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幽霊伯爵の花嫁 - 首切り魔と乙女の輪舞曲
작가: 宮野 美嘉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10/26)

-줄거리-

대대로 '묘지기'를 물려받는 콜든 백작가의 '제이크'에게 시집온 17세 소녀 '사아라'. 남편에 대한 애정을 깨달은 후, 줄기차게 어택해 오며 나름 깨가 쏟아지는(?) 신혼 생활을 보낸지 두어 달. 제이크는, 숙부 '아스간트' 공작의 의뢰를 받아 외부 출장에 나서게 되지요. 30년 전 수어명의 소녀들의 목을 벤 죄로 사형 당한 '참수마'의 유령이 다시 나타난 불길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제이크가 떠난지 10일. 심심함을 참을 수 없어진 사아라는 멋대로 제이크를 만나러 옵니다. 하지만, 뜨거운 재회의 포옹(?)을 나눈 것도 잠시. 참수마 유령 '레니 가스틴'의 행방을 쫒는 제이크는 바쁘기 그지 없고. 그에, 사아라는 제이크와 별개 행동을 취하며 자기 손으로 레니 가스틴을 잡으려 드는데...
                                                                                                                평점 : ★★★★

시리즈 2권째인 '유령 백작의 신부 - 참수마와 소녀의 윤무곡' 감상입니다.

데뷔작인 1권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발매 된 2권.
어느 정도 걱정 했었던 것과 달리, 1권보다 더 파워 업된 캐릭터의 매력과 높아진 당도,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사건의 짜임 등. 여러모로 전 권을 뛰어넘는 멋진 후속이였습니다.
이래저래 미룬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는 후속 이였어요^^.

..... 다만, 시리즈가 조금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런 타입의 여주는 어디까지가 참아낼 수 있는 선 일지가 좀 고민이랄까...^^;.
아니 여러모로 전대 미문 타입의 주인공이거든요. 1권에선 참신했지만 이번 2권에선 ...음? 싫지도 않지만 덮어놓고 좋아하기도 미묘한, 그런?.
다른 곳에선 그런 애기가 안 나오는걸 보면, 저만 느끼는 건가 봅니다 쿨럭쿨럭;.

어쨌든 이번 2권.
앞의 사건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전개 됩니다. 사아라가 제이크에게 시집 온 지 2달 정도 지난 상태라지요.
제이크에 대한 확실한 연정을 느끼게 되면서, 우아하고 고상한 육식계(??) 여쥔공 사아라는, 가타 부타 필요 없이 그저 맹렬 어택.
그에 비해 제이크는 아직도 그녀에 대한 스스로의 마음을 정의하지 못한 채, 당황해 하면서 그녀의 어택을 그저 받아주고...아니; 흘려보내고?; 있는 중.
초반, 이렇게 재밌는 공방을 펼치던 두 사람이였지만, 얼마 되지 않아 '참수마 유령'에 얽힌 사건으로 번지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추리물? 서스펜서 기미도 살짝 섞인 느낌으로 전개 됩니다.
30년 전 아스간트 영지에서 희대의 살인마로 알려져 사형 당했던 '레니 가스틴'.
최근 들어서 영지 곳곳에서 목이 잘린 소녀의 시체들이 발견되게 되고, 거기다 레니 가스틴의 유령마저 목격 되면서, '묘지기'인 제이크의 능력을 높이 산 공작이 사건을 의뢰해 오고.
제이크가 말도 없이 떠나서 심심해 죽을 지경이던 사아라는, 그녀 앞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유령 '아쉐리제'와, 레니 가스틴과 얽혀 있는 듯한 목 잘린 소녀 유령 '미미'를 데리고 직접 출두(?)하지요.


전 권에서 살짝 모습만 비췄던 목 잘린 소녀 유령 '미미'가, 이번 권에서 큰 열쇠로 얽힙니다.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인물이라서, 초반부터 어라? 싶더라구요.
후속 결정이 나면서 작가분이 일부러 이 캐릭터를 끌어 낸 건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뭔가 상당히 의외였달까.
그래서 사건 쪽도 나름 흥미진진하게 따라 갔었는데...음. 예상외로 상당히 가슴 아프고 애달픈 느낌의 진실이 숨겨져 있어서 거기에도 많이 놀라 버렸어요.
역시나, 추리물에는 약한 1인이라서 이런 반전이 나올 줄은 생각치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놀라 버렸다능;.
참.. 이런 결말이 나온게 안타깝기 그지 없는데, 이미 유령이 되어버린 녀석들에게 세상의 진리나, 옳고 그름 따위 아무런 해결책도 되지 못할 테니까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아라 말마따나 유령에게 선악의 기준을 들이대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거겠지요.
이렇게 엇갈려 버린 사태가 슬프기도 하지만, 이 들에겐 이런 운명 밖에 없었을 테니깐요.... 아 쓰다보니 다시금 우울해지네 OTL.

이렇게 중심이였던 사건이 생각치도 못했던 시리어스 풍 이였던 대신.
메인 커플은, 전 권에서 부족했던 연애 부분을 이번에 몽땅 만회 하려는 듯. 좋은 시츄를 잔뜩 보여 줬습니다.
사아라야 워낙 거침 없는 성격이다 보니, 제이크에 대한 연정을 말로서 행동으로서 다 표현하는 만큼 세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대신 제이크. 전 권의 그 무뚝뚝함이 다 어디 갔는지. 굉장히 달콤해 졌네요^^.
본인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고, 사아라가 아닌 타인의 눈에는 여전히 무표정 일색의 무뚝뚝한 남자 이지만.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사아라의 시점.
그녀의 눈에 비춰지는 제이크는, 그녀의 행동 하나 하나에 당황해 하고 놀라워 하고, 하지만 자신도 주체 못할 충동으로 접해 오고. 거기다, 답지 않게끔 그녀의 위험에 안절부절 못하는 등.
충~분히 부인에 얽혀서 좌지우지 되고 있더군요. 본인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현실을 자각 하면서도 피하지 않으려는 점에서 이미 빠져 있는 거라능!.
그런 주제에, 끝의 끝까지 자신이 왜 이렇게 그녀를 신경 쓰는지. 옆에 없으면 걱정되 안절부절 못하는지, 위험에 처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 건지.
스스로의 격렬한 심적 변화를 정의 내리지 못하고 마지막에 되어서야 확신을 내리는 둔감한 백작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흠.. 이 커플은 정말 쌍쌍으로 이상하네요. 이상한 녀석들이예요 여러모로. 그래서 부부려나;.

뭐, 어찌 됬건 사아라의 연정은 마지막 즈음에서 보답 받게 되었고.
거기다 이런 무뚝뚝한 타입이, 한번 연정에 빠져들면 스케베가 될 확률도 높으니 이쪽 연애는 이제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요. 하하하하. (단정하지마<-)
다만, 위에서 언급했었던 '개인적으로 걸리는 점'...이라는건. 역시 주인공인 사아라에 대해서.
1권에서 본 그녀는, 단순하게 착하고 순진하고 민폐만 끼치는 일반적인 여주인공과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었지만.
이번 2권에서는...음. 그런 점이 참신해 보이고 재밌어 보이는 것과 별개로, 좀.. 거슬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얘는 자기 스스로도 인정하지만, 진짜 '이기적인' 아이거든요.
자기와 제이크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큰 관심이 없고,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어떤 아픈 과거를 지닌 사람을 만난다 해도, 모두 '나와는 관계 없는 일'.
자기와 제이크만 행복하면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어느 의미 정말 최강의 와가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그녀의 이기적인 부분이, 이 이야기에선 오히려 플러스 작용을 하면서 사건을 둥글게 마무리 짓게 만들기는 합니다만.. 결과가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란 찝찝함이 남는 달까나요?;.
17세의 나이에 이렇게 비틀렸으면 어쩌니;;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들고. 무엇보다 1권보다 더 절실하게 제이크가 '불쌍하게' 느껴져서 말이예요.
사아라 같은 타입이, 지금 상태에서 이성만 배제하면 완벽한 '얀데레'로 발전 할 수 있기 쉬운 만큼... 아아 OTL;.

마냥하냥 다 퍼주고 착한 여주도 답답하지만, 이렇게 자기 중심적인 여주도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그런 복잡한 맘을 남기는 이야기였습니다.
재미는 있었어요. 만약 다음 권이 나온다고 하면 기뻐하면서 지를 용이도 있구요....그래도, 걸리는 건 걸리는 거다. 뭐 그런거죠 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고, 실제로 일웹에선 1권보다 더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는 모양이니까, 이 이야기에 관심 있으신 분은 크게 괘념치 마시고 질러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이야기 자체는 정말 재밌거든요. 메인 커플의 썸씽도 굉장히 귀엽고 알콩달콩 하구요.
개개인의 차 따위 신경쓰지 마시고 지름신을 영접 하시길!

읽은 날짜 : 2011년 12월 19일


제목: 真紅の式使い - 華の絆、永久の約束
작가: 永野 水貴
출판사: 일신사 아이리스 문고 (2010/03/20)

-줄거리-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온' 츠카사와 함께 있게 된 아키. 확실히 연정을 깨달은 후라, 츠카사와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면서도. 불안정한 존재인 그가 언제 다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게 된 그녀는. 확실한 지식을 얻기 위해 '신'에게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게 됩니다. 그 때 나타난 신의 동료 였다는 식신사 청년 '요우'는, 상냥하고 친절하게 아키를 대해오고. 신에게 거절당한 식술의 지식도 가르쳐 주지요. 그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수시로 도읍으로 향하게 되는 아키는, 그 불안감을 츠카사에게 표현할 수 없어, 거짓말을 해버리고... 결국, 얼마가지 못해 들통나게 됩니다. 아키가 자신에게 거짓을 고했다는 사실은 물론, 그 상대가 면식이 있는 상대인 '요우'라는 것을 알게 된 츠카사는 격렬히 분노하게 되는데....
                                                                                                                   평점 : ★★☆

시리즈 3권인 '진홍의 식신사 - 꽃의 정, 영원의 약속' 감상입니다.

... 제가 노말 문고를 읽으면서, 진짜 1년에 다섯 손가락에 꼽힐까 말까 하는, 저 평점을 받게 된 한 권이였습니다.
읽으면서 얼마나 분통을 터트렸던지. 육성으로 '이거 병ㅅ아냐?-_-+?' 하고 몇 번이고 중얼 거렸던지. 셀 수도 없네요 정말.
다 읽고 감상을 쓰는 지금도, 이 바보같은 가시나를 어떻게 해버릴까 싶은 앙금(?)만 남아있을 뿐.
이 시리즈는 그냥 2권까지 읽고 덮었어야 했는데....랄까, 그냥 이 3권 자체가 안 나왔어야 했는데 싶습니다.
시리즈 중 제일 평점이 낮더니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다른 분들은, 남주인 츠카사의 '제한적' 상황 때문에 별로 안 내켜하는 듯 했지만.
저는 츠카사가 식신이고 뭐고 시간이 어떻고 저떻고를 넘어서서, 즐병신 짓을 이야기 내내 반복하던 아키를 용서하기가 어려워서, 이번 이야기가 죽자고 싫었습니다.
하필이며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여주 스타일을 담습하고 있었네요.
전 권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비록 어둡고 침침하고 신의 연정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긴 했지만, 근본은 착한 아이에 츠카사가 좋아서 봐줄 수 있었는데!.
넌 정말 안될 녀석이다... 츠카사, 그냥 승화해버려...(야)

저번 권 끝에서 대략 한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상태에서 이어집니다.
츠카사가 자신의 곁에 돌아온 것은 좋으나, 식신도. 인간도 아닌 지금의 그의 불안정한 위치를 무서워하는 아키.
'유이'와 같은 식술을 사용하는 '신'에게서, 자세한 식술의 방법을 배우려 하지만. 신의 입장에선 자신의 눈 앞에서 연적을 도우려는 것과 같은 이치이고.
그 때 신과 같은 식술을 배웠던 동료라는 청년 '요우'가 나타나, 아키는 그에게 들르며 식술을 배우게 됩니다...

주인공인 아키는, 처음 10여 페이지 부터 후반부 250여 페이지까지. 쉴 새 없고 끊임없이 삽질 합니다.
자기 무덤을 파는것도 모잘라, 원흉을 끌어오고. 연인 말은 안듣고 원흉만 의지하다가,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고 종국에는 거의 죽기 일보직전 까지 가지요.
다 자업자득. 후반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저는 '그것보다 니 어리석음을 더 반성해 이 기집애야'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내가 매정한게 아니야. 이게 바보같은 거지-_-.
후반 들어서 밝혀지는 거지만, '요우'는 식신이 되기 전의 '츠카사의 과거'와 얽혀있는 인물로. 그와 깊은 원한 관계였지요.
츠카사는 처음부터 요우를 의심하고 격렬히 증오하지만, 아키는 자신에게 친절히 대해주는 그의 '연기'에 속아 넘어간지 오래.
그를 감싸고 의심따위 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그의 거짓에 완벽히 속아 넘어가 츠카사와 틀어지게 됩니다.

초반부터 하지말라는 주위 말을 죽자고 안 듣고 지 맘대로 움직이는 기집애를 보면서 승질 내다가.
중반, 요우가 죽었다는 거짓말과 함께 그를 식신으로 되살리려는 계획 등에 그대로 말려드는거 보면서. 그 때 부터 본격적으로 욕을 하기 시작했다죠. 진짜 다시 생각해도 뭐 이런 바보같은...-_-.
뭐, 그 때에는 츠카사나 신도 속아 넘어갔으니 봐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이 제대로 문제.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요우가 자신 편인 소녀 '우키하'로 이간질을 시킬 때.
츠카사의 말은 믿지 않고, 요우의 말에 흔들리고 자신이 본 '상황'에 넘어가 결국 잘못을 저지르고 맙니다.
.... 진짜, 책 속으로 뛰어들어가서 정신 좀 차리게 수십 대쯤 휘갈기고 싶었어요. 아 왜 이럴때 란이 없는거냐고. 란이 있었음 좀 정신좀 차렸을 지도 모르는데!.

그러다 결국, 요우의 덫에 완벽히 걸려들어 독에 당하게 되고, 거의 목숨이 간당간당할 지경까지 가지요.
그걸 또 살릴꺼라고 신과 츠카사가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이러다 에필로그.
정말이지, 신도 츠카사도. 저 바보를 계속 마음에 두고 있는게 신기해 보였습니다. 특히 츠카사.
좋은게 좋은거라고, 신과 츠카사의 사이도 누그러지고 ㄱ삽질을 거듭하던 메인 커플의 오해도 풀리게 되지만.
그.래.도. 저는 아키를 봐주기가 힘드네요.
사실, 2권까지는 정말 베스트 수준에 오를 정도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시리즈니 만큼.
애가 다 망친거 같아서 아주 기분이 드럽습니다.
배경 설정 다 알고 나니, 쉽게 읽히는건 시리즈 중 제일이였지만, 다른 의미로 책장이 안 넘어가서 고생했어요. 조금 읽다가 분통 터트리면서 접고. 조금 읽다가 욕하면서 책상위로 내던지고...뭐 요런식.

이런 못된 심보를 품으면 안되겠지만;. 사실 이쯤 되면 츠카사에게 완벽한 해결책이 남지 않은 채.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정해져있는 관계가 그녀에 대한 벌이 되었으면 싶었습니다.
서로 마음을 털어놓고,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는둥 어쩌고 있지만. 그게 말이 쉽지.
몇 년 후에 실제로 츠카사가 사라질 때가 되었을 때 그렇게 태연하게 있을 순 없을껄? 흥=_=.
그리고, 신에게는 '얼릉 정신 차리렴' 라고 충고해 주겠어요.
너 정도의 남자에겐 더 어울리는 짝이 있을 꺼야!. 츠카사는 이미 수렁에 빠져서(<-) 어쩔 수 없지만, 너라도 헤어나오렴....! (간절).

...자세한 내용보다는, 한탄과 분노와 짜증만 가득한 감상 포스트였습니다.
혹시라도 이거 읽어보실 분이 계시다면. 될 수 있는한 2권까지만 보시길 바랄께요. 거기까지만 봐도 충분히 끝 맺기는 하니깐요.
이번 3권에, 조금이라도 달달함을 원하셨다면 그런 기대는 버리시라고 말씀드리는 한편, 오히려 생각치도 못했던 분노만 얻게 되실거라고 말씀드립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내 기대를 돌려줘 OTL.


마지막으로 나가노 미즈키상.
.......................... 저 한테 왜 이러세요? =_=.


읽은 날짜 : 2011년 10월 29일


제목: 真紅の式使い - 幻影の帝、寵愛の君
작가: 永野 水貴
출판사: 일신사 아이리스 문고 (2009/10/20)

-줄거리-

사랑하는 '식신' 츠카사를 '승화 '시킨 아키. 3개월이 흘러도, 그에 대한 연정과 그리움에 붙잡혀 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그녀 앞에, 츠카사를 꼭 닮은...그러나, 그와 정 반대인 청년 '신'이 나타납니다. 수도에 존재하는 식신사들과 전혀 다른 '식술'을 사용하는 그는, 아키가 지니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눈치채고는, 반 강제적으로 납치해오지요. 그에게 이끌려, 비워져 있는 '천제'의 자리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천제 후보들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는 아키. 어린 소년이지만, 굳은 의지와 올바른 심성을 지닌 '슌코우'를 지지하게 된 그녀는, 곧 신을 비롯한 그의 동료들이 사용하는 특이한 '식술'의 존재를 알게 되고, 덩달아 그녀 자신도 몰랐던 스스로의 능력을 깨우치게 됩니다. 그러다, 강압적이고 쌀쌀맞은 신에게서 타인을 위하는 상냥함을 발견하게 되는 아키. 츠카사에 대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그녀에게, 연정을 더해오는 신... 이렇게 얽히고 섥힌 관계는 생각치도 못했던 인물의 배신과 함께 등장한 '흑의의 식신'에 의해 더욱 더 헝클어지게 되는데...
                                                                                                                평점 : ★★★★

시리즈 2권재인 '진홍의 식신사 - 환영의 황제, 총애의 그대' 감상입니다.

이어서 읽은 2권.
솔직히; 전 권보다 훨씬 더 어둠침침한 분위기에 당황하면서 읽었습니다.
아니; 전 권 끝이 끝이니만큼,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긴 한데. 이정도일 줄이야!.
천성이 어둡고 소심한 녀석이 주인공일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 없이 바닥을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어요.
...물론, 그렇게 가볍게 흘러갈 만한 전개 자체가 불가능한 시리즈이긴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직 괴로움과 연정, 외로움과 고통속에 묶여있는 아키의 시점에서 줄~곧 전개되는 덕분에.
읽는 이 쪽 마저도 속이 답답해져 올 정도로 짙은 감정을 맛보게 됩니다.
무슨 15세 먹은 기집애가 이렇게도 도로도로한 연정을 담고 있느냐 이 말이죠. 외곩수라서 그런건가? 그런건가?!;.
거기다, 전반적으로 전 권에 비해서 더욱 더 '연정'에 집중이 되어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더 했습니다.
큰 줄기는, 새로운 '천제' 후보들의 대립에 얽혀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진행은 모두 '깊은 연정'.
아키와 츠카사는 물론, 새로 등장한 남조에 심지어 악역까지.
모두 단 하나만을 바라보는 외곬수에 지독시리 깊은 연정 하나로 움직이는 녀석들이였어요.
정말, 농담아니고 저는 국내 로설 읽는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여성향 라노베에서 이렇게까지 연애 감정 하나로 목매며 나아가는 이야기도 드물건데 말이죠.
솔직히, 식신이며 식신사며, 천제 후보들간의 대립이며 뭐며.
나오는 등장인물 들의 감정...'사랑'에 비하면 하나같이 쩌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정도로, 연애 하나로 살아가는 녀석들의. 진흙탕 같은 전개 투성이였습니다.... 아 어둡다 어두워;.

이야기는 전 권 라스트에서 바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츠카사가 되돌아 온줄 알고 '그'에게 안긴 아키는, 곧 그가 츠카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츠카사와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속은 전혀 다른 오만한 남자 '신'.
기본이 뛰어난 식신사에, 일반 식신사들과 다른 '식술'을 사용하는 강한 능력을 지닌 그는, 아키의 숨겨져있는 능력... '어떤 식신이든 승화 시키는 능력'을 눈치채고, 그녀를 자신들의 동료로 끌어들이지요.
여기서 처음 알게 된 아키의 특별한 능력.
저번 권에서는 언급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전혀 신경도 안썼던 그 것은.
확실히, 전 권 라스트에서 '모토이'를 승화 시킬 때 나타난 것이였었습니다.
이제와서 안 거지만, 식신사가 식신을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의 식신' 만이 가능한 능력이라네요.
그러나 아키는 그런 원칙과 상관 없이, 어떤 식신이라도 승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천제 후보들끼리 대립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식신사들 끼리의 대립이기 때문에, 아키의 이런 능력은 큰 전력이 되지요.

그렇게 반 강제적으로 신 들에게 이끌려 '슌코우'의 식신사가 된 아키.
나이는 어리지만, 책임감 강하고 타인을 위할 줄 아는 배려가 있는 황족 소년에게 끌린 아키는, 진심으로 그를 지켜주기로 마음먹게 됩니다만.
후반부, 동료라고 믿었던 '인물'의 배신에 의해 사태는 급변.
거기다, 그 인물... 신의 동료이자 여자 식신사인 '유이'가 데려온 식신은 '츠카사'....라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상황에 직면하게 되지요...

천제 후보들간의 대립은 둘째치고.
이야기 내내 아키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끈적끈적하게 느껴질 정도로 깊은 츠카사에 대한 연정이 계속 드러납니다. 솔직히, 이쯤 되면 확실한 '미련'이라고 불리울 정도라지요.
이미 죽었고, 자신의 손으로 승화 시킨 것도 알고 있고. 아무리 그리워해도 평생 볼 수 없는 것도 알고 있지만. 차라리 따라 죽어도 상관 없을 정도로 잊을 수 없는 사람.
그 지독한 그리움이 아키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계속.
그리고, 처음에는 그런 아키의 마음을 멸시하고 싫어하던 '신'
끊어버리고 싶었던 과거와 겹쳐보이는 아키의 마음을 미워하면서도, 점점 그녀에게 끌려가고.
결국에는 확실한 연정으로 이어지는 신의 마음도, 그의 시점이 빈번해서 자주 볼 수 있었거든요.
아키는 츠카사에게. 신은 아키에게. 이렇게 서로 보답받지 못하는 마음을 줄곧 안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아키는 타인의 감정에 둔해서 신의 마음도 눈치채지 못하거든요. 저렇게 확실한데!!;.
그래도, 아키 역시 신의 서투른 상냥함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그를 달리 보게 되고.....
제 생각이지만. 이 이야기에서 더이상 츠카사가 나오지 않았다면. 신이 2번째 남주로서 활약(?)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존재감 있는 녀석이였습니다.
랄까, 신이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진짜 몇 년은 걸렸을 지언정. 아키의 마음을 갖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정도로 비중감 있게 그려주신 작가분이 살짝 원망스러워 지기도 합니다.(먼눈).

어쨌거나, 이 이야기의 남주는 츠카사.
후반부...진짜 후반부.... 진짜 내가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ㅋ.
이야기가 280여 페이지의 분량인데, 그 중 3분의 2가 흘러가야 츠카사가 등장하거든요.
180페이지 쯤 가야 나와요. 남주가 이래도 돼? ㅋㅋㅋㅋ
그 외의 비중은 죄다 신과 아키의 이야기라서... 일웹 곳곳을 돌아다녀 보면, 이번 2권의 전개를 납득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 정도로 신의 비중이 높아서 그랬을 겁니다. (물론 엔딩도 어느정도 연관되었겠지만).
그렇게 늦게 나온 주제에, 츠카사는 '유이'의 식신이 되어 아키를 전혀 못 알아보는 상태.
심지어 유이의 명령으로 아키를 상처입히기 까지 하지요. ㅎㄷㄷ.

여기서 등장하는 의문. 이미 승화당한 츠카사가 어떻게 되돌아 올 수 있었는지는.
모두, 신과 유이등의 동료들이 터득한 독특한 '식술'에 의해서 입니다.
아키를 비롯한 도읍의 식신사들은 모두 '유품'에 남아있는 혼을 소환해 식신을 만들지만, 신 들은 죽은 직 후의 '시신'에서 직접 식신을 만들지요.
즉, 영혼의 남은 '조각'으로서 불러내는게 아닌 '거의 대부분의 영혼'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식신 소환이 가능하다는 것.
이런 경우로 태어난 식신은 능력과 신체 특성상, '거의' 인간에 가까운 무적의 존재인 데다가.
무엇보다, 보통 한 달이면 수명이 다하는 다른 식신과 달리 1년 이상도 버틸 수 있게 됩니다.
신을 배신한 유이가, 츠카사를 식신으로 만든 것도 이런 식술을 이용한 데다가.
신들이 줄곧 찾고 있었던 '결정'의 힘을 더해서, 완전 무결한 존재로 츠카사를 되돌려 낸 것이라지요.

어쨌거나, 유이에 의해 '소생'한 츠카사는 의지를 상실한 채 유이에게 절대 충성인 '식신' 그 자체.
아키를 몰라보고 상처입히는 것도 모잘라, 살육도 마다치 않는 유이의 계략도 돕지요.
그리고 그런 츠카사의 존재를 알고, 마음에 상처를 입고 흔들리면서도 그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키....... 그런 그녀를 부추기며 츠카사의 존재를 미워하는 신.

이건 뭐... 신 -> 아키 <-> 츠카사 <- 유이.
요렇게 복잡한 4각 관계가 성립되는 겁니다. 또, 각자 하나같이 남 말은 안듣고(?) 자기 연정 만을 중요시하는 얘들이라서 말이죠;.
그나마 아키와 츠카사는 도리와 원칙을 아는 쪽이라 다행이지만.. 아니 신까지 포함해서 다행이지만. 유이는 정말;.
이번 권의 악역 답게, 참 바닥까지 치달아 주거든요. 이거야 말로 '미친 연정' 그 자체.
사랑 하나로 몸과 마음을 부서트리는 그 집착이 굉장했어요.
그리고, 아키가 조금만 더 자신을 잃어버리고 양심을 버렸다면, 이렇게 되어버렸을 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존재이기도 했고.

그런 그녀의 집념에 의해 츠카사는 되돌아 왔고.
비록 한 때 나마 의지를 잃고 아키를 다치게 하고 종국에는 죽일 뻔도 했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와 마음으로 제 정신을 되돌립니다.
이 후의 결말은... 안됬기도 하고 자업 자득이기도 한. 그런 클라이막스로 흘러가지요.
그리고 마지막.
또다시 츠카사를 승화시켜야 한다는 상황에 맞딱들인 아키와 츠카사. 그리고 그것을 종용하는 신.
이 세 사람의 감정이 휘몰아치는 씬이 이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 제일 좋았습니다. 시종일관 어둡고 침울해서 답답해하며 읽어 내렸던(물론 재밌기도 했지만) 보상을 한꺼번에 받는듯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여기서.
1,2권 통틀어 거의 전무했던 츠카사의 시점이 나오는데, 그것도 아주 절실하게. 진짜 아키를 향하는, 아키에게도 지지 않는 강한 연정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정말 대박.
2권 내내 아키와 신의 감정 전개에 막판에는 유이의 미친 연정에 덮인 듯했던 츠카사의 '진짜 마음'이 여기서 다 드러나면서. 완전 가슴이 먹먹해 졌습니다.
거기에 신에 대한 확실한 질투도 섞여있는게 또 포인트구요. 이런 전개 좋다능! <-



본인들은 매우 심각하고, 특히 신의 경우.. 진짜 읽는 이쪽이 다 마음 아플 정도로 힘든 상황이긴 한데..
신을 생각하면 좋아하는게 미안할 정도긴 한데!. 그래도 두 사람이 확실히 서로를 바라보는 그 순간이 또 그렇게 좋을 수 없더군요.
막 발 동동구르면서 좋아하다가, 신을 생각하면 또 먹먹해지고.
여튼, 감정 소모가 격렬했던 클라이막스 였습니다.
다시금, 나기노상의 필력에 감탄, 또 감탄했었어요. 왠만큼 글 잘쓰는 국내 로설 작가분에게도 밀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야기 내내 활약하다가, 결국에는 보답받지 못하게 된 신.
그렇게 사라지는가 했더니, 에필로그 때 다시 나타나 '굴하지 않는 연정'을 보여줍니다.
이건 진짜 뭐 ㅋㅋㅋㅋㅋ.
철저하게 메인 커플 지상주의인 저도, 솔직히 이 엔딩을 마냥 덮어놓고 좋아하기가 좀 뭐했어요.
사실, 깔끔하게 끝내고자 한다면 신이 남주로서 나가야 맞는거긴 합니다.
츠카사가 돌아왔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죽은 몸'이고. 지금 제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저 몸이 평생 갈지 어떨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언제까지고 죽은 사람...랄까 돌아왔으니 이 경우는 음...;;
그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정해진 시간' 뿐이라도 좋다는 사랑이라.
과연 이게 행복인지 어떤지 말이죠?. 본인들이 스스로 정한 거고. 거기까지 아키나 츠카사가 엄청나게 힘들어했던 것도 알고. 조금이라도 이기적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도 알겠지만.
이게 과연 진짜 행복인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신의 마음도 보통이 아닌데다가, 그 하고라면 아키도 행복해 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버릴 수 없구요.
아 골치 아파...OTL.
이런 결말 때문에 일웹 곳곳에서 평이 분분한 후속이였습니다.
저야 본인들이 행복하다면 그것도 좋을지 모른다...라는 마음이 거의 80% 정도라(남은 20은...;;), 이런 결말도 마음에 들긴 했습니다만. 아닌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테지요.
이것 참... 설정이 설정이니 만큼 덮어놓고 기뻐하기도 무엇하네요 ^^;.

어쨌거나, 다시금 함께 있을 수 있게 된 아키와 츠카사.
이런 두 사람의 마지막 이야기가, 다음 권 3권에서 끝이 난다고 합니다.
지금의 애매모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엔딩인지 어떤지. 자세한건 읽어보고 결정해 봐야겠어요.
내내 떨어져있다가 막판에 들러붙게 된 이번 권과 달리, 다음 이야기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라고 하니까 어느정도 당도도 올라갔...겠지요?.
끝 부분, 아닌 척, 츠카사도 '남자'라서 아키에 대한 연정에 격렬한 태도도 보여주던데.
다음에는 더 적극적인 그를 기대해 보렵니다. 짐승남이 되어라 츠카사!... 신의 반 정도만이라도 따라가봐!!! <-


....... 우와, 다 쓰고보니 리뷰 긴 것 좀 봐라? ㅋㅋㅋㅋㅋ 발번역 까지 포함하니 1권보다 더 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 ....OTL.


읽은 날짜 : 2011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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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真紅の式使い
작가: 永野 水貴
출판사: 일신사 아이리스 문고 (2009/05/20)

-줄거리-

'요에이'국의 화려하고 거대한 수도 '아마츠미야코'. 올해 15세로, '식신사'의 능력을 지닌 소녀 '아키'는, 한때 소꿉 친구이자 식신사 동문 이였고. 지금은 유일 무이의 '천제'가 된 청년 '모토이'의 강제적인 구혼을 매번 피하고 있습니다. 고아인 그녀에게 있어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스승을 '죽인' 모토이는 적. 그런 그의 요구를 거절하기 위해 아키는 한달 후, 그와 '대결'을 약속하지만, 뛰어난 식신사인 모토이에 비해, 한번도 식신을 불러올 수 없었던 뒤떨어진 아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승리. 그러던 때에, 그녀는 어느 폐쇄된 절간에서 한 '검'을 발견하게 되고, 그 검에 새겨진 영혼을 불러내 '식신'으로 삼는 것에 성공하게 됩니다. 아키의 앞에 나타난, 빼어난 미모에 강대한 능력을 지닌 식신 '츠카사'. 한달 후의 대결에 그의 힘을 빌리는 대신, 그를 '승화'시켜주려는 아키였지만, 정작 츠카사는 생전의 기억이 전무 해, 쉽사리 일이 진행되질 않지요. 수행에 힘쓰는 틈틈히 츠카사의 기억을 되찾으려 노력하면서 함께 지내게 되는 두 사람. 이윽고 아키는, 처음으로 자신의 곁에서 남아 따뜻함을 주는 츠카사의 존재에 강하게 이끌리게 되는데...
                                                                                                                평점 : ★★★★

아이리스에서 3권으로 완결난 시리즈 1권 '진홍의 식신사' 감상입니다.

아이리스 문고에서 나름 초창기에 나와, 3권으로 완결.
그 후 같은 세계관으로 스핀오프 작(?)이 1권 더 해서 이걸 포함하면 총 4권으로 보면 되는 시리즈입니다.
독특한 배경도 그렇고, 진짜 눈이 부실 정도로 예쁜 마스다 메구미상의 삽화까지 더해져서, 상당히 기대를 하면서 질렀었던 작품이였습니다만.
... 뭐, 이건 공공연히 다 알려진 거라서 말하는건데. 저는 이거 잡기 전에 이 시리즈는 대놓고 '새드'라고 믿고 있었거든요.
워낙 1권 완결이 많은 아이리스 인지라, 이것도 이 한 권만 보면 분명 새드라는 평들이 있어서, 사놓고 '우와 OTL' 좌절 모드였었던게 엊그제 일 처럼 생생합니다;.
무엇보다, 남주인 츠카사가 '처음부터 죽어있는 사람'이니깐요. 연애가 제대로 성립이 되겠어?; 하고 애시당초 포기하고 있었다지요.
그 후 2권이 나오고 또 3권이 나오길래, 어라? 싶었더니... 3권 완결 후에 본 평도 좀 미묘.
결국 새드냐 해피냐, 어느 쪽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 방치하게 되었다지요;.
그러다가, 시리즈가 완결난지 1년 반이 넘게 지난 지금에서야 잡아서 읽었습니다..... 이 1권이 나온지는 2년이 됬네요 벌써;.

솔직히, 읽으면서도 한 60여 페이지 까지는 진짜 한 수십번 넘게 '이거 덮고 딴거 읽어 말어?' 하고 고민했었습니다.
독특한 배경 설정에 쉽게 익숙해지기 어려웠던 것도 있고, 작가분인 나가노상. 필력이 좋으신건 인정하지만, 외국인에게 참 불친절한 한자들을 남발해 주신것도 어려웠구요.
무엇보다, 이야기 내내 감도는 침중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진짜.
주인공인 아키는 물론, 남주인 츠카사. 조역인 모토이 까지... 아니, 그 외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거의 90% 이상이 죄다 어둡고 힘든 과거와 상처를 지닌 인물들 투성이여서, 작품 전체의 분위기는 굉장히 가라앉아 있습니다.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어두운 이야기까지 읽으니, 죽자고 책장이 안넘어 가더군요...;
그래도 읽기 시작한거, 인내를 갖고 읽자! 싶어서 계속 읽다보니, 일웹에서 계속 칭찬 중인 나가노상의 '빠져들게 만드는 필력'과 전개가 보이기 시작했고. 거기에 주인공 두 사람의, 더디지만 확실히 가까워지는 거리감도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그 때부터 이야기에 흥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겨우;.

사실, 감상을 쓰는 지금도 이 이야기에 별 4개를 주는게 맞는지 어떤지 조금 헷갈리고 있어요.
분위기도 그렇고 전개도 그렇고, 등장 인물들 모두가 바닥까지 치닫는 배경 설정도 불편하기 그지 없는데.
...그래도, 확실히 빠져서 읽게 되는 매력은 있는 작품이라는거 인정 안 할 수가 없겠더군요.
무엇보다, 이거 읽으면서 총 3번이나 울었단 말이죠 제가.... 여성향 라노베 읽으면서 운 적이 거의 없는데!.
그것도, 주로 남주가 뼈져리게 후회하면서 가슴 칠 때 거기에 공감해서 우는거 외에는 없었던 내가!. 아키나 츠카사, 모토이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울게 될 줄이야!....
살다살다, 얘들이 불쌍해서 울어본적은 처음이예요. 이정도로 얘들을 불쌍하게 만들어 주신 작가분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쿨럭;

...어째 본편 애기보다 잡설이 더 길어지네요.

주인공인 아키, 15세. [각주:1]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식신사로서 살아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동물의 식신 하나도 다루지 못할 정도로 능력이 뒤떨어진 소녀 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끝없이 집착하는, 나라의 천제 '모토이'.
전 천제의 먼 친척으로, 인근 황족과 귀족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하는 묘한 사건 이래, 천제가 된 청년인 그는, 아키의 소꿉친구 이자 아키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지닌 식신사 입니다.
자신의 눈 앞에서 스승을 죽였던 모토이를 도저히 용서 할 수 없는 아키는, 자신을 향한 그의 집착을 피하고자, 무모한 '대결'을 신청하게 되고.
손톱 만큼의 승산도 없었던 아키였으나, 수도의 변방에 떨어져 있던 폐쇄된 절에서. 그녀의 유일 무이한 식신 '츠카사'를 만나게 되지요...

일단 기본 설정으로서 '식신'과 '식신사'가 있는데.
이 이야기의 '식신'은, 세상에 떠도는 '미련을 남긴 영혼'을 주술로 불러내어, 한시적으로 육체와 강대한 힘을 지니게 되는 생명체를 뜻합니다.
그리고 식신사는 타고난 '영능력'으로, 떠도는 영혼에게 주술로서 힘을 부여해, '전속 식신'을 만들어 그들을 부릴 수 있는 능력자들 이지요.
식신은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특유의 특출난 능력으로 '식신사'를 도와주는 대신, 그들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게 만든 '미련'을 풀어주고 그들의 영혼을 '승화'시켜주는게 식신사의 도리.
식신과 식신사는 이러한 '계약'을 통해서 맺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계약을 맺을 때, 식신사의 몸에 있는 개개인의 다 다른 '증인(문양)'이, 식신의 육체에 나타나는 것으로 소유의 표식을 알 수 있지요. [각주:2]
대신, 어떤 강대한 능력을 지닌 식신이라도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한달 안 밖.
그 안에 제대로 미련을 풀어 '승화'되지 못하면, 환생조차 불가능한 영혼의 소멸이 기다리고 있지요.
그리고, 악한 마음을 먹은 식신사들은 이러한 식신들을 일부러 풀어주지 않아 '폭주'시키게 만든다거나.
이야기 전체에 식신과 식신사들이 판을 치다보니, 갖가지 능력과 술법. 여러 형태의 식신의 결말등을 볼 수 있는데 솔직히, 다 이해하기도 벅찬 것들이 많았습니다.
읽을 때 그 때 당시에는 이해가 되는데, 거길 지나고 보면 까먹게 된다지요.
워낙 특유 설정들이 많다보니 도저히 다 외울수가 없었어...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회피중)

어쨌든, 이런 설정들을 두고.
아키와 모토이의 관계. 상냥했던 소꿉친구가 급변해 버린 이유, 츠카사의 과거. 모토이가 스승을 죽였던 이유... 그리고 아키의 가슴 아픈 과거와 그녀의 출생의 비밀 등.
설정까지 골아픈데, 요런식으로 등장 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가 튀어나와서 또 골머리 앓게 만듭니다.
가장 중점으로는 츠카사의 과거와 모토이의 비밀 정도인데.
이 두 가지는 물론, 위에 열거했던 수수께끼 들도 모두 하나로 뭉쳐서 풀리거든요.
특히 츠카사와 모토이의 관계는 진짜 생각치도 못했던 반전이 튀어나와서, 후반부 거기가 밝혀질 때 진심으로 기막혔었습니다.
거기다, 읽으면 읽을 수록. 아키가 불쌍한지 모토이가 불쌍한지 츠카사가 불쌍한지. 아니, 셋 중 누가 더 불쌍하냐 물어보면 도저히 답할 수 없을 정도로 셋다 모두 불쌍하기 그지 없었던 전개가 마구마구 튀어나오는데 말이죠.
아 진짜 힘들어서 OTL.
중 후반부 쯤, 아키가 숨기려 했던 과거가 밝혀지는 씬에서, 사무실에서 아무도 없는걸 핑계로 좀 울어버렸단 말이죠.
목에서 피가 나는 심정일 텐데, 그걸 또 담담하게 말하는 아키가 너무 가슴 아팠고. 거기까지 의도치 않게 몰아붙인 츠카사도 안됬고...
그 후, 바로 '대결'로 이어져서 츠카사가 소멸 될 뻔 하는 등. 긴박한 상황으로 휘몰아치면서 좀 진정되는가 했더니.
후반부. 기억을 되찾은 츠카사와 폭주하기 시작한 모토이의 대결에서 밝혀지는 이야기들이... 아놔 나가노상 독자들 괴롭히는데 맛 들이셨나? 싶을 정도로 힘든 시츄가 나오지 말입니다?

분명 악역인데, 왠만한 피해자 뺨치게 처절한 모토이도. 그에 휘말려서 편하지도 못했던 인생, 원치도 않은 죽임까지 당해야 했던 츠카사의 고통도.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더 아픈 아키의 괴로움도.
... 이 감상을 쓰는 지금도,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힘든 씬이 였어요. 본인들 만큼이야 하겠냐만은.
거기다, 이 후의 클라이막스 씬은... 또다시 눈물 바다.
작가분의 필력에 세삼 감탄한 것도 여기였습니다. ... 읽을 당시에는 우느라고 제대로 음미(?)하지도 못했었지만.

모든 일의 발단이 되었던 '두 사람'의 재회도. 그 후, 아키의 손에 의해 승화 된 모토이도 엄청나게 슬펐는데.... 끝, 결말을 알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보고싶지 않았던 츠카사와의 이별 씬.
삽화까지 나오면서 진짜 가슴이 턱 막히게 만들더군요.
츠카사도 그렇지만, 남은 아키가 얼마나 안되어 보였던지.
사는것 보다 죽음을 더 원할 정도로 처절하게 고독한 아키였던 만큼. 따뜻함과 상냥함. 연정을 안겨준 츠카사의 존재는 더 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이였지요.
보기 흉하게 발악해서라도 그를 붙잡아 두고 싶었고. 혼자 남을 바에는 차라리 죽어서 뒤를 따르고 싶었지만. 두 가지 다 아키에게는 불가능 한 일. 츠카사는 포함한, 그녀를 위했던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안됬던 겁니다.
결국, 아키는 마지막에 가서야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그녀를 '묶어두고 싶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말하지 않고 가려던 츠카사도 마음을 밝히면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지요.
아키가 츠카사를 '승화' 시킬 때의 대사가, 몇 번 봤는데도 이 때 처럼 절절하게 보였던 적이 없었습니다.
쓰면서도 떠오르니까 또다시 눈물만 ㅠ_ㅠ...


그 후 에필로그에서 나온 제일 마지막 한 줄이, 대부분 일웹 감상들에서 찬반이 갈렸던 부분이였다지요.
이것 때문에 이 이야기가 해피냐 새드냐로 의견이 분분했었달까요?.
츠카사의 '귀환'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였거든요.
아마 2권을 보지 않고 실시간으로 따라갔었다면, 저도 이 부분을 이해 못해서 고민 좀 했을 겁니다.
지금 제 수중엔 2권이 있으니, 어떤 내용으로 이어지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정말.

확실한 건, 모토이는 나오지 않을 거라는거.
하긴, 계속 괴로워했던 그가 다시 나와서 힘들어지는 건 보고싶지 않으니 어느 의미 다행이긴 합니다.
그리고 연애 지상주의인 저로서는, 메인 커플이 다시 어떻게 맺어질 건지. 거기에 기대를 걸고 있어요.
아픈 과거는 접어두고라도, 함께 있을 '이유'가 충분한 두 사람이니, 부디 좋은 전개가 나오길 바랍니다.

이어서 2권으로 넘어갑니다!


읽은 날짜 : 2011년 10월 24일


PS 1... 아이리스 문고에 공식 페이지는 '이쪽'.
나가노상이 개인 홈피에 만든 공식 페이지는 '
이쪽' 입니다.
특히 나가노상이 만든 홈피에 가보면, 마스다상이 보내주신 등장 인물들의 러프화가 있는데, 이게 진국입니다. 진짜로, 이걸 보기 위해서라도 꼭 들러 보시길!




  1. 이 시대에서 15세면 성인입니다 [본문으로]
  2. 표지에서 츠카사의 뺨에 나타나 있는 붉은 꽃 문양이 바로 그 것. 아키의 손등에 있는 겁니다. [본문으로]
 

제목: 幽霊伯爵の花嫁
작가: 宮野 美嘉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06/24)

-줄거리-

지금은 멸문당한 후작 가문의 피를 이은 17세 소녀 '사아라'. 히르베르트 가에 거둬져, 그집 후계자인 청년 '카인'과도 약혼 관계였었지만, 그들의 당주격인 공작의 명에 의해 약혼은 파기. 사아라는 '유령 백작'으로 악명이 자자한 북부의 '코르든' 백작 '제이크'에게 강제적으로 시집가게 됩니다. 유령 백작이라는 아명도 그렇거니와, 사아라 이전에 이미 16명의 부인이 시집 왔다가 사라졌다는 소문까지 도는 백작 제이크.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아라는, 오히려 무뚝뚝하고 차가운 무표정의 제이크를 '마음에 들어 하지요'. 그녀에게 무 반응인 남편과 그의 친척이라는 '에리오스'. 몇 없는 하인들까지 박대하는 상황에서, 사아라는 생각치도 못했던 '방문자'를 통해 저택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평점 : ★★★☆

신인 작가분 '미야노 미카'상의 작품, '유령 백작의 신부' 감상입니다.

미야노상은, 제 5회 소학관 라이트노벨 대상에서 '루루루상&독자상'을 수상하여 등단하신 분으로, 이 작품이 해당작이지요.
루루루 문고에서는 꽤 높은 평을 받고 있는 신작으로, 이번달 후반에 2권 발매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읽은 분들도 많고, 감상 평도 대부분 호평 일색인 작품.
확실히, 여러모로 특이한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지만 어색하거나 부족함 없이 술술 읽혀내려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개성이 넘치는 주인공 하나로서 올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게 됩니다.
지금까지 보기 힘든 타입의 여주인 만큼, 그 특이성에서 더 눈이 가게 되네요^^


여주인공인 사아라의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옆 나라와의 전쟁 중 집안이 멸문 당하고, 모든 가족들은 몰살.
혼자 살아남은 사아라는 어머니쪽 친척인 히르베르트 가에 맡겨져 성장하며, 그집 아들인 '카인'과도 약혼 관계를 맺게 되지요.
그러나, 사아라와도 면식이 있는 공작의 요청으로 약혼은 파기. 유령 백작으로 악명이 드높은 제이크 코르든 백작에게 시집가게 되니다.
자신을 눈꼽만큼도 환영하지 않아보이는 남편과 하인들 속에서 태연자약하게 지내며 매일을 보내는 사아라................그리고 여기서 부터 그녀의 진가가 드러나는 겁니다.

제가 본 소설 중에서 이런 여주는 아마 처음이였어요.
그녀는 강했습니다. 육체적으로 강하다는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무진장 강했습니다.
강하다 못해 '복흑' 이였어요. 여주인데 '복흑'.
계산적이고 약삭빠르고 받은 만큼 되돌려 주며, 웃으며 진솔한(그러나 독설) 대사로 상대방을 겁에 질리게 하는 대차고 강한 사아라.
거기다, 덤으로 보는 사람들이 넋이 빠지게끔 아름다운 미모마저도 그녀에겐 '무기'.
모든 것을 잃고 달랑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는 그녀에게 더 없이 이용가치가 높은 무기 라지요.
이야기 내내 자신의 미모를 참 적절히 활용하는 사아라를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은근히 빵 터집니다.
그리고 속이 시원했어요. 미모로 사람 현혹시키려 드느냐 어쩌냐 대드는(?) 에리오스에게 '제가 아름다운건 사실이니깐요.' 하고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미소로 응수하는 모습 등.
얼마나 뻔뻔하고 대찬지!.
숨기고, 빼고, 겸손하고. 이런 종류의 단어들은 그녀의 사전에 전혀 없는겁니다. 본인도 인정하고.
거기다 그녀의 진가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였어요.

유령 백작의 명성 그대로, 코르든 백작가는 정말 유령 천지.
대대로 영능력을 지닌 채,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유령들을 집안의 결계 안에 가둔 채 밤마다 그들을 다스리는 '묘지기'를 수행해온게 코르든 백작가 이지요.
시집온 첫 날 부터 시작해 밤이면 밤마다 갖가지 종류(?)의 유령들이 그녀의 방에 나타나 놀래키고 심지어 목도 조르려 드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그렇지만, 우리의 사아라는 보통의 반응 따위 쉽사리 보여주질 않는 여주였습니다.
정체가 유령이든 뭐든 털끝 만큼의 공포심도 없이, '어떻게 레이디의 방에 야밤에 무단 침입을 할 수 있는거죠? 이런 무례한!'. ...요러며, 그 때 마다 미소 속에 칼을 품은 채, 대차게 설교하며 유령들의 기를 꺾는 겁니다 ㅋㅋㅋㅋ.
오랫동안 노력해서 점술과 주술을 겨우 몸에 익혀 유령들을 굴복시키는게 코르든 집안의 능력인데도, 아무런 힘도 없는 사아라는 오로지 기백과 강한 정신으로 유령들을 다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지요.
처음에는 지금까지의 신부들 처럼 무서워하며 저택을 떠날 꺼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보통 상식에서 벗어난 새 신부' 사아라 앞에서 수시로 뻥지며 당황해 합니다.
그리고 읽는 저는 재밌어 죽고요.^^
말 하는거 하나하나 부터 실제로 움직이는 것 까지.
진짜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딛으면 되게 싹아지 없어 보이고 끝내주게 못되 보일지도 모르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사아라는 안그래요.
기본 적으로 자기 중심적이라, 남의 말도 안듣고 한 두어번 사고도 치는데, 그게 거슬려 보이지 않는 주인공이였습니다. 그리고 뭐, 후반은 그녀보다는 제이크가 잘못이였고^^;.

'묘지기'로서 살아가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감정을 죽여온' 제이크.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무표정의 가면을 쓰고 그 누구에게도 간파당한 적이 없는 그 였지만.
사아라는 처음 본 순간부터 그의 숨겨진 상냥함과 따뜻함을 알아채게 되고, 그에게 관심을 두게 되지요.
계속 피하려는 제이크와 굴하지 않고 다가서는 사아라.
그리고 제이크 역시, 누구에게도 간파당한 적이 없는 사아라의 '미소의 가면'을 눈치챕니다...
각자 과거를 통해 받은 상처를 지니고 있고, 그 것들에서 자신을 보고하기 위해 쓴 가면.
어느 의미 닮은 꼴의 두 사람이였지만, 적어도 제이크에 비해 사아라가 20배는 더 강합니다.
근본적인 성격 자체가, 자기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며 틀어박히기 보다는, 나아가 당당하게 맞서는 쪽에 가깝거든요.
그에 비하면 제이크는 겁이 많은 쪽.

....그래서, 이 커플은 굳이 따지자면 사아라가 훨씬 위에 있는 겁니다.
덤으로, 마지막 즈음에 발견 된 사실로 그녀는 잠재적 'S' 였어요.
제이크가 온전한 '나만의 것' 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 취한 태도나 에필로그 때 보여준 대담하다 못해 무서운 행동 등에서 풀풀 풍겨져 나옵니다. 강력 S의 기운이!.
후반, 또다시 빼면서 그녀를 상처 준 제이크에게 취한 행동도 보통이 아니였거든요. 
읽으면서 심각한 부분인데도 빵 터졌습니다.... 세상에, 있는대로 분노와 슬픔을 담아 제이크의 손을 피가 나도록 '물어 뜯는' 사아라를 보게 되다니!.
귀족적인 평상시의 태도와 행동을 봤을 때(속내는 어쨌든간), 진짜 예상 밖의 행동이였어요.
보통 여주라며 싸대기를 갈기거나 눈물을 뿌리며 도망치거나, 좀 강한 성격이면 주먹으로 후려친다거나. 뭐 그런 쪽일 텐데. 세상에나 깨물다니 ㅋㅋㅋㅋㅋ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억세게 ㅋㅋㅋㅋㅋ.
직후 에도, 당차고 도도하게 제이크에게 사과할 기회를 주기 위해 '가출(?)'을 감행하지 않나.
정말 캐면 캘수록 보통이 아닌 여주였어요 사아라.

위에서 말했듯, 이렇게 주인공인 사아라의 캐릭터가 무척 쌔기 때문에, 남주인 제이크의 존재감이 좀 약합니다. 다들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둘의 썸씽이 적은 것도 아니고, 은근히 이야기 전반적으로 걸쳐져 있긴 하지만.
달콤함은 부족한 데다가, 사아라가 너무 강하다보니 제이크가 많이 묻혀요;.
거기다 그녀의 시점이니 만큼, 제이크의 심경 변화가 잘 알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조금씩이나마 나오긴 하지만, 그렇게 바뀌기 까지의 세세한 전개가 부족했거든요.
필력도 좋고, 전개도 어색하지 않아서 신인 답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시는 작가분이신 만큼,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조금 떨어지는게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이건 뭐.. 다음 권에서 기대해 봐야 할 듯 하네요.
일단 한 권 안에서 제이크와 사아라가 맺어지는 데 까지는 충분했으니깐요.

그 외의 조역으로 등장한 에리오스.
사아라와 비슷한 나이대의 청년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12세.
올해 27세인 백작의 친 아들인 소년입니다. 매사에 무덤덤하고 표현 없는 제이크에 비해 극강 츤데레 기질을 지니고 있지요.
사실; 친 아들일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좀 깜짝 놀랬었습니다.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지만, 천하의 사아라는 진작에 눈치 채더군요;.
아니 뭐, 그 전까지 부인이 16명이나 있었으면 그 중 하나 진짜 부부였던 적도 있었겠지만..
뭔가, 여자에게 관심이 전무해 보이는 제이크인 만큼 좀 의아했었어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이것도 어쩌면 다음 권에서?...
서투른 대다가 둔하기 까지 한 제이크인지라 에리오스와의 사이는 그닥 좋지 못하지만.
그 사이에 사아라가 끼면서, 두 부자 사이에도 조금씩 오랜 벽이 허물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이크가 무표정의 가면을 완전히 내려놓게 되는 때에, 이 둘은 진짜 가족 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런 부분도 기대가 된다능.

후반, 엇나갈 뻔 했었던 두 사람의 사이는, 유령 '아셰리제'에 얽혀서 해소.
크게 분노했었던 사아라는 제이크를 용서하고, 제이크는 오랫동안 용서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됩니다.
그리고, 반 체념에 가까운 각오로 그녀를 가족으로서 맞이하지요.
....에필로그를 보니, 앞으로가 참 큰 일 일것 같은 제이크였습니다.
이 커플은 진짜 남녀 설정이 지금이여서 다행이예요.... 반대였어도 재밌었을 거 같기도 하지만?.

작가분 후기. 중학생 때 부터 줄곧 생각했었던 테마 '행복과 불행의 차이'를 다루고 싶어서 이 글을 쓰셨다고 합니다.
극 중 사아라는, 남들의 눈에는 지극히 불쌍해 보이고 불행해 보이는 소녀이지만, 그녀 스스로는 그런 자기 비하보다는 직접 행복을 거머쥐겠다는. 그런 확실한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걸로 나오는데.
이게 작가분이 생각하는 이번 이야기의 테마 인듯 하더라구요.
행복의 가치는 본인이 결정하는 거지, 남들이 어떻다 저떻다 애기하는게 아니라는거.
이렇게 굳은 신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아라는 줄곧 강한 채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리즈화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이런 신념을 꺾지 않은 채 그녀 그대로의 당당함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네요.

그리고 다음 권 부터는 어느정도 당도도 업그레이드 되어주기를 바래봅니다....... 부끄러움이 많은 제이크라서 왠지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사아라가 거리낄 것 없으니 음...뭐.....?;;.


읽은 날짜 : 2011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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