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ダフネ
작가: 春日部 こみと
출판사: 알파포리스 노체 북스 (2014/04/30)
-줄거리-
'현비'로 이름 높은 왕세자비 '다프네.엘리자베스'. 3살 연하의 왕세자 '크라이브.다사니엘'의 부인으로 결혼 한지 2년. 겉으로는 더없이 다정해 보이는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 하지만 크라이브는 다프네를 미워하고 있고, 다프네는 그를 사랑하면서도 그걸 겉으로 보일 수 없어 덮어두고만 있는.. 하염없이 일방통행의 관계에 있지요. 크라이브와 쌍둥이 형인 아서가 태어났을 때 부터 곁에서 함께 자라온 소꿉 친구였던 다프네. 원래는 형이자 왕세자였던 아서의 비가 될 운명이였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크라이브의 부인이 되어버렸고. 이 결혼 자체를 원치 않는 크라이브의 태도에 상처받으면서도 그의 곁에 머무르는 것을 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연정의 대상인 '마그노리아'를 똑같이 닮은 그의 애인, 레이디 '이오나'가 크라이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문을 듣게 된 다프네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지게 되는데...
평점 : ★★☆
카스카메 코미토상의 작품 '다프네' 감상입니다.
작가분인 카스카메상은 국내에도 소냐문고의 '도망칠거야'를 내신 적이 있으셔서 역시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요.
이번 작품은 알파포리스의 '노체 북스'로, 비싸고 크고 아름다운(?) 단행본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삽화가 있어요. 몇 장 안되긴 하지만은야^^;.
처음에 줄거리 소개와 등장인물 소개 이미지를 보고 '아 재밌겠다!' 하고 기대하면서 샀었던 작품.
그리고.... 어땠냐 하면. 재밌긴 재밌었습니다. 두꺼운데도 금방(내기준) 읽어 내릴 수 있는 필력도, 전개도 좋았구요.
근데, 요근래 이렇게 복장 터진적이 또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제대로 사람 속을 긁어내는 이야기더군요 이거.
삽질을 한다고 애기는 들었는데, 이정도로 역대급(..) 수준일줄이야.
적어도 이쪽 계열에서는 나름 손꼽힐 거 같습니다. 이정도의 삽질은. -_-.
이야기는 내내 여주인 다프네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미칠듯이 답답해지는 거겠지요.
아나.. 원래 TL이란 장르 특성상, 자존감이 낮은 여주들이 꽤 많은 편인데. 얘는 그중에서도 손 꼽힐 법한 캐러입니다.
아무리 현명하며 자비심 넘치고 고결한 왕태자비면 뭐합니까. 정작 필요할 때는 머리를 못 굴리는데!!!.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것을, 하다 못해 주변 사람 모두가 다 눈치 챌 정도인데 본인 혼자서만 몰라요.
지나치게 자존감이 낮아서 '나를 좋아해 줄리가 없어. 나처럼 당근같은 붉은 머리에 미인도 아니고 몸매도 좋지 못하고 어쩌고 저쩌고'.
크라이브의 짝사랑 상대라고 알고 있는 마그노리아가 굉장한 미인인 것도 한 몫해서, 이야기 내내..진짜 후반부 근처까지 계속 혼자서 고민하고 삽질하고 상처받고 힘들어 합니다.
그런 자신의 태도가 크라이브를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위 줄거리 소개에서는 철저하게 다프네 시점에서 써둔걸로,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완전 자기 혼자의 오해에 불과했어요.
크라이브는 진짜 어렸을 때 부터 그녀를 사랑했었지만, 13살의 어린 나이의 고백은 다프네에게 통하지 않았을 뿐이고. 거기다 그녀는 이미 쌍둥이 형인 아서의 약혼자로 내정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다프네 또한 아서를 좋아하고 있을꺼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줄곧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 못하고 있거든요.
사실 말만 안했다 뿐이지, 이렇게 눈치채기 쉬울 수도 없는데 말이죠.
다프네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두 신경쓰고, 그녀가 다칠까, 상처 입을까 계속 보호하는데.. 문제는 얘도 말이 부족한 타입이고 좀 벽창호 스타일이라서.. 거기다 다프네가 줄곧 자신을 거절하고 있기 떄문에 상처입은 마음으로 인해 태도도 거칠어지니, 둘의 오해는 깊어지기 일수입니다.
정말로 책 던지고 싶었어요. 다프네가 얼마나 장렬하게 삽질을 하는지. 흔히 지구 뚫고 내려가겠다는 비유가 딱 들어맞더군요.
그녀가 16세, 크라이브가 13세 때 고백 해왔을 때 그녀는 그제서야 크라이브에 대한 자신의 연정을 깨달았지만, 현명하고 똑똑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을 떠올리면서 그것을 거절해 버리고.
그 후 줄곧 그 때의 일을 후회합니다................... 그런데 후회만 하고 아무것도 안해요.
그냥 주어진대로, 흘러가는 대로. 주변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계속 아서의 약혼자로서의 입지만 고수하고 있지요.
마음을 고백하는 것도 할 수 없는 주제에, 크라이브가 귀족 영애들과 소문이 돌 때 마다 질투하고, 왜 그 상대가 자신이 아닐까 힘들어하고.
마그노리아가 나타났을 때, 크라이브가 그녀에게 반했을 꺼라고 걱정하면서, 실제로는 아무일도 없었는데 그 상황을 오해하고 혼자서 또 삽질에 삽질...... 읽다보면 지칩니다.
대체 네가 할 줄 아는게 뭐냐. 현명하고 자상한 왕태자비로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그럼 크라이브의 사랑을 갈구하지도 말던가!... 하고 얼마나 짜증을 냈던지 ㅋㅋㅋㅋㅋㅋ 글을 쓰면서도 짜증나네요 ㅋㅋㅋ.
거기다 심지어, 오해만 하고 혼자서 속만 끓이면.. 그래 그렇게라도 상관없다 치는데.
애는, 무의식적으로 자꾸 크라이브를 상처입히는 대사와 행동을 반복합니다.
스스로 선택해서 크라이브의 부인이 되었을면서도,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는 그의 태도에 상처입어서 도망치고 싶어하고.
크라이브가 아서에 대해 지니고 있는 질투심과 패배감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앞에서 아서에게 의지하려 들고.
심지어 그것에 상처받은 크라이브 앞에 '내가 마그노리아였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ㅋㅋㅋㅋㅋ 겁나 오해살 법한 대사도 내뱉는다구요.
다프네 입장에서는, '크라이브의 연정의 대상'이기 때문에 그녀가 되고 싶다..라는 발언이였지만, 크라이브 입장에서는 이미 아서의 부인이 되어있는 여자의 이름을 올리면서, 아서'만'을 좋아하고 있다라는 오해를 더욱 더 굳건하게 만들지 말입니다.
이거 말고도, 수 없이 자기 무덤 파는 대사와 행동을 반복해요. 내가 크라이브라도 미치겠다 싶겠금.
실제로 크라이브는 죽어도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다프네 때문에 엄청 힘들어 합니다.
이야기 중간에 과거 시점이 나올 때에, 자꾸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다프네를 아예 목 졸라 죽여버리고 자신도 그 뒤를 따라가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뻔 한' 장면도 나오거든요.
극한 까지 몰아져있는 상태를 눈치 챌 수 있겠던데, 다프네는 몰라요.
크라이브가 13세 때의 고백 이후 제대로 된 고백을 한 적이 없는것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중간중간 '너는 아서를 좋아하고 있다' 라는 대사를 몇 번 뱉은적 있는데.
아니, 그럼 그 때 바로 아니라고 부정만 했어도 이지경까진 안갔잖아. 멍청하게 '크라이브가 지금 대체 무슨 이해 못할 소리를 하는거지?' 이러고, 자기 감정만 다스리기 바뻐서 그 때 그 때 넘어가거든요. 진짜 쌍욕 나오는 시츄 ㅋㅋ큐ㅠㅠㅠ
이 정도만 적어도 몸에서 사리 나올 지경이지 말입니다.
그래도 크라이브는 다프네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곁에 두고 싶고, 자신의 품에서 지키고 싶기 때문에 계속 많은 것을 숨겨오고 그녀의 뒤에서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다프네는 장장 23년의 시간 동안 그걸 모르고 있었구요 네....
이 커플이 얼마나 답답하냐면은, 오해로 결혼까지 해놓고 거기에 1년 반동안 풀지도 못하고 그랬어요.
밤마다 격렬하게 안아오고 안기면서도, 서로 삽질에 오해에....
그리고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이.
다른 분들은 지적 안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적해야겠습니다.
아서도, 다프네의 아버지인 재상도. 정말 짜증나요.
특히 아서.
쌍둥이 형이자 다프네의 소꿉친구로서, 거의 평생의 시간을 함께 보내온 남자로, 우아하고 아름답고 밝은 성품의..어쩌고 저쩌고지만 속내는 복흑.
뭐, 본인 성격이야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문제는 이 녀석도 이 두 사람의 엇갈림을 알고 있다는거지요.
거기다가 본인은 다프네에 대해 가족의 감정 밖에 안가지고 있었으면서. 크라이브가 다프네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알고 그런 다프네의 짝사랑 대상이 크라이브인 것도 알면서. 정작 제대로 도움은 안줘요 이 써글놈이<.
마그노리아가 나타나면서 그녀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아서, '삼각 관계'에서 빠져나올 심산이였을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마그노리아가 안 나타났으면 그대로 다프네랑 결혼 했을까 안했을 까. 그것도 모르겠구요.
크라이브가 몰아붙여지다 못해 다프네를 죽일 뻔 했을 때에도, 그것을 나무랄 뿐이지 그 자리에서 오해를 바로잡아 주진 않더군요.
그런 주제에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두 사람이 너희 둘이니 어쩌니 잡소리 끄지라고-_-.
자기 사랑을 찾은 후에는, 그 것에 만족하면서 두 사람을 본체만체 하는거나 다름없지 말입니다.
아니, 오해를 풀지도 않은 채 결혼 해봐야 저 두 사람이 변할리가 없다는걸 왜 몰랐을까. 아님 알면서도 내가 알 바 아니다, 당사자들끼리 풀어라, 뭐 이런 마음이였을까요?.
뭐 하는 시어머니 보다 뭐 하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는데, 제대로 들어맞는 비유는 아니겠지만 얼추 그런 느낌입니다.
자기도 그 당사자였던 주제에, 거기에 제대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혼자서 발 빼고 본인 행복만 찾아 떠나면 다냐고. 그럼 두 사람을 아끼니 어쩌니 운운도 꺼내지 말란 말이지요.... 아 분통 터져.
그리고 다프네의 연정과 크라이브의 오해도 알고 있으면서 마찬가지로 바로잡아 주지 않았던 다프네의 아버지도 화납니다.
비중은 얼마 없지만, 분명 눈치채고 있을 께 뻔한데도!.
어떻게 보면, 다프네에게 계속 '현명하고 똑똑하고 올바른 왕태자비가 되어라' 라고 말해온 아버지가 원흉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로 인해 다프네는 계속 대외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매달리면서, 진짜 '다프네 엘리자베스'로서 행동하는 것을 포기했으니깐요. 일종의 강박관념 비슷하게.
본인들도 답답하지만 주변 사람들도 한통속으로 제멋대로였어요.
그리고 메인 커플. 이럴꺼면 설정을 소꿉친구로 하지말지 그랬냐면서.
아니 평생을 같이 자라온거나 다름 없으면서 서로의 마음, 서로의 성격을 그렇게도 모를까.
소중한 소꿉친구에게 심하게 대하는 크라이브도 웃기고(태도도 지나치게 고압적이라서 더 웃김), 그의 마음을 죽어라 눈치 못채는 다프네도 그렇고.
....아...진짜 실컷 토해냈네요. 사실 읽으면서 느끼고 분노한 건 더 많은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그냥 잊혀지는게-_-=3.
어쨌거나 이런 메인 커플의 삽질 이외에도 사건 전개도, 음모도 제법 있습니다.
라고 해도 이미 범인은 정해져 있을 뿐이고.. 비밀로 덮어진 건 다프네 혼자 몰랐던 진실 뿐이지요.
마그노리아가 다프네를 죽이기 위한 암살자 였다는 것도. 크라이브의 애인이라는 레이디 이오나가 사실은 남자에, 마그노리아의 의부 라는 것도.
그 모든 일은, 다프네 들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마르바라 공작'과 그의 딸인 '글로리아'가 꾸민 것으로, 그 보다 한 수 위에서 놀고 있던 쌍둥이 왕자들이 다프네를 지키기 위해서 뒷 공작을 펼쳤었던 것이다.. 라는 것.
진짜 수 년간 다프네 혼자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덮어둔 사람들도 나쁘지만, 그렇게 징조가 많았으면서도 '똑똑한 왕태자비' 님은 한 번도 그 진실을 보지 못했다는게 웃음 포인트인가 싶네요. 마그노리아가 '직접' 애기해 주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대체 똑똑함은 어디로 갖다 버리셨을까....
그리고 그제서야 폭발해버린 크라이브와 아서의 대결 이 후. 서로의 마음을 마주보게 되는 두 사람.
결국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런 해결책도 안 났을 커플이예요... 실제로 결혼 후 2년이 다 되가도록 여전히 일방 통행이였으니.
아마 이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크라이브의 시점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화나지는 않았을 거 같습니다.
저는 뭐.. 솔직히 말해서 남주가 계속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거 보는건 즐겁지만, 그 반대는 아니거든요.
거기다가 이 경우는 다프네가 전체의 85%<쯤 잘못 하고 있으므로 더 짜증이 났었습니다. 얘만 처음부터 잘했으면 이렇게 오랫동안 엇갈릴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죠.
본인도 눈치채고 있고 실컷 반성 했으니 됬을 지 모르겠지만...아니. 그래도 읽으면서 뿜은 저는 아직도 안 풀렸어요 ㅋㅋㅋㅋ. -_ㅠ.
카스카메상의 이야기는 이게 처음이고, 전작도 가지고는 있는데.. 그 이야기도 이런 내용이면 그냥 창고에 처박아두고 말겠습니다.
저만 이렇게 답답한 걸지도 모르고, 또 재밌게 보신 분도 계실 테지만.. 저한테는 아니였어요.
'세츠나계' 이야기가 특기... 시라는거 같은데. 이건 그런 계열을 넘어섰지 말입니다. 저도 세츠나계 좋아해요! 근데 이건 애기가 다르잖아!!!.
하다못해 삽질이 조금만 짧았어도 좋았을 텐데. 이건 정말이지 길고 장렬해서리.
읽으면서, 아예 찢어져 버리길 바라는 커플은 처음이였지 말입니다. 그냥 이 커플은 둘 중 하나가 극단적으로 치달아져서 다신 못 보는 상태쯤 되어야 내 화가 풀릴거 같았......... OTL.
어쨌든, 이렇게 욕을 할 정도로 감정 몰입이 쉬웠고. 결코 재미 없는 책은 아니였습니다만.
책을 읽으면서 현실 도피< 내지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저에게는 절대 추천 할 만한 작품도 아니였습니다.
정발의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왠지 정발 되어서 다른 분들과 함께 감상을 나누면서 욕 좀 하고 싶지 말입니다. 안타깝네요 <
읽은 날짜 : 2014년 9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