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5 / 2016.01.11

★★★☆



사이죠우 릿카상의 '꿈은 달콤한 입맞춤에 스며들어서' 의 감상 입니다.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우어어어.... 주말에 여행만 안갔었어도 ^_ㅠ....는 무슨. 걍 제가 읽는 속도가 느려서 그렇죠 OTL.

어쨌든, 이번 작품. 매번 눈팅만 하고 있지만 존경하는 ^_^)/ 삽화가 분인 시즈님이 맡아주신 첫 본토 티엘 이기에 오자마자 잡자!..라고 생각 했습니다. 나름 받자마자 잡긴 했구요. 


표지의 샤방함과는 달리, 생각 이상으로 어둡..달까. 전체적으로 회색빛? 살짝 깔리는 듯한 이야기 였습니다.

처음부터 기억상실 네타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서스펜스 분위기도 나구요. 거기에 매번 흔들리면서 갈팡질팡 하는 여주의 마음 또한 작품의 어두운 분위기에 한 몫 단단히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여주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읽는 내내. 그리고 후반부 갈수록 짜증이 폭발 하는 기분 이였습니다만, 그거랑은 별개로 확실히 스토리의 몰입력이 좋았기 때문에. 그리고 엔딩에서의 '마냥 밝지만은 않는' 느낌도 특이해서 걍 나쁘지만은 않았던 작품 인거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이 여주가 별로라는 주관적인 감상일 뿐이지, 이야기는 충분히 잘 쓰였다고 생각 되네요. 괜찮게 읽으실 분들도 많으실듯.


이야기의 여주인 블랑슈.

책 시작하자 마자 10~11살 정도의 어린 그녀가 한 겨울의 깊은 숲 속에서 도망치다가 쓰러지고. 그런 그녀를 마차를 타고 지나가던 한 부부가 줍는 전개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5년 반의 시간이 흐른 현재. 주워지기 직전의 기억을 모두 다 잃어버린 블랑슈는 마을에서 여관을 경영하는 부부에 의해 '코렛트'라는 이름을 붙여진 채 양딸로서 그들과 함께 성장하게 되지요.

그러던 때에 국왕의 기마대 소대가 일이 생겨서 마을을 들르게 되었을 때, 기마대의 소대장인 청년 '샤를'이 코렛트를 보고 행방불명 됬었던 '블랑슈' 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문제는, 블랑슈는 본인의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백작가의 후계자이며 자신의 사촌 오빠라고 말하는 샤를을 전혀 모른 다는 것.

본인 또한 그냥 평민이 아니라 남작가의 딸로서 귀족 신분 이라는 것. 모두 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 이지요.

자신을 사랑하지만, 원래의 신분을 찾아주려는 양부모의 의지를 받아들여 샤를을 따라 가는 건 좋지만, 이 아름답기 짝이 없는 청년은 여행 첫 날. 거부하는 블랑슈에게 사랑을 속삭이면서 억지로 몸을 빼앗지 않나.

어디에 뭘 봐도 믿을 수 없고 분노만 쌓이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다행히도 샤를의 아버지인 백작은 조카인 블랑슈를 진심으로 이뻐하면서 사교계 데뷔를 위한 수업을 가르치는 등, 환경은 좋게 바뀌긴 하지만.. 어째서인지 샤를은 물론 백작 마저도 블랑슈의 과거는 자세히 알려주지 않지요.

그저 그녀의 어머니는 3살때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블랑슈가 행방불명 된 5년 반 전인 그 때 돌아가셨다... 이 이상은 얼머무리기만 할 뿐.


샤를과 재회 했을 때 느꼈던 격한 두통을 비롯해서, 무언가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과거가 있었을 꺼라고. 계속 의심만 하는 블랑슈. 

그리고 더 할 나위 없이 상냥하게, 달콤하게 사랑을 속삭이면서도 '기억하고 싶지 않으면 기억하지마' 라면서 덮어두려만 하는 샤를의 수상쩍은 태도...


이야기 내내 블랑슈는 샤를을 못 믿고 의심하고. 처음 강제로 몸을 빼앗긴 이 후로 그를 좋아하지 않겠다고 다짐 해놓고는 그의 한결같은 애정에 흘러가는 등. 내내 불안정한 모습만 보여줍니다.


읽는 사람으로서 처음 부분에 보여진 샤를의 강제적인 태도는 충분히 블랑슈의 반감을 살만 했기 때문에, 초반에 그녀의 굳건한 거절은 이해가 됩니다.... 다만, 해피 엔딩 지향자에 커플 추종자< 로서는 어쨌거나 샤를을 좋아하게 되고 그 마음을 자각 하면서도 무의식 적으로 계속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좀 짜증이 나더라구요.

제 성격상, 붙어 먹을 커플은 후딱 붙어먹는게 정신 건강에 좋다!...는 주의 인지라. 진짜 ㅋㅋㅋ 200 페이지 넘도록, 이야기의 4분의 3이 다 되도록 샤를에게 '넘어오지 않는' 블랑슈의 모습은 참 답답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 쯤 되니 열리지 않는 문을 계~속 두드리면서 인내심 쩔게 기다리고만 있는 샤를이 더 대단해 보이지 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 밝혀진 사실로 인해, 정말 샤를은 블랑슈를 위해 인생을 바친거나 다름 없구나. 진짜 인내심도 쩔고 애정도 깊고.. 여튼간 이렇게 까지도 헌신적인 남주 였구나!.. 하고 깨닫고는 애정도가 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시즈님의 아름다운 삽화를 더불어서 가뜩이나 미남자 인데 성격으로도 완벽하니 뭐 불만이 있겠냐며 >_<.


이야기 전체를 통하는 서스펜스 부분은.. 기억상실 이라는 네타에서 나오듯 생각 한 것 만큼의 어두운 내용 이더라구요.

후반부에 밝혀지는 거고 내용 전체와 통하는 거라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샤를은 참 블랑슈를 위해 모든걸 포기해도 좋은 거구나. 하고 그의 깊은 사랑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블랑슈의 제멋대로에 이기적인 면에 짜증은 더 해지기만 하구요. 

니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이런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지 모르겠네. 점핑 큰 절 하면서 석고대죄 해도 모자랄 판국에. 

저는 사과를 제대로 안하는 건 여주나 남주나 용서가 안되지 말입니다. 그런 고로 블랑슈는 영영 아웃 확정 입니다-_-.


끝 부분에서 까지도 마냥 행복하지 만은 않는 엔딩 이였지만, 그래도 블랑슈는 계속 곁에서 그 짐을 덜어주고 지켜줄 샤를이 있으니.. 시간이 걸려도 잘 이겨내고 행복해질 꺼라고 생각 됩니다. 그런 느낌으로 끝났으니 그렇게 믿어야지요. 

솔까말 이런 남자가 평생을 곁에 있어 준다고 하는데 대체 뭐가 문제겠어요.... 우울증 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낫는 병은 아니겠지만 주변 사람의 애정어린 관심과 사랑이 있으면... 음. 분명?;.


마지막으로 시즈님.

요즘 티엘에서 10장이나 되는 삽화 보기 힘든데, 그만큼 이 많은 분량이 기뻤습니다.

저 자신도 참 이쁘다 이쁘다를 만발 하면서 봤었고, 평소에 잘 읽지 않는 작가분 후기도 슬쩍 흝어보니 시즈님에 대해 써주신거 보고 또 기뻐서 말 입니다. 헤헤 >_<.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 국내 경력이 13년!.

거기다, 사이죠우 상이 개인적으로 기대하면서 꼭 보고 싶으시다던 '외출 씬' 삽화. 

복장 등에 신경을 쓰셨던 만큼 굉장히 만족스럽게 뽑혀서 좋아하셨다고 ^^.

그 외에도 어떤 씬은 본인의 표현력 부족 때문에 시즈님께서 몇 번이고 다시 수정하고 그리시게끔 하셔서 죄송 하다고도 쓰셨구요. 최종적으로는 굉장히 마음이 든 삽화가 나왔었다고... 어디 쯤인지 궁금해지지 말입니다. ㅋㅋㅋㅋ

뭐랄까, 읽는 독자에게도 작가분 본인이 삽화를 참 마음에 들어 하셨다는게 느껴져서 괜시리 제가 다 기쁘고 좋고..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


이 작가분 작품을 사놓은게 2권. 읽은건 이게 처음인데 글을 참 맛깔나게 쓰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상실 네타는 어떻게 보면 흔한 편이고, 솔직히 얼마전에 읽었던 소냐 문고의 모 작품과 초반 분위기는 좀 겹치는 느낌도 들긴 했지만, 읽다보니 그런거 신경 안쓰게 되더라구요. (랄까 여주가 짜증나서 신경질 내면서 읽는 바람에..^^;;).

위에서도 말햇듯 개인적으로 취향인 여주는 아니였어도 이야기 자체의 매력 덕분에 술술 읽히기도 했고, 나쁘지는 않았던 작품 이였습니다. 

다 덮어 두고라도 샤를 때문이라도 읽어야 하는 이야기 같아요. ㅋㅋㅋㅋ


에버 프린세스 문고가 정발이 되고 있는지 제가 파악이 안되긴 한데.. 이 책은 꼭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시즈님 삽화를 보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2016.01.03 ~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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