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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レプリカ・ガーデン - 水葬王と銀朱の乙女
작가: 栗原 ちひろ
출판사: 엔터브레인 비즈로그 문고 (2008/12/15)

-줄거리-

인간이 '종'으로서 힘이 약해지고 '도시국가' 의 형태로 겨우 존재 하고 있는 때, 고대 마법사들이 사용 했다는 '마포석' 을 가슴에 품고 태어난 '혼을 가지는 것'에 선택 되어 만들어진 소년인형 '이파'. 혼을 가진 인형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파 역시 '운명의 사람' 과 만나 그 사람을 사랑해서 '인간' 이 되는 것을 꿈 꾸고 있습니다. 다른 인형들과 달리 '꿈'을 꾸는 이파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절망에 빠져 있는 소녀가 있고 이파는 그녀를 운명의 사람이라고 믿고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지요. 그때 까지는 자신의 창조주인 인형사 히디와 제자인 아셀, 두 사람과 함께 지낼 수 있을 꺼라고 믿던 이파. 그러나 갑작스럽게 히디가 누군가에게 살해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파는 인형을 소유 할 자격을 지닌 유일한 계급 '귀족' 에게 팔려갈 처지에 처합니다. 다른 인형들과 함께 옆 도시의 '수장(水葬)도시'에 끌려온 이파는 운명의 소녀를 만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 붙잡혀서 그의 소유주가 되었다는 수장도시의 원수 '폴트나트'를 만나게 되지요. 그는 이파에게 억지로 여장을 시켜놓은 것도 모잘라 이파의 마음을 흔들어서 그를 인간화...'여성체'로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이파에게 더 없는 증오를 보이며 '그녀'를 인간으로 변화시켜 자신의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하는데...
평점 : ★★★★

빈즈 문고에 '오페라' 시리즈로 유명하신 작가분 '쿠리하라 치히로' 상의 소녀문고 탈을 쓴 퇴폐적 판타지(<-), '레플리카 가덴-수장왕과 은분홍의 소녀' 감상 입니다.

오페라 시리즈는 소설 자체의 재미도 그렇거니와 삽화가가 소설 트리니티 블러드 시리즈의 그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신 분과 동일 하기 때문에 더 유명한 모양 입니다만....... 저로선 저 삽화가 분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그 시리즌 넘겨 버렸지요^^;. 어차피 읽는 주 분야는 소녀 문고니까 제 취향에 안 맞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 분이 비즈로그 문고에 제가 좋아하는 '아사키 토우루' 상의 삽화로 책 하나 내신거 알고 부랴부랴 질렀던 것이 이 작품. 뭐... 처음 접하는 쿠리하라상 작품인데; 다른 곳에서는 '쿠리하라상 특유의 분위기' 가 나오는 작품이라고 평 하는거 보면, 이 분의 독특한 느낌이 알듯 도 합니다.

위에도 설명 했듯이, 화사하고 발랄(?)한 표지와는 달리, 상당히 퇴폐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 그리고 캐릭터들 사이에선 애증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분위기의 작품 이였어요.(그니까 소녀 문고 치고는<-)

과거 온갖 영광을 누리던 인간들이 존재하던 세계는 서서히 침식 되어 가고, 인간들은 하나의 '종'으로서 약해져, 따로따로 모여 '도시 국가' 형태를 이루어서 생기 없이 살게 되는 현재. 이파 왈, '죽은 생선 같은 눈' 을 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과, 그들을 지배하는 계층 '귀족'과 '상인', 그리고 오로지 귀족 만이 소유 할 수 있는 소유물 '인형' 이 도시 국가를 채우고 있지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 인형들 중에서도 마포석을 지니고, 또 그 중에서도 '혼을 지니는 것' 을 선택 받은 인형 '이파' 입니다. 만들어 졌을 때는 '소년' 형이였지만 실상은 중성 인형으로, 반하게 되는 사람의 성별에 의해서 인형 자체의 성별도 정해지지요.
처음부터 '소년' 인형 이였던 녀석이여서 1인칭 이며 하는 행동이며 영락 없는 소년이나 다름 없거든요. 그러던게, 폴트나트와의 충격적인(?) 만남에 의해 그에게 반하게 되면서(원치 않게) 반 인간화, 소녀화가 진행 되면서 폴트나트와의 접점을 통해 변화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만든지 몇 개월 되지 않는 인형 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원체 순진무구 한건지... 마냥 바보는 아니였지만 어쨌든 천연보케 수준에 기본적으로 나아가는 성격의 이파. 덕분에 한 없이 어둡고 비틀어진 악당인 폴트나트 마저도 그녀에게 끌릴 수 밖에 없게 되지요.
초반 폴트나트는 워낙에 이파에 대한 증오를 보여주고 있어서, 이 두 사람이 정해진 분량 안에서 제대로 이뤄지기나 할까;? 싶었는데.... 솔직히 좀 급작스럽게 붙은 느낌은 들긴 하지만, 꽤나 괜찮은 해피엔딩 으로 끝나서 다행이였습니다^^;

그리고 폴트나트. 아름다운 외모에 상인으로서 최고의 위치, 그리고 수장도시에서 귀족 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수장도시의 젊은 원수. 이파를 손에 넣기 위해 보였던 집착과, 첫 만남에서 달콤한 사랑 고백으로 이파의 마음을 흔들어 그를 '여성화'로 변화 시키는 일을 이끌어 내었던 그. 하지만 그 진심은 이파를 증오하고, '인형' 의 존재 자체를 멸살 하려는 어둠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 원인은 너무나도 불행하게 끝났던 가정사에 있었지요. 그 피에 얼룩진 과거의 원인은 이파의 가슴에 자리잡은 '마포석'. 즉, 이파 자신이 아닌 그 '저주받은 마포석' 을 지녔던 이파의 '선대인형' 이였습니다.

작품 내내 존재하는 '애증'의 소용돌이도 저 마포석에 묶여있었습니다. 이파의 선대 인형들은, 중성인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될 때 마다 여성화 되고, 그렇게 변화 되었을 때 그 인형들은 세상 그 어느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소유욕에 미쳐 버릴 만큼, 빼어나게 아름다운 모습의 인간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변한 그녀들을 사랑하는 누군가는 언제나 그녀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였고, 항상 다른 쪽을 향하는 사랑의 행방은 애증에 묶여 피에 젖은 결말을 맞게 되었지요. 몇 번이고 되풀이 되었던 일. 이파가 '소년' 이였을 때 몇 번이고 꿈에서 보았던 절망에 차있던 소녀는 이파의 모습.. 이파의 선대 인형들의 절망이였던 것이였습니다. 폴트나트의 부모 역시 이파의 선대인형에 묶여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그 때문에 강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폴트나트는, 그 마포석을 지닌 채 새로 태어난 인형 이파를 손에 넣어 자신에게 반하게 한 후 인간이 된 그녀를 죽여서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특이하고 재미있었던, 그리고 정에 넘치는 인형사 '히디' 에게 의해 만들어진 이파는, 폴트나트의 기억 속의 소녀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었고 덕분에 그의 계획은 몇 번이고 틀어지고 그 역시 이파에게 계속 휘둘리는 매일을 보내게 됩니다.
증오해야 할 대상인데도 그 무방비하고 순진한 모습, 그리고 아무리 심하게 취급하고 밀쳐내도 물러서지 않고, 결코 폴트나트를 미워하지 않는 이파.
거기다, 냉혹하고 쌀쌀맞은 폴트나트의 마음을 마구 휘젓는 것도 모잘라 종반에는 폴트나트를 '사랑하겠다'고 당당히 선언해 들지요.(랄까 이미 반해 있지만;?).

이야기는 두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사랑(좀 급작스럽지만), 그리고 과거 속에 존재하는 애증의 잔영들.
그 잔영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인물에 의해 폴트나트와 그의 수장도시에 닥쳐온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사건으로 진행 됩니다. 이 과정 속에서 이파는 폴트나트에 대한 마음을 깨달아 '인간' 이 되고, 폴트나트 역시 많은 것을 잃게 되었지만 외톨이가 아닌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 '이파'를 얻게 되는 결말을 맺게 됩니다.
이야기의 끝 까지 폴트나트의 마음속에 상처는 완벽하게 낫지 않지만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마음 먹게 되고, 그런 그의 곁을 '인간이 된' 이파가 지키고 있으니 힘든 미래가 기다리고 있더라도 괜찮을 거예요. 몇 번이고 사랑을 이루지 못해 절망하고 죽어간 이파의 저주받은 마포석 역시, '사랑하는 사람과 이루어진' 이파 덕분에 그 저주도 풀렸을 테고....

끝에 에필로그 부분이 없었던 터라, 이 후의 두 사람은 그저 '행복해 지겠지' 라는 본인의 상상으로 밖에 알 수 없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뭐랄까.. 이야기는 참 재밌고 설정도 굉장히 특이해서 매력적인 소설임은 인정 하는데, 감정전개 부분이 좀 급작스러운 느낌이 있었고 엔딩이 짧았(?)던게 가장 큰 아쉬움이예요.
빠른 전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에필로그만 확실 했으면 진짜 별 5개도 아까울 작품 이였는데 말이죠...OTL.

저 개인적으로서는 이 두 사람의 뒷 이야기가 더 보고 싶어서 후속편이 있었음 싶지만... 쿠리하라상 후기를 보면, 작가분 본인은 이 특이한 설정을 살려 다른 '인형' 의 이야기를 쓰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하긴 이 배경 설정, 이대로 버리긴 많이 아깝긴 해요. 영원을 사는 인형의 왕 '바랏드'와, 이파의 편이였던 '아셀'의 이야기도 더 보고 싶긴 하고..(둘다 나올 지 어떨지 모르지만;).
일단 비즈로그 신간 소식을 목 빼고 기다려 보렵니다. 이 소설 일웹에서 인기도 꽤 괜찮은 편이여서 후속이 나올 확률이 높아 보이거든요.......... 버리지 못할 미련으로 '이파네 이야기' 이길 바라고 있어요.(<-)

읽은 날짜 : 2009년 2월 22일


ps. 알고보니 쿠리하라상의 '오페라' 시리즈는 정발이 나와있네요^^; 몰랐다능...;; 작가분의 분위기를 알고 싶으신 분은 한번 찾아서 읽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라이트 노벨 쪽에서는 극찬을 받는 작품이라고들 하니깐요.(내 취향이 아니라서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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