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1 / 2016.01.02

★★★☆



스즈하라 칸나상의 작품 '경국의 미희의 첫사랑 - 구애는 뜨겁고 음ㄹ하게' 의 감상입니다.


앞에서 일본풍을 읽었던 터라 이번에는 중국풍!... 하고 생각났다가, 전에 읽자고 꿍쳐뒀다 잊었던 작품을 발굴해서 읽었습니다.

여러모로 평이 좋은 작품 답게, 나름 빠른 시간안에 술술 읽히더군요. 

연애도도 높고, 마지막까지 살짝 덮어뒀었던 수수께끼?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도 그렇고, 딱 잡아서 흥미를 계속 유지하며 읽을 수 있는 괜찮은 작품 이였습니다.


다만 제 입장에서는 여주인 설아가 너무 뺀 데다가 후반의 후반부까지, 남주인 현양에게 비밀을 밝히지 않았던 부분이 좀 거슬렸어요.

사정이 사정이니 만큼 이해 할 수는 있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현양을 좋아하면서도 끝의 끝까지 자신의 입으로.. 그러니까 '들통나기 전'에 자신의 입으로 그에게 말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훨씬 더 괜찮았을 텐데. 하고 아쉬웠습니다.

네,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튕기고(?), 너무 숨기고 이런 여주를 별로 안 좋아해서요.

상대방인 현양이 참 품이 넓고 넉넉한 남자라서 다행이지 안그랬음 진작에 내쳐졌을 듯. 좀 많이 답답~ 합니다. 

별로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자존감 까지 낮아서 더 그렇게 느껴진 걸지도. 손해만 보는 타입의 여주는, 거기에 대한 보상이라든가 복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거 보면 막 화나요. 에잇. ㅋㅋㅋ -_-.


작품의 여주인 설아. 13세의 나이에 동갑내기 황제와 함께 즉위해 4년간 '청화' 국의 황후의 지위에 있었지만. 그것도 국경 밖 기마 민족인 '주진족'에 의해 나라가 함락 당하면서 끝나게 됩니다.

스스로 자진한 황제완 달리 홀로 살아남은 그녀는, 이미 오래전 부터 황제를 손아귀에 쥐고 온갖 남자들을 침대에 끌어들이며 국정에 관여하는 '독부, 간부' 로 이름높은 경국 지색의 미녀. 그런 그녀의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슈우신족의 왕인 '현풍'은 그녀를 자신이 싫어하는 의붓 동생이자 대장군인 '현양'에게 강제로 떠넘기게 되고.. 이 후 부터는 세츠가가 숨기고 있는 '비밀'을 둘러 싸고 두 사람이 계속 공방을 펼치는 전개..로 이어집니다.


설아가 숨기고 있는 비밀의 가장 처음이 된 요소는, 2,3다리도 태연하게 걸치면서 음/ㄹ하게 지냈다는 소문과 달리 그녀가 '처녀' 였었다는 점.

처음부터 설아에게 가진 분위기에 묘한 이끌림을 느꼈지만, 그래도 설아를 남들이 이야기 하는 독부로서 평하던 현양이 그 때 부터 설아에 대한 비밀을 캐내려고 하지요.

결코 기분 좋은 설정은 아니지만, 설아가 가지고 있는 불쾌한 소문과 현재의 그녀가 완전히 다르다는 부분을 가장 확실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장치였다고 봅니다.

하긴, 말이사 말이지. 밤이면 밤마다 온갖 남자들을 침대에 끌어들이고, 황제와 '금군 대장군'. 이렇게 셋이서 놀아 재꼈다고 소문이 자자한 설아가 '처녀' 라는 사실은 확실히 세상의 편견과 소문을 확 뒤집는 내용이니깐요.

그에 대해 추궁하는 현양 이지만, 설아는 '나는 사랑받지 못한 여자였을 뿐' 하고 계속 입만 다물 뿐.


이게 사실.. 일 수는 있겠지만 전부가 아니라는 건, 내내 이어지는 설아의 시점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 이였습니다.

어쨌든 황후가 아닌 일반 서민으로서, 그것도 현양 장군에게 하사된 보상품에 불과한 입장인 터라, 설아는 내내 빼는 식이였고. 나중에 현양과의 잠자리를 갖게 될 때에도.. 물론 시작은 현양이긴 했지만 그녀 스스로도 계속 '나는 내 부탁을 들어주는 그에게 댓가로 내 몸을 주는 것일 뿐' < 이라며 스스로의 감정에 뚜껑을 덮어두지요.


이런식으로, 몸으로선 꽤 빠른 시점에 불타오른 두 사람 이였지만, 한 쪽은 풀리지 않는 비밀을 풀려고 계속 두드리고. 한 쪽은 난 그런 자격이 없다면서 아예 자각도 안하려 드는 식으로, 서로 마음을 확인 할 때 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래서 읽는 저로서는.. 왠지 설아가 너무 급작스럽게 현양에게 '좋아한다' 라고 느낀다 싶었어요. 그 전까지는 징조? 같은 부분도 좀 덜 했달까..

물론, 처음의 강제적이였던 밤을 제외하고는 항상 부드럽고 짓궃지만 상냥한 그에게 두근거림은 느끼고 있었긴 한데, 그 때 그 때의 느낌으로만 넘어가는 터라.

거기다 항상 그럴 때 마다 설아에게 '사실을 얘기해라' 라고 종용하는 현양에, '다른 사실 따위 없다' 라고 계속 부정하는 설아의 공방인지라. 얘들은 끝내고 난 후가 더 딱딱합니다. ㅋㅋㅋㅋ


뭐, 읽는 저로서도 설아의 굳건한 거부와 비밀주의는 좀 짜증이 났었지만은요. 다시금 말하지만 현양이 대인배 중 대인배.


결국 후반부에 가서야 생각치도 못한 증언으로 인해 사실이 밝혀지고... 뒤늦게 설아의 위기를 구해낸 현양은 그제서야 모든 진실을 그녀의 입으로 듣게 됩니다.

일단, 이런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죽어도 말 안했을 꺼다 싶어놓으니 왠지 내가 다 섭섭한 기분이 들지 말입니다.

숨기고 있었던 내용이 내용이니 만큼 그럴 법도 하지만.. 


그리고 다 듣고 난 후에는, 있는대로 참아내고 덮어 씌워지기만 한 설아의 착함이 답답하고 짜증이 울컥..

더 싫은건 '황제' 예요. 그리고 금군 대장군. 니네 그래도 괜찮냐? 진짜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거 같아? 와나 겁나 짜증 ㅋㅋㅋㅋ -_-.

더더욱 황제는 끝까지 책임도 지지 못했으며 '아무런 힘도 없었던 주제에' 왜 자신의 엉망이 된 인생에 설아를 끌어들여서 안 받아도 될 고통을 받게 한 건지 모르겠어요.

이 둘이 무사히 빠져나가서 도망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화가 납디다.

에필로그 같은 데에서, 무사히 도망친 두 사람중 아무라도 '사과의 편지' 라든가 무슨 소식이 있었으면 좀 봐줬을 지 모르겠지만, 이 둘은 끝끝내 설아의 입에서 나온 분량이 다 예요.

뭐, 어디까지 도망가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평온하게 못 살꺼다 이것들아. 특히 황제. 


..왠지 이 결정적인 비밀 부분은 적기가 좀.. ^^;;. 저도 끝까지 몰랐으니깐요. 직접 보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하하하. ( ").


어쨌든, 에필로그에서 현양은 줄곧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도량이 좁은 의붓형을 몰아내고 직접 청화+주진의 황제로 즉위 하면서 설아를 '진짜 황후'로 맞이 하곤 해피 엔딩으로 잘 끝납니다.

줄곧 힘들었던 만큼, 진심으로 그녀를 위해주고 지켜줄 남자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설아....... 근데 다시금 생각해도 진짜 바보 같은 짓 이였어.

본인도 '다시 돌아가서 황후가 되겠냐고 물어보면 안하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보면 충분히 후회도 하는 모양이지만... 아냐 역시 황제가 나쁜겁니다. 이런 써글것. -_-)=3.


간만에 잡은 중화풍이라 처음에는 제대로 안 읽혔었지만, 처세술과는 달리 순수하고 착한 설아의 비밀이 궁금해서 쭉 잡다보니 술술 진도가 나가는 작품 이였습니다.

평이 좋은 것도 이해가 될 만큼, 씬,스토리, 그림. 삼박자가 잘 맞는 괜찮은 TL 이였어요. ^^




2015.12.27 ~ 201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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