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5 / 2016.02.14
★★★
타치바나 카오루상의 작품 '짝사랑 밀월' 감상 입니다.
간만에 나이차 커플의 책이 읽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무려 21살 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남주인 '위렘'이 참 잘생겨서리 ㅋㅋㅋㅋ.
고로 읽으려고 벼르다가 잡았습니다.
작가분인 타치바나 카오루상 작품은 BL로는 3,4권 정도 읽어 봤었는데 TL로는 처음 이네요. 이미 몇 권 정도 내셨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읽어볼 기회가 없어서리..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지 않..달까, 제 취향과는 좀 다른 타입의 글을 쓰시던 분이여서 좀 고민 했던 것도 있구요.
그래도 삽화가 분이 씨엘 님이시고 평소에 좋아하던 나이차 커플 이야기면 사는 수 밖에! 읽는 수 밖에! ( ").
어쨌든 기대치가 높았던 것 만큼 엄청나게 재밌었다고 말하기는 좀 힘들긴 한데.. 그래도 몰입도가 좋아서 술술 읽히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거슬리는 타치바나상 특유의 문체가 여전히 변하지 않으셨던거 같아서 그게 좀.. 걸리긴 했지만은요 ^^;
여주인 루이즈와 남주인 위렘은 무려 21살의 나이 차이가 있거니와, 껄끄럽게 시리 위렘은 루이즈의 고모 (아버지의 여동생)와 결혼한 전적이 있는 고모부.. 였기도 합니다.
위렘이 국왕으로 다스리고 있는 아란메리아 왕국과 루이즈의 고국인 베리아드 왕국간의 국가간 이득을 위한 정략 결혼 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결혼은 결혼.
비록 그 고모인 에렌이 병사 한 지 몇 년이 흘렀다고는 하나, 아직 18세인 루이즈가 곧 40세를 바라보는 위렘에게 시집 간다는 건 여러모로 걸리는 부분이 없잖아 있지요.
그러나 그 모든걸 다 재끼고라도 상관 없을 만큼, 루이즈가 위렘을 짝사랑 하고 있다는 사실.
그것도 6살, 고모의 결혼식에 '링걸'을 맡았던 그 시절에 이미 아름다운 왕태자 였던 위렘에게 첫 눈에 반한 이래로 쭉 이어져 온 짝사랑 이라는 겁니다.
당연하게도 첫사랑을 만나자 마자 실연당한 꼴이 되었지만, 몇년 흐르지 않아 루이즈가 15세가 되던 때에 고모인 에렌이 병사하고... 베리아드와 아란메리아 사이의 친목의 연을 잇기 위해 왕녀인 루이즈에게 위렘의 재혼 권유가 오게 되는 거지요.
뭐.. 주변 눈도 그렇지만, 베리아드에 까지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에렌을 사랑하고 있던 위렘'에 대한 안스러움도 있었기 때문에 몇 번 청혼을 거절하기도 했지만.. 이래저래 주변 사정과 맞물려서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루이즈 시점과 위렘의 시점이 거의 반씩 들어가 있는 편이라서, 읽는 독자로서는 남주인 위렘 또한 루이즈에게 '짝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반해서 결혼 했는데도 줄곧 짝사랑만 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나름 성대하게 삽질하는 커플 이였습니다^^;.
서로에게 있어 '나이 차' 와, '한 번은 친인척'이 되었었다는 과거는 상당히 큰 문제가 되기는 하는 모양입니다.
각각 '나는 저 사람을 사랑하지만 저 사람은 나를 그냥 가족으로만 보고 있다' 라고 오해하고 있어요.
루이즈는 루이즈 나름대로, 위렘은 고모를.. 에렌을 사랑하고 있었으니 나를 볼 리가 없다. 그래도 상관 없지만 슬프다 는 식이고.
위렘은 '아직 10대의 젊고 아름다운 루이즈가 정략 결혼 때문에 나에게 시집 온 거나 다름 없으니 나를 좋아 할리가 없다'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격.
그래도 초 중반까지는 나름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감추지 않고 온화하고 따뜻하게 잘 지내던 편이였지만.. 중반이 지나가면서 전 부인인 '에렌의 죽음'이 생각치도 못한 음모에 얽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부드러웠던 관계에 금이 가게 됩니다.
음.. 읽는 제 입장으로서는 처음부터 밝히지 않고 숨기려만 들었던 위렘의 잘못도 분명히 있지만, 초반에 맘 먹었던 것 처럼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그를 위로해 주겠어' 라고, 나름 건실한 마음을 먹고 어른스럽게 굴던 루이즈의 떼 쓰는 태도도 문제가 있어 보이더군요.
두 사람 시점이 번갈아서 나오다 보니, 위렘 시점이 나오면 '아오 말을 좀 하라고!!' 싶다가, 루이즈 시점이 나오면 '이런 철딱서니 없는 것. 쯧쯔.. 좀 믿어라!!' .. 하고 분개 하게 되는 식. ㅋㅋㅋㅋ
거기다가 타치바나상 특유의 문체.. 즉, 왠만한 상황을 다 '글로 설명하는 식'이 그대로 인지라 전개는 상당히 휙휙 지나가는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뭔가 너무 스피디 해서 따라갈 수 없는 느낌인지라 그게 또 불만이 생기더군요.
이상하네.. 분명 설명은 잘 되어 있어서 이해는 쉬운데 머리로 상상하기가 어려워... -ㅅ-.
어떤 의미 제목의 '밀월'은 정말 조금 뿐이였고, 그 이 후 부터는 내내 서로 의심하고 상처 받고 상처 입히고를 반복하는 부부 였습니다. 왜 그랬어야 했나.
역시 시작부터 위렘이 숨긴게 문제 인 거 같기도.. 근데 그의 심정도 이해는 되긴 하고 말이죠.
사랑에 솔직한 루이즈는 좀 치기 어린 부분이 있었고, 그걸 눈치 채기에는 위렘에게 겁이 좀 있었던 걸로.. 생각해야 겠습니다.
전 부인인 에렌의 죽음에 얽힌 음모는 물론, 누군가에게 의해 루이즈에게 위험이 닥치게 되자 종국에는 감금 비스끄무리한 상황에 까지 가게 되는데.
그 때 루이즈가 취한 행동 자체는 결코 칭찬 받을게 못되는 지라 여기선 좀 욕먹어도 싸긴 합니다.
그렇게 갈등 한 거 치고는 화해 부분이 좀 짧았던거 같아서 불만이긴 한데.. 뭐 어쩌겠어요. 음. 서로가 서로를 지나치게 좋아했기 때문이려니 하고 넘어가야지.
한 번 몰입해서 읽기 시작하면 참 잘 읽히는 했는데 묘하게 재미가 있...진 않았던 거 같은 ..그런 애매모호한 느낌의 작품 이였습니다.
사실 감상 쓰는 것도 힘들어서 억지로 쥐어짜내서 쓰다보니 쓰면서도 뭔 말 하는 건지 영.. ^^;.
뭐 읽고 썼다는 거에 이의를 두기로 해보죠. <
..........그래도 타치바나상의 다음 작품에는 손이 안 갈 거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크흠;
2016.02.09 ~ 201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