니다.

전작인 '놋떼~뭐시기의 십자가'를 무척 좋아했던 만큼, 이번 신작도 엄청 기대하면서 구입.
거기다 삽화가 타카보시 상이고, 뜬 표지가 저렇게 아름다우니 두 말할 것도 없겠지요!
'기억상실'이란 소재 자체도 나름 좋아하는 편이라, 이래저래, 빨리 잡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음.
일웹에서 평이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무난한 편이라서... 아니; 나쁜 쪽이 더 되나?.
좀 갸웃거렸었는데, 읽고보니 저도 어느정도는 공감하게 되네요.
이곳저곳에서 말이 많은 '연애파트'에 관해서는, 이만하면 괜찮지~ 싶어서 상관 없는데, 그 외의 배경 설정이라든가, 후반 부의 급전개라든가.
또 다 읽고 책장을 덮고나니, 의외로 츳코미 넣고싶은 부분이 많았다거나....
여러가지, 설정에 비해 아쉬운 면이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설정을 살리려면 상,하권으로, 적어도 2권 정도로는 내줘야 됬었을 거 같은데 말이죠.
그래야 메인 커플과 라이벌 격인 남조 사이의 관계가 제대로 이해가 되고 납득이 갈껀데...; 으음;.


주인공인 레이게츠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1년 전, '렌호우 수희단'의 배우 '쿄쿠호우'와 '레이레이'에게 구해진 후, 줄곧 기억 상실인 채로 수희단에서 생활하는 레이게츠.
기억과 함께 표정도 잃어버린 것인지, 다른 단원들과 쉽게 터놓고 지낼 수 없어 고민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숲 속의 못에서 만나게 된 청년 '세이쥬'는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는 듯 했지만.
자신의 입으로는 밝힐 수 없다며, 입을 다물지요.
그래도,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끈이기 때문에, 계속 세이쥬와의 만남을 거듭하는 레이게츠...
그러다, 그의 도움(..충고?)를 얻어, 단원들과 화해도 하게 되고, 조금씩 긍정적으로 나아가려는 노력도 보이는 둥, 좋은 일이 이어지다가. 후반부, 갑작스러운 사건 이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게 됩니다.

어느정도 천연끼에, 기억이 없다는 점 때문인지, 반응도 느려 남들의 오해를 사기 쉬운 소녀입니다.
본성은 착하고 순진한데, 그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니 오해가 깊어지는 거죠.
중, 후반부 까지는 이런 레이게츠의 심적 변화와 함께, 점점 마음이 풀리면서 그녀를 대하는 단원들 사이의 '귀여운 우정씬'이 이어지는데.
이게 좀 마음에 드는 부분이였습니다...... 연애물 인데!;.
남주인 세이쥬와의 접점이 오로지 '못'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였던것도 있겠지만, 레이게츠의 '수희단'에서의 생활이 좀 비중이 많았거든요.
여주의 성장물? 같은 느낌도 좀 받게 되고.
이렇게 호노보노 씬이 이어지던 터에, 후반부터 완전 급전개로 확 뒤바뀌니, 거기에 따라가기 어려운것도 어찌보면 당연했습니다;;.

남주인 세이쥬.... 어, 그러니까 이름이 좀 그렇죠? 모 여성향 19금 게임의 남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  [각주:2]
못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미청년으로, 첫 등장부터 레이게츠를 끌어안고 애절한 감정을 내보이는 등, 그녀와 친밀한 관계임을 암시하는 인물입니다.
'비겁하기 때문에' 라는 이유로, 자꾸 물어보는 레이게츠의 질문을 회피하면서 그녀가 스스로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끔 하려고 하는데.
확실히; 막판 쯤 되면 왜 그가 답하지 않았는지 대강 짐작은 갑니다만. 그 과정이 좀.. 아니, 거기에 이르는 감정 전개를 작가분이 뭉텅 잘라내셔서 그런가, 짐작은 가도 공감은 어렵네요.
어쨋든, 꽤 초반부터 그의 정체가 '보통 인간'은 아니다..라는게 나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 작품도 비인간x인간 커플인거야?; 하고 좀 실망하기도 했다지요. 이런 경우 별달리 좋아하질 않아서;.
상냥하면서도 짓궃고, 따뜻해 보이면서도 어떨땐 냉정한 좀 '복흑' 스타일의 남주였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레이게츠에겐 처음부터 끝까지 상냥하며 호의를 대고 있기 때문에, 연애 전선(?)에는 큰 문제가 없었긴 하네요.
다만, 저로서는 이 두 사람의 '과거' 씬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게 너무 아까워서 말입니다.
정말 상, 하권으로 나눠서 과거 파트를 제대로만 그려줬으면, 본편에서 세이쥬의 애절한 모습이 훨씬 더 공감 갔을 텐데 말이죠. -_-=3.....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레이게츠의 과거.. 기억을 잃기 전의 그녀와, 그녀에 얽힌 인물들 사이의 관계가 서서히 풀려나가는 장면을 그려냅니다.
....라고 해도, 거의 막판에 팍! 하고 터트렸다는 느낌이 더 강하려나요;?.
그 전까지는 대강 레이게츠와 세이쥬는 보통 이상의 관계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레이게츠에게도 무언가의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정도만 알고 있는 상황인데.
후반부, 사건이 터진 후에 뒤.늦.게. 등장한 남조 '스우료우'의 단 몇마디에 의해 '빵~'하고 단번에 정체가 들통나거든요.....이런 급전개!?;.
레이게츠의 정체는 물론, 세이쥬와의 관계. 스우료우의 관계도 막판에 다 밝혀지는데, 이게 좀...
지금까지 언급도 안된 세계관이, 후반부에 들어서 급작스럽게 등장하는 데다가, 그렇게 자세하게 잘 꾸며진 설정도 아니여서 좀 황당했습니다.
랄까, '정체'에 비해 '스케일'이 적구요. 더 나아가 그 스케일의 디테일이 딸립니다.
 '물의 나라' '바다의 나라'의 구분 자체도 좀 의미를 모르겠는데, 레이게츠의 정체까지 나아가면 '이건 대체 뭐병' 요러케 뻥지게 되어요. [각주:3]
거기다 세이쥬나 스우료우나, 본 정체를 알고 난 후에는 '그 지위인데 왜 이런 빈약 스케일인거지?' 싶고;.
이야기의 메인 테마는, 이런 세 사람의 정체와 관계에 있을 텐데, 전반적으로 남는거라곤 수희단에서의 레이게츠의 성장면이 더 부각되니 말이죠. 거기다 막판에 가면 수희단 관련은 전혀 얽혀오지 않고;;.

다 덮어놓고, 메인 커플의 연애면만 보자!....라고 싶어도.
본편..적어도, 사건 발생 전까지는 그저 미소를 자아해 내는 따끈포근한 전개여서 나쁘진 않았지만, 후반부의 급전개로 인해, 단 몇 줄의 대사로서 다 정리되는 부분이 , 본편과 잘 얽혀오지 않아요.
네타를 다 밝힐 수 없으니 설명하기가 좀 거시기 한데;<-...
진짜 딱 한 권만 더 있어서, 레이게츠와 세이쥬의 첫 만남. 스우료우와 얽히게 된 경위등을 자세히 밝혀만 줬어도.....
스우료우의 태도도, '모든 일을 꾸민 것'에 비해, 너무 간단하게 물러난단 말이죠;. 랄까 너 제대로 사과도 안했어;.
두 권으로 나올 수 없다면, 페이지 수나 빵빵하게 나눠서 제대로 써주셨으면 싶었는데 말입니다.


어째, 적다보니 불평 불만만 나오게 되네요. 진짜 일웹 오토메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능;.
기대치를 크게 잡지만 않으면, 그렇게 나쁘게 읽히지만도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니, 다시생각해 보니 그래도 역시 막판의 급전개는 좀....OTL.

신작으로 금방 나와주신건 감사하지만, 어째 작품 퀄러티는 데뷔작에 비해 좀 딸리시네요 유즈카상 ㅠㅠ.
진짜 놋테의 퀄러티가 너무 좋아서, 더 비교되어 보이는것 같습니다.
이건 저 말고 다른 곳에서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니 확실한 거겠죠;.

이번 작품은 에필로그 까지 완벽하게 닫힌 엔딩이여서, 더 이상 나올일은 없을 거 같고.
다음 작은 부디, 시리즈를 들고 와주시길 바랍니다. 단 권은 아직까지 내공이 부족하신거 같아요 흑흑흑;ㅁ;.

읽은 날짜: 2011년 10월 5일

 


  1. 수련희...라고 쓸려다가; 뭔가 수련회 같이 보여서...(쿨럭) [본문으로]
  2. 그래서 한자로 써봅니다 '星寿' 예요. 저렇게 쓰고 세이쥬라고 읽는다능. [본문으로]
  3. '물의 나라'는 각 내천이나 연못 등을 통괄하고, '바다의 나라'는 말 그대로 '바다'... 구분의 의미가 대체 뭘까요. 담수와 해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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