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31 / 2015.12.16

★★★☆






키사라기 상의 작품 '연암~음/란하게 닿는 손 끝~' 감상입니다.


어쩌다보니 이 작가분 책도 이게 처음이네요. 전부터 몇 권씩은 사두긴 했었는데..^^;.

제대로 읽기 전에는 어딘지 모르게 시라이시 마토상의 '공작님의 독서계'라는 책과 비슷하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소재는 같지만 전개라든가 세세한 부분 설정 등이 확 달라서 그런가, 나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책 이였습니다.

주변 지인 분은 오히려 비슷하다는 점에서 별로 이셨던거 같은데, 저는 확 다르다는게 느껴져서 그런가, 그 책은 그 책 대로, 이건 이거대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네요^^.


여주인 류시엔느. 남작인 아버지와 어머니를 여읜 후, 작위와 집을 정부에 반환 한 후 아버지의 동생인 숙부 집에 얹혀 살며 메이드와 비슷한 취급을 받습니다. 본인은 그런 취급에도 거둬준 은혜를 갚는다며 별 불만이 없었지만, 자꾸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는 사촌오빠 하롤드의 존재가 부담 이였지요.

그러던 때에, 야반도주 한 동갑인 사촌 마리안느의 대역으로서 근처, 오래된 저택을 사서 요양 온 '몸 약한 병인'을 돕는 봉사 활동을 나서게 되는데.... 그게 바로 남주인 '잭 다르토와'.. 였다는 것.


뭐, 몸이 안 좋다기 보다는 과거에 대한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눈을 쓸 수 없다는 설정 입니다.

거의 200여 페이지 가깝게 직접 눈으로선 한 번도 여주의 얼굴을 본 적이 없더군요. 

내내 커텐을 쳐서 빛을 가리고 있다거나, 그게 아니면 검은색 붕대로 눈가를 감고 있다거나. 

5살 때 부터 거의 20년에 가깝게 빛을 보지 않았다는 터라.. 아니, 그거 말고도 설정에 대해서 츳코미를 넣자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티엘에서 따질 수야 없지요. 일단 해피 엔딩이라는게 중요하니깐 ^^;;


이야기의 전반적인 부분은 잭의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한 여정?..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몸이 아닌 마음의 상처를 열심히 다스려 주는게 류시.. 사실 두 사람은 100 페이지도 되기 전에 서로에게 끌린 상태라서, 초반에 잭이 류시를 못미더워 하던 모습이 무색하리 만큼 쉽게 붙어 버리더라구요. 

아니, 달달해서 좋긴 하지만..그리고 잭의 과거를 파헤치고 그가 트라우마를 벗어 던지기 까지가 중요한 부분 이였을 테니 연애 문제 같은걸로(?) 페이지 수 낭비 할 순 없었겠지요. 네 (..).


어떤 의미, 예상 밖의.. 정말 싱크빅 하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는 과거 였는데... 잭 보다는 잭의 어머니가 말입니다. ^^;;;.

어떻게 보면 껄끄러울 수 있을 법한 문제를 아주 시원시원하게 '어머니는 이긴 것이다' 라고 정의 내리고 기뻐하는 잭의 모습도 좀 특이. 

이 책은 이렇게 미묘한 부분에서 '정석'을 벗어나는 점이 보여서 재밌기도 하고 특이하기도 하고 그래요. 

저는 나쁘지 않았지만 다른 분들은 어떠실런지 과연..^^;


그 외, 꽤 빠른 시점에서 잭이 류시의 '정체'를 짐작 하기 때문에, 류시가 본의 아니게 그를 속인거에 대해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하는 걱정은 애시당초 필요가 없었습니다. 

잭에게 있어 류시는 '빛'을 가져다준 여신이나 다름 없으니깐요. 거의 숭배 모드에 가깝달까.

그녀가 무엇을 속이든, 어떤 신분이든 간에 상관없이 그녀 자신만을 원하는 잭.

류시도 순수한 애정으로 그를 감싸면서 계속 지탱하고 도와주는 등, 메인 커플의 연애 전개는 참 순조롭고 달달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이거 잡을 때는, 딱히 달달한거 바란게 아니였는데.. 소재랑 다르게 서로에게 일직선인 커플 이였던 점에서는 좋은 의미로 배신도 당한 기분? ^^;.


어쨌거나, 잭은 트라우마를 무사히 극복하고. 류시는 그녀를 속이고 이용해 먹던 숙부 일가에게 나름 정당한 복수도 했으니, 뒷 맛이 깔끔한 해피 엔딩으로 잘 마무리 짓고 끝이 납니다.

은근히 글 빨이 좋으신 분이랄까, 사건을 이끌어 나가는게 나름 스무스하고 재밌어서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축이였어요.

키사라기상의 다른 책들도 집에 있는데 안심하고 읽어도 될 듯 해서 기쁩니다. ^^


다음 책으로는 헤이안 물을 생각중 이긴 한데..음.. 어쩔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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