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 魔法の雫 薔薇の雫
작가: 金 蓮花
출판사: 집영사 코발트 문고 (2009/09/01)

-줄거리-

'라포로샤 공국'의 패권을  두고 2년동안 계속된 '알바레스 왕국'과 '레잔스 왕국'의 전쟁. 그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던 알바레스 왕국의, 눈부신 미모와 용맹으로 이름높은 청년 기사 '케네스 기 유스타슈'는, 그 공으로 인해 국왕에게서 에스트란쥬의 영지를 선사받고 영주가 됩니다.  하지만 포도주의 명산지로 이름높았던 에스트란쥬는 오래전부터 병충해 때문에 포도 생산에 차질을 빗고 거기에 2년간의 전쟁으로 인해 완전 페허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그에 케네스는 영주로서 분발하며 영지를 재건하기 위해 밤낮 고민하며 애쓰는 나날을 보내게 되지요. 거기다, 그와 영주민들의 노력으로 겨우겨우 숨을 돌리려던 차에, 에스트란쥬 영지안에 있는 왕궁의 별장으로 황태자비가 휴가 온다는 비보까지 들려오고.. 그에 고민하던 케네스는 몇 개 남지않는 포도주를 비싸게 팔기 위해 직접 타 영지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중간에 숙박하기 위해 들렸던 상인의 집에서 그집의 조카인 흑발의 소녀 '로자몬드'의 '결혼의 함정'에 걸려, 손 끝 하나 대지 않았지만 같은 방에서 밤을 보냈다는 이유로 울며 겨자먹기로 결혼까지 하게 되지요. 원치않았던 결혼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케네스는 로자몬드를 등한시 하며 싫어하고... 하지만, 비록 '오해' 때문에 자신과 결혼했다고 해도 괴롭힘 당하던 숙부의 집에서 빠져나오게 해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소녀 로자몬드는, 그를 도와 에스페란쥬의 영지 재건에 힘쓰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평점 : ★★★★

이달초에 2권 발매된걸 알고, 전부터 읽으려고 미뤄뒀었던 걸 부랴부랴 잡아 읽은 '금련화' 상의 작품 '마법의 물방울 장미의 물방울' 감상입니다.

이곳저곳에서 평이 꽤 좋았던 작품인데다가, 대놓고 시리즈화를 암시해준 덕분에 조만간 읽어야지~하고 꿍쳐뒀었거든요. 늘상 그렇듯, 다른 책들에 밀려서 잡은건 이렇게 늦게 되어버렸지만....;.
개인적으로 요 근래 읽었던 소녀 문고중에서 이정도로 '할리퀸 로맨스'삘이 나는, 정통 소녀향 라이트 노벨(?)을 읽어본게 정말 오랜만인거 같아서, 읽는 내내 무척 즐거웠습니다. 적당히 무게있고 읽는 재미도 좋고. 요근래 자주 읽었던 신인 작가분들의 어느정도 가벼운...? 술술 읽히는 쉬운 분위기와 비교되어서, 이게 베테랑 작가분!..이라며 감탄하면서 읽었다거나.
이런 느낌의 작품은.. 예전, 타치바나 이쿠노상의 '천공의 눈동자'정도 였었거든요. 개그 이런거 눈꼽만큼도 없이 오로지 사건과 연애 중심. 소녀문고에서 보기 드물다 싶을 만큼 짙은 감정의 소용돌이 등등.
이 작품은 아직 1권이니 만큼, 그렇게 연애요소가 많다고 볼 순 없지만, 주인공 두 사람을 보고 있자면 앞으로 얼마든지 더 발전될(?) 여지가 다분해서... 그게 즐거움으로 남고 목 빼면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뭐;, 즐겁니 재밌니~..하지만 이건 개그 분위기라기 보단 거의 후반부까지 주인공 소녀 로자몬드의 극심한 고생기만 보게 되니까; 안스러운 감정이 더 앞서긴 하지만은..-_-;

어쨋든 이번 작품.
가상 설정의 판타지이긴 하지만 읽다보면 확실히 '중세 유럽'..이랄까, 어디선가 본 글인데 메인 배경인 알바란스 왕국은 그냥 중세 시대의 남 프랑스 왕국..정도라고 되어있더군요. 그 글귀를 떠올리고 보니 진짜 딱 그런 분위기. 시점은 케네스와 로자몬드로 번갈아서 진행됩니다.
남주인 케네스는, 서있기만 해도 모든 사람의 시선을 모을 정도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미모의 청년 기사입니다. 기사로서의 재능도 탁월하고 남작가의 둘째 아들이라는 지위까지 더불어서 국왕의 총애까지 받고 있는,  왕국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장미의 기사'.
레잔스 왕국과의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던 그는 전쟁이 끝난 후 국왕에게서 영지를 선사받아 영주가 되었지만.. 문제는 그가 선사받은 영지 에스페란쥬;.  유명한 포도주의 명산지로 나름 부유한 영지였었지만, 요 근래 병충해 때문에 포도 생산이 중지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2년간의 전쟁 때문에 피폐해져서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영지로 바뀌어 버렸던 것이지요. 처음 영지를 선사받아 들뜬 마음을 품고 왔지만, 직접 눈으로 본 영지의 상태는 처참 그 자체. 포도는 이제 기대도 할 수 없고, 병충해를 없앤답 시고 심었던 '장미'만 무성~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영토와 빈곤한 영주민들까지. 
하지만 근본적으로 성실하고 자비심 많은 케네스는 자비를 탈탈 털어서 영지를 재건하기 위해 보태고, 다 떨어져나가는 성이나마 영주민을 데려와 숙식을 해결하며 그들과 함께 영토를 일구는 등등, 밤낮 머리싸매며 영지 재건을 위해 힘쓰는 세월을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겨우겨우 숨 돌릴 만한 때에 들려온, 황태자비의 휴가 소식. 에스페란쥬 영토안에 있는 왕궁의 별장으로 휴가 오는 황태자비 때문에, 없는 살림을 쪼개서 엉망이 된 별장 수리까지 해야하는 처지가 되어버리고.. 그에 케네스는 몇 동 남지 않은 포도주를 비싸게 팔기 위해 직접 타 영지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여행 중간, 전부터 알고있었던 수도사와 함께 동행하던 중 들리게 되었던 상인의 집. 그 곳에서 케네스는 상인의 딸인 '토리'의 음모로 인해 모종의 약 때문에 정신을 잃게 되고.. 다음 날 눈을 뜬 자신의 옆에서 잠들어있는 '로자몬드'를 보고 경악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 장면을 들켜, 결국 서로의 명예를 위해 수도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결코 원하지 않았던 결혼을 강제적으로 하게 되어서 자존심을 다친 케네스. 자신을 끌여들여 계략을 꾸몄다고 믿은 '로자몬드'에 대한 경멸과 분노로 그녀를 등한시 하고,  '5년 동안 아이가 없을 경우 이혼 가능' 이란 법을 이용해, 5년간 그녀를 '맡아주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지요.
그렇게 그녀를 데리고 에스페란쥬로 돌아온 즉 후, 상금이 걸린 마상시합에 바로 출발하는 케네스는, 영주민들에게 로자몬드를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떠나버리고... 그에 주민들에게 '하녀'로 취급받게 된 로자몬드는 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자신을 미워하는 케네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가진 지식과 능력을 총 동원해서 영지 재건에 애씁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기특한 마음과 달리, 오해와 오해가 겹겹히 쌓인 상황은 그녀를 한계까지 몰아가게 되고, 그녀가 받은 심한 취급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케네스에 대한 분노도 터져버리게 되지요....


일단 케네스 말인데....
이녀석, 25살이라는 나이에 비해 '영주'로서는 정말 훌륭한 인간입니다. 자신의 이득보다는 영주민들을 생각하며, 돈이란 돈을 다 털어 그들을 돕고, 그 어려운 와중에 고아들까지 거둬서 돌봐주고. 귀족이면서도 농민들과 함께 직접 밭을 일구며 재건에 애쓰는 등등, 영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존경받고 사랑받는 영주 그 자체이지요.
....근데, 저런 좋은 면과 달리 진짜 인간적으로 '이렇게 머리 굳은 놈'은 진짜 보면서 얼마나 때려주고 싶던지!. 자기가 듣고 눈으로 본 사실(오해)만 곧이 곧대로 믿어버리고, 로자몬드가 아무리 오해를 풀려고 애써도 들은척도 하지 않습니다. 거기다 근본적인 잘못은 자기가 먼저 했는데도 그걸 인정도 안하죠!... 아마 이 작품을 재밌게 읽을 수 있냐 없냐의 차이는 케네스의 이 융통성 없는 고집불통 성격에 따를 꺼라고 생각됩니다.(실제로 아마존의 모 평에선 이 부분 때문에 싫어하는 분도 계셨...;).
장미의 기사로서 이름높은 그에게 '미약'을 써서 덮치려고 했었다..라고 의심받는 로자몬드.
하지만, 그 계략은 실상 거만하고 못되먹은 상인 '브루데르'의 딸 '토리'가 계획한 거였고, 그 집안에 거두어져 하녀처럼 부려먹힘 당하는 '로자몬드'의 약학을 이용해, 케네스를 덮치려고 했었던 것이였지요. 마음씨 착한 로자몬드는, 토리의 명령을 듣는 척 하면서 단순한 '수면제'를 만들어서 그의 스프에 넣었을 뿐이였지만... 문제는...문제는! 정신이 헤롱헤롱한 케네스가, 토리의 습격을 피해 자신의 시종의 방으로 피해 버렸다..라고 생각해놓고, 바로 옆에 있던 로자몬드의 방을 착각해 그 방 안에 들어가서 쓰러져 버린 것. 새벽까지 일에 시달리고 들어온 로자몬드는 아무런 의심없이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자버린것 뿐인데, 결국 '둘이서 한 침대를 쓴 장면'을 목격당해 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결혼까지 이르게 된 것이였습니다. 이 '정확한 사실'은 뒷 부분에 밝혀지긴 하지만 그래도! 평상시의 로자몬드를 보고 있으면 충분히 저게 오해라는 걸 알 수 있거든요. 그런데 케네스는 타인의 말과 자신이 처한 '결과'만 보고 로자몬드를 오해하고 밀어붙이는 겁니다. 이런 융통성없는 답답한 자식아-_-+. 일단 기사이니 만큼 대놓고 그녀를 멸시하는건 아니지만, 5년이 될 때까지 '맡아주기만 하는' 원치않는 아내에 대한 연심은 눈꼽만큼도 없고......;.
거기다 결혼식을 마치고 에스페란쥬로 돌아와, 상금이 걸린 마상 시합에 참가하기 위해 부랴부랴 출발 하면서 거기에 영주민들과 자신의 집사에게 로자몬드를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가버린 치명적인 실수까지 저질러 버리지요.-_-. 그에 로자몬드는 진짜가 아니라고 해도 일단 영지의 여주인인데도, '하녀'로 취급받고; 그래도 영지를 돕기 위해 애쓰던 마음마저 곡해 당해 중반에는 '창ㄴ'로 오해받기까지.

정말이지, 제가 읽은 소녀향 라이트 노벨중에서 여주가 이렇게까지 심한 취급 받는건 또 처음인 듯 합니다-_-;. 나름 부유하게 태어나 고생없이 자랐음에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아버지와 떨어져 자신을 부려먹는 숙부와 악랄한 사촌에게 몇 년간 엄청~ 시달리고. 오해라고 해도 '결혼'이란 형태로 겨우겨우 그들에게 벗어나나 했더니, 이번엔 남편님이 미워해주시고. 도착한 영지에서는 하녀 취급에 중반에는 창ㄴ까지 몰아붙여져 신변의 위험까지 느끼면서 떨어야 했고... 그것도 모잘라 막판에는 다시 삼촌에게 붙잡혀 와 감금에 불타죽을 뻔 한 위험까지!.....
착하기만 한게 아니라 근성있고 아닌척 하면서 은근히 성깔도 있는(^^) 그녀이니까 겨우겨우 견뎠죠. 그래도 18세의 소녀에게는 정말 힘든 시련들만 계~속 이어지는데..진짜 불쌍한 로자몬드 ㅠㅠㅠㅠㅠ. 이 책이 재미있는건,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도 절대로 포기하거나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는 로자몬드를 보는게 좋기 때문이예요.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고 똑똑한데다가, 상인의 딸로 태어나 사물에 밝고 상술, 계산, 어학, 약학등에 박식한 만큼, 곤궁한 에스페란쥬를 재건하기 위해서 각종 비책을 내놓는 모습을 보는게 얼마나 대견하고 예쁜지 그냥 ㅠㅠb.
제목인 '마법의 물방울, 장미의 물방울' 이란 것도, 그녀가 직접 가진 지식을 동원해서 에스페란쥬에 널리고 깔린 장미의 원액을 추출해 증류시켜 '장미수'를 만들어 파는 수법을 발견한..것을 애기하는 겁니다. 그 장미수를 '장미의 물방울'이라고 칭한 것. 지금까지 생각치도 않았던, 불필요한 것(장미)을 이용해 돈을 벌 토대를 발견하면서 영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서 실제로 넓은 인맥을 동원해 돈을 끌어모으는 모습등등. 그리고, 매번 당하기만 하면서 바보같이 착하게 구는것도 아닌, 후반에 꾹꾹 눌러참던 분노를 모두 토해내면서 케네스와 대차게 한판 뜨는 모습도 그렇고.(여기서 진짜 속이 시원~~~하더군요!)  정말 응원하게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기특하기 그지없어요.

막판, 모든것이 자신의 오해라는 것을 (뒤늦게)깨달은 케네스. 
어떻게 보면 대놓고 그녀를 고생시킨건 아니지만 일단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 만으로도 제 미움을 톡톡히 받았습니다만. 그래도 아버지의 소식에 밤 마다 가위에 눌리는 로자몬드를 밤새도록 달래주면서 몰래몰래 지켜보는 등, 융통성 없어도 성실한 녀석답게 조금씩 그녀에게 끌리며 연민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좀 용서할 기분이 든다거나.
그리고 마지막에 감금당한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만사 재치고 달려와 준 거나, 로자몬드가 불타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눈앞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절망하는 모습이라거나!... 연애의 연자도 자각못한 주제에, 이미 그녀에게 제대로 끌려있는 모습을 보여준 걸로...뭐, 봐줘야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지요. 당사자인 로자몬드도 다 용서했으니까 뭐..^^;.
그리고, 저 때에 그동안 케네스 자신을 ' 旦那様 (주인님)' 이라고 불렀던 로자몬드에게, '그 말은 하인들이 쓰는거다' 라며 ' 我が君 (이걸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그냥 나의 님..쯤?;.)' 라고 부르라고 정정해주는 케네스를 보며 싱글싱글. 로자몬드를 진짜 자신의 '부인'이라고 인정한 거죠. 저 부분이 좀 많~이 모에였습니다. (사실 저걸로 남은 앙금도 다 털어버릴 정도였다거나<-).

이렇게 한 고비를 넘겨 겨우겨우 서로를 마주보게 된 두 사람이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
두 달 뒤로 예정되어 있던 황태자비의 방문이 당장 다음달로 당겨지면서, 동시에 하늘을 바라보고 탄식짓는 부부는, 앞으로도 영지 재건에 힘쓰며 서로를 향한 감정을 인정할 때 까지 분발해야 하겠지요.
후기를 보니 대놓고 시리즈 명명인지라, 당분간 이 부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매우 즐겁습니다^^.
내일 발매될 2권의 줄거리 소개를 보니, 케네스는 이제 대놓고 로자몬드에게 끌리고 있지만 로자몬드는 '5년 기한'을 신경쓰면서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모양인데..^^. 드디어 에스페란쥬로 온 황태자비에 얽혀서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기대되네요.

얼른 다음권 주문 넣고, 올때까지 목 빼면서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읽은 날짜 : 2009년 11월 27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