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7 / 2018.01.31

★★★★☆




이즈미노 쥬르상의 작품 '불꽃의 기사와 세상 끝의 연인' 감상 입니다.


거의 한달여간 걸려서 읽었던 작품 입니다. 

요즘엔 읽는 시간 같은거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애쓴 것도 있고 해서, 느긋하게 읽긴 했지만은요.


다만 읽기는 읽는데 이제는 감상 쓰는거 자체가 참 힘이 들어서;;;

매년 하는 결심인거 같지만; 올해는 정말 열심히 덕질하기로 스스로 결심한 터라, 거기에 도움을 주는 겸 해서, 감상은 최대한 간결하게 적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뒤돌아서면 까먹어 버리는거;;;. 한 달 여간 이어서 읽으면 남는 기억도 없구요.


요 1여년간 정말 많이 양산화 된 '이세계 트립물' 소재 입니다.

다만 좀 특이한 건, 이 작품은 시작 시점부터 여주인 치즈루와 남주인 루크로프가 서로 연인 이였다가 헤어졌다.. 라는 설정으로 시작되지요.


2여년 전, 이 세계에 암흑의 용을 해치울 무녀로서 소환 된 치즈루.

1년이란 시간 동안 기사단의 대장인 루크로프와 연인 사이가 된 그녀는, 용을 해치우는 사명을 마치고 원래 세계로 돌아옵니다. 그것이 본인이 얼떨결에 바란 소원이라고는 하나, 후에 루크로프와 자신에게 큰 고통을 줄 거라곤 생각치도 못한 채.

아프신 조모를 돌보기 위해 원래 세계로 돌아와서, 조모가 편안하게 눈감는 순간까지 잘 지킨 후까지의 시간이 14개월.

겨우 20살이 된 치즈루 앞에 다시금 이세계로 소환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원래 세계로 돌아올 때 처럼 두 말 없이 루크로프의 곁으로 가고 싶다고 소원을 말해 이 세계로 재차 소환 되었으나.....

사실, 본래 세계와 이 세계에는 크디큰 차이가 있었으니, 본래 세계의 1개월은 이 세계의 1년... 즉, 치즈루 입장에선 겨우 1년 하고 2개월이 지난 것 뿐이지만, 그 사이에 이 세계에선 14년이라는 길디 긴 세월이 흘러 버리고 만 것이지요.


19세, 22세의 젊디 젊은 연인은 이제 20세와 36세의 14살의 큰 차이가 벌어지게 되고..

더 문제인 건,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 연인을 무려 14년 동안 찾아 헤매고 절망과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루크로프 인 것.


말도 없이 사라졋다가 다시 말도 없이 나타난 연인을.. 여전히 사랑 하면서도 그에게 있었던 억겁의 고통의 시간과 희생된 목숨을 생각해서.. 무엇보다도 한 번 잃었던 사랑을 다시 잃을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루크로프는 자신의 곁에 있고 싶다는 치즈루를 곁에 두고 안는 대신, 마음을 주지 않겠다며 차갑게 대합니다. 


이야기는 크디큰 배경이나 굴곡은 없지만, 그런 두 사람의 감정적인 부분을 깊게 다루고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트립물의 가벼운 분위기는 거의 없고, 내내 진중하고 어둡고.. 특히 루크로프의 치즈루를 향한 강한 집착과 두려움, 애착...등등의 부분이 인상 깊었다지요.

별 다른 이유없이 얀데레 기질을 발휘하는 소냐 문고 같은 작품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 입니다.


치즈루는 치즈루 나름대로, 행방불명된 자신 때문에 병석에 누워 오늘내일 하는 조모를 돌보기 위한 양보 못할 이유가 있었고. 그것도 납득이 되지만.

말도 없이 사라진 연인을 찾아서 루크로프가 겪었던 지옥길을 보고 있자면 납득과는 별개로 정말 혼내고 싶고 막막.. 그런 기분이 들어요.

루크로프가 치즈루에게 심한 말을 하거나 가끔 행동으로 보여줄 때도 있지만, 그 후에 후회하는 점이라든가, 간간히 루크로프 시점에서 그가 얼마나 미칠듯이 치즈루를 사랑하는 지도 보여져서... 결국 이 모든건 하다못해 편지라도 남기고 가지도 않았던 치즈루의 경솔함이 문제였구나.< 하는 결론으로 흐른달까 ^^;;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국왕의 앞잡이가 되어서 온갖 더러운 뒷처리를 도맡아 하고 암살등등 피에 쩔어 살면서도 오로지 치즈루의 행방을 찾고자 빌빌 거리며 다녔던 10여년의 시간.

끝까지 그녀를 놓지 못한 자신의 아집 때문에, 소중한 동료이자 평생의 지인이였던 두 사람을 잃고 나서야, 모든것을 포기 해버리고 홀로 살다 홀로 죽기를 결심하며, 동시에 치즈루도 버리겠다고 그렇게 산 송장처럼 살았던 4년 간.

잊지는 못해도 겨우 아픔이 가라앉혀질만 했더니 눈 앞에서 나타난... 36살의 주름과 흰머리가 생기기 시작한 자신과는 달리 풋풋하고 청순한, 아름다운 젊은 연인.

그로서는 놓을수도, 그렇다고 모든것을 내려놓고 끌어 안을 수도 없는 딜레마가 심하게 깊다지요.


결국 후반부까지 그런 그의 고뇌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인내심 있게 그를 기다리는 치즈루의 얽힘이 내내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별 의미 없었던< 조연 덕분에 겨우 서로 마음을 확인 하고 해피 엔딩.

.. 뭐, '고백'만 없었다 뿐이지, 중반 지나갈수록 서서히 치즈루에 대한 부드럽고 소유욕있는 모습 등등으로 다 티가 나긴 했지만은요. 


그렇게 , 정말 간만에 잘 쓰인 작품 하나 읽었구나.. 하고 만족 했었던 저.

근데 문제가 있엇습니다.

다 읽고 하도 재밌어서 혹시 서적화 기념 ss 같은거 있으려나? 싶어서 사이트를 찾아 봤는데.

이거 ㅋㅋㅋㅋ 1권짜리로 내기 위해서 뒤부분의 클라이막스 파트를 싹 잘랐네요?..............하... OTL.


그 부분을 책하고 비교해 보니, 책에서는 그 문제를 일으키는 악역의 존재를 종장에서 싹 짤라 버리고, 치즈루와 루크로프가 마음을 확인하고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사이트에서는 그 조연이 깔끔하게 물러나지 않고, 막판에 치즈루를 납치하는 등 꽤 활약(?)하는 전개로 이어지구요.


이 감상을 다 쓴 후에 그 부분을 읽으러 가려고 합니다.

서적화 기념 SS도 제대로 있었고 하니 거기도 봐야 하고...


그러니 혹시라도 이 책을 읽어 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꼭 사이트 검색해서 SS라도 읽어보세요.

.... 이런건 사이트라든가, 아님 책 낼때 SS 페이퍼 같은걸로 추가해 달란 밀이다 -_ㅠ





2017.01.09 ~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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