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ご主人様はご機嫌ななめ
작가: 宇津田 晴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08/26)

-줄거리-

아프신 어머니와 동생 둘을 데리고 가난하지만 씩씩하게 살고 있는 16세 소녀 파미나. 어느날, 어머니의 약값을 대기 위해 줄곧 돈을 빌렸었던 호색한 고리대금 업자 영감인 '요제프'가 들이닥쳐서 그녀에게 대금 반환 내지는 후처로서 자신과 결혼할 것을 강요해 오지요. 그에 칠색팔색 한 파미나는, 울컥하는 성질대로 요제프와 '3개월 안에 돈을 못 갚을 경우엔 두 말 없이 결혼 할 것'을 약속하게 되지만, 직 후 요제프의 횡포에 의해 일할 곳이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그녀는 사람들이 꺼리는 악명높은 '악마 저택'의 사용인이 되기로 하고, 고용주인 귀족적이고 상냥한 청년 '아로이스'에게 안도한 것도 잠시. 그녀가 섬겨야 할 '진짜' 저택의 주인이자 아로이스의 동생 '쿠르트'와 대면하게 됩니다. 천재적인 과학자로 꿈 처럼 아름다운 미모와 달리, 끝내주는 인간 불신에 싹아지박아지인 성격의 쿠르트는, 첫 만남부터 파미나를 쫒아내려 들고. 특유의 강한 성격으로 그에 맞서는 파미나는, 그 후 갖가지 핑계를 대며 구박해오는 쿠르트에 지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평점 : ★★★★

우츠타상의 신작, '주인님은 저기압' 감상입니다.

레이디 마리아느... 시리즈 이후 부지런히 내주신 신작.
단 권 완결로서 깔끔히 떨어지는 알콩달콩 러브 코메디로,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 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은 시리즈보다 단편 쪽이 훨씬 더 재량 발휘가 잘 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오히려 시리즈 화 될 수록 늘어지는 기미가 있는 분이신듯.
한 권으로 딱 떨어지는 작품이 이번에 처음이여서 그런가, 나름 신선한 충격도 맛보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판타지 설정 다 배재하고, 오로지 연애 일면으로 밀고 나가는 정석의 소녀소설 이였어요.
왕도라면 왕도인 설정과 전개가 대부분이였어도, 그걸 재밌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것도 작가분의 역량이시죠........ 우츠타 상에게 이런 표현을 쓰게 될 날이 오게 될 줄이야!!! (<- 실례다!)

주인공인 파미나.
씩씩 발랄하고 소녀다운 감수성도 충분히 지니고 있지만, 무엇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참 귀여운 소녀 입니다.
전부터 그녀를 호시탐탐 노리던 50대 주제에 뻔뻔하기 그지 없는 호색한 요제프에게 걸려, 무모한 계약을 시작하게 되고.
요제프의 뒷 공작에 의해,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곤 오직 악마 저택 한 곳 밖에 남지 않은 상황.
고용주인 아로이스는 젊은 나이에 큰 부호에, 미모와 상냥함을 겸비한 멋진 남성이였으나, 정작 그녀의 주인은 그가 아니였으니...

밞으려 들면 들 수록 더욱 더 씩씩하게 일어서는 잡초 근성의 파미나 VS 독설과 삐뚤어진 성격으로 무장한 독불장군 츤데레의 쿠르트.
초반부터 얼굴만 대면 싸우기 시작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중반까지 계속 투닥거림으로 이어지지요.
무서울 정도로 머리가 좋은 천재 과학자면 뭐하나, 종이 한 장의 차이랄지, 지극히 유치하기 그지 없는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파미나를 굴복시키려 드는데.
오히려 너무 단순 일변도여서 마케즈기라이의 파미나를 더 부추기는 결과만 낳는다지요.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가 굉장히 웃기고 재밌었습니다.
매번 난제를 들이밀어 놓고 파미나가 이를 악물고 해내는 걸 볼 때 마다 분해하는 쿠르트. 그리고 흐흥~ 거리며 뻐기는 파미나의 교환이 되게 귀여웠어요 정말^^.
이러다가, 중반, 계획을 '북풍과 태양'의 방법으로 바꾼 쿠르트 때문에... 여기서 부터는 오토메틱한 알콩달콩이 첨부되는 전개가 이어지는데.
본격적인 연애 진도는 여기서부터 였다지요.

밀어도 밀어도 안된다면, 오히려 끌어당기자.
자신의, '이성을 현혹시키는 미모'를 이용해, 파미나를 반하게 한 후 뻥~ 걷어차서 그녀를 쫒아 보내겠다!....라는 취지로 시작한 쿠르트의 '북풍과 태양' 작전.
그러나 자~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싸우느라고 제대로 보지못한 파미나의 '좋은 점'만 계속 눈에 들어오니, 이게 왠 주객 전도?!
흐, 흥! 거리면서 작전을 위해 어.쩔.수.없.이 파미나의 좋은 점을 인정하는 츤데레 쿠르트가 그저 웃기고 웃길 다름이였습니다. 이녀석, 22살이라는 나이가 어디로 간 마냥, 그저 유치하고 귀여워요 ㅋㅋㅋ
속내야 어쨌든, 대놓고 파미나를 유혹하기(?) 시작했을 때 부터는 천하의 바람둥이인 지 형이 무색할 정도로, 달콤한 대사를 내뱉으며 그녀를 제대로 두근거리게 만들기에 성공합니다
............만, 자기 자신도 파미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휘둘리며 두근거리게 될 줄이야. 천재의 계산 착오라는 거죠!

그런 스스로의 마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고집불통 쿠르트 인지라, 후반부. 파미나에게 꽤 큰 상처도 줘버리는데.
여기서 좀 많이 패주고 싶을 정도로 열받긴 했지만, 그 뒤에 나름 절실히 후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어쨌든 결정적인 부분에는 만사 다 재치고 쫒아가 매달릴 만큼(??) 노력도 했으니. 그걸로 봐주기로 했습니다.
평상시에는 지지 않는 성격이면서도 결국은 사람이 좋은 파미나가 다 용서했으니 어쩔 수 없죠 뭐. 저로서는 조금 더 쿠르트의 애간장을 녹인 후에 받아주길 바랬는데 말이죠^^;

후반부터 등장한 파미나의 라이벌(이 될 수도 없을 악역이지만) '코스타'의 등장으로, 확실히 연정을 깨달은 파미나.
그런 그녀에 비해, 작전 운운하며 끝까지 솔직해지지 못했던 쿠르트는 결국 파미나를 상처 입혀버립니다.
그 후 부터는 아로이스의 도움으로 인해 꽤 급전개에 어느정도 왕도의 전개긴 하지만, 무사히 해피 엔딩으로 안착.
에필로그에 결혼식까지 올리며,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두 사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 권 딱 떨어지는 해피엔딩으로, 이 보다 더 적절하고 맘에 드는 엔딩도 보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클라이막스 부분부터 에필로그 사이에 '1년 후' 라는 휙 뛰어넘는 전개가 좀 아쉽기는 했지만은요.
이 커플이라면 맺어진 후에도 조금 더 재밌는 에피소드가 존재할 거라는 아쉬움 같은거? ㅎㅎ

어쨌든, 결혼 한 후에도 파미나의 고생은 계속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쿠르트의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여자는 오직 그녀 뿐인 만큼 잘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근데, 11월 루루루 신간에 또다시 우츠타상+유이가상의 조합이 보이던데 말이죠;.
이번 이야기는 단편이였다 치면, 단순한 우연?... 아니면, 인상깊은 조연이였던 아로이스의 이야기?..
어떤 건지 지금으로선 감도 안잡히네요. 조금 더 정보가 공개 되어봐야 알 듯;.


읽은 날짜 : 2011년 10월 16일


PS.... 인물 소개 및, 미리 읽기(라고 치기엔 내용이 긴;) 공식 페이지 입니다. 주소는 '이곳'.
인물 소개는 그림까지 곁들어져 있으니 필견이예요~




 

제목: 幽霊伯爵の花嫁
작가: 宮野 美嘉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06/24)

-줄거리-

지금은 멸문당한 후작 가문의 피를 이은 17세 소녀 '사아라'. 히르베르트 가에 거둬져, 그집 후계자인 청년 '카인'과도 약혼 관계였었지만, 그들의 당주격인 공작의 명에 의해 약혼은 파기. 사아라는 '유령 백작'으로 악명이 자자한 북부의 '코르든' 백작 '제이크'에게 강제적으로 시집가게 됩니다. 유령 백작이라는 아명도 그렇거니와, 사아라 이전에 이미 16명의 부인이 시집 왔다가 사라졌다는 소문까지 도는 백작 제이크.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아라는, 오히려 무뚝뚝하고 차가운 무표정의 제이크를 '마음에 들어 하지요'. 그녀에게 무 반응인 남편과 그의 친척이라는 '에리오스'. 몇 없는 하인들까지 박대하는 상황에서, 사아라는 생각치도 못했던 '방문자'를 통해 저택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평점 : ★★★☆

신인 작가분 '미야노 미카'상의 작품, '유령 백작의 신부' 감상입니다.

미야노상은, 제 5회 소학관 라이트노벨 대상에서 '루루루상&독자상'을 수상하여 등단하신 분으로, 이 작품이 해당작이지요.
루루루 문고에서는 꽤 높은 평을 받고 있는 신작으로, 이번달 후반에 2권 발매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읽은 분들도 많고, 감상 평도 대부분 호평 일색인 작품.
확실히, 여러모로 특이한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지만 어색하거나 부족함 없이 술술 읽혀내려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개성이 넘치는 주인공 하나로서 올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게 됩니다.
지금까지 보기 힘든 타입의 여주인 만큼, 그 특이성에서 더 눈이 가게 되네요^^


여주인공인 사아라의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옆 나라와의 전쟁 중 집안이 멸문 당하고, 모든 가족들은 몰살.
혼자 살아남은 사아라는 어머니쪽 친척인 히르베르트 가에 맡겨져 성장하며, 그집 아들인 '카인'과도 약혼 관계를 맺게 되지요.
그러나, 사아라와도 면식이 있는 공작의 요청으로 약혼은 파기. 유령 백작으로 악명이 드높은 제이크 코르든 백작에게 시집가게 되니다.
자신을 눈꼽만큼도 환영하지 않아보이는 남편과 하인들 속에서 태연자약하게 지내며 매일을 보내는 사아라................그리고 여기서 부터 그녀의 진가가 드러나는 겁니다.

제가 본 소설 중에서 이런 여주는 아마 처음이였어요.
그녀는 강했습니다. 육체적으로 강하다는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무진장 강했습니다.
강하다 못해 '복흑' 이였어요. 여주인데 '복흑'.
계산적이고 약삭빠르고 받은 만큼 되돌려 주며, 웃으며 진솔한(그러나 독설) 대사로 상대방을 겁에 질리게 하는 대차고 강한 사아라.
거기다, 덤으로 보는 사람들이 넋이 빠지게끔 아름다운 미모마저도 그녀에겐 '무기'.
모든 것을 잃고 달랑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는 그녀에게 더 없이 이용가치가 높은 무기 라지요.
이야기 내내 자신의 미모를 참 적절히 활용하는 사아라를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은근히 빵 터집니다.
그리고 속이 시원했어요. 미모로 사람 현혹시키려 드느냐 어쩌냐 대드는(?) 에리오스에게 '제가 아름다운건 사실이니깐요.' 하고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미소로 응수하는 모습 등.
얼마나 뻔뻔하고 대찬지!.
숨기고, 빼고, 겸손하고. 이런 종류의 단어들은 그녀의 사전에 전혀 없는겁니다. 본인도 인정하고.
거기다 그녀의 진가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였어요.

유령 백작의 명성 그대로, 코르든 백작가는 정말 유령 천지.
대대로 영능력을 지닌 채,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유령들을 집안의 결계 안에 가둔 채 밤마다 그들을 다스리는 '묘지기'를 수행해온게 코르든 백작가 이지요.
시집온 첫 날 부터 시작해 밤이면 밤마다 갖가지 종류(?)의 유령들이 그녀의 방에 나타나 놀래키고 심지어 목도 조르려 드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그렇지만, 우리의 사아라는 보통의 반응 따위 쉽사리 보여주질 않는 여주였습니다.
정체가 유령이든 뭐든 털끝 만큼의 공포심도 없이, '어떻게 레이디의 방에 야밤에 무단 침입을 할 수 있는거죠? 이런 무례한!'. ...요러며, 그 때 마다 미소 속에 칼을 품은 채, 대차게 설교하며 유령들의 기를 꺾는 겁니다 ㅋㅋㅋㅋ.
오랫동안 노력해서 점술과 주술을 겨우 몸에 익혀 유령들을 굴복시키는게 코르든 집안의 능력인데도, 아무런 힘도 없는 사아라는 오로지 기백과 강한 정신으로 유령들을 다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지요.
처음에는 지금까지의 신부들 처럼 무서워하며 저택을 떠날 꺼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보통 상식에서 벗어난 새 신부' 사아라 앞에서 수시로 뻥지며 당황해 합니다.
그리고 읽는 저는 재밌어 죽고요.^^
말 하는거 하나하나 부터 실제로 움직이는 것 까지.
진짜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딛으면 되게 싹아지 없어 보이고 끝내주게 못되 보일지도 모르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사아라는 안그래요.
기본 적으로 자기 중심적이라, 남의 말도 안듣고 한 두어번 사고도 치는데, 그게 거슬려 보이지 않는 주인공이였습니다. 그리고 뭐, 후반은 그녀보다는 제이크가 잘못이였고^^;.

'묘지기'로서 살아가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감정을 죽여온' 제이크.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무표정의 가면을 쓰고 그 누구에게도 간파당한 적이 없는 그 였지만.
사아라는 처음 본 순간부터 그의 숨겨진 상냥함과 따뜻함을 알아채게 되고, 그에게 관심을 두게 되지요.
계속 피하려는 제이크와 굴하지 않고 다가서는 사아라.
그리고 제이크 역시, 누구에게도 간파당한 적이 없는 사아라의 '미소의 가면'을 눈치챕니다...
각자 과거를 통해 받은 상처를 지니고 있고, 그 것들에서 자신을 보고하기 위해 쓴 가면.
어느 의미 닮은 꼴의 두 사람이였지만, 적어도 제이크에 비해 사아라가 20배는 더 강합니다.
근본적인 성격 자체가, 자기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며 틀어박히기 보다는, 나아가 당당하게 맞서는 쪽에 가깝거든요.
그에 비하면 제이크는 겁이 많은 쪽.

....그래서, 이 커플은 굳이 따지자면 사아라가 훨씬 위에 있는 겁니다.
덤으로, 마지막 즈음에 발견 된 사실로 그녀는 잠재적 'S' 였어요.
제이크가 온전한 '나만의 것' 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 취한 태도나 에필로그 때 보여준 대담하다 못해 무서운 행동 등에서 풀풀 풍겨져 나옵니다. 강력 S의 기운이!.
후반, 또다시 빼면서 그녀를 상처 준 제이크에게 취한 행동도 보통이 아니였거든요. 
읽으면서 심각한 부분인데도 빵 터졌습니다.... 세상에, 있는대로 분노와 슬픔을 담아 제이크의 손을 피가 나도록 '물어 뜯는' 사아라를 보게 되다니!.
귀족적인 평상시의 태도와 행동을 봤을 때(속내는 어쨌든간), 진짜 예상 밖의 행동이였어요.
보통 여주라며 싸대기를 갈기거나 눈물을 뿌리며 도망치거나, 좀 강한 성격이면 주먹으로 후려친다거나. 뭐 그런 쪽일 텐데. 세상에나 깨물다니 ㅋㅋㅋㅋㅋ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억세게 ㅋㅋㅋㅋㅋ.
직후 에도, 당차고 도도하게 제이크에게 사과할 기회를 주기 위해 '가출(?)'을 감행하지 않나.
정말 캐면 캘수록 보통이 아닌 여주였어요 사아라.

위에서 말했듯, 이렇게 주인공인 사아라의 캐릭터가 무척 쌔기 때문에, 남주인 제이크의 존재감이 좀 약합니다. 다들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둘의 썸씽이 적은 것도 아니고, 은근히 이야기 전반적으로 걸쳐져 있긴 하지만.
달콤함은 부족한 데다가, 사아라가 너무 강하다보니 제이크가 많이 묻혀요;.
거기다 그녀의 시점이니 만큼, 제이크의 심경 변화가 잘 알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조금씩이나마 나오긴 하지만, 그렇게 바뀌기 까지의 세세한 전개가 부족했거든요.
필력도 좋고, 전개도 어색하지 않아서 신인 답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시는 작가분이신 만큼,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조금 떨어지는게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이건 뭐.. 다음 권에서 기대해 봐야 할 듯 하네요.
일단 한 권 안에서 제이크와 사아라가 맺어지는 데 까지는 충분했으니깐요.

그 외의 조역으로 등장한 에리오스.
사아라와 비슷한 나이대의 청년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12세.
올해 27세인 백작의 친 아들인 소년입니다. 매사에 무덤덤하고 표현 없는 제이크에 비해 극강 츤데레 기질을 지니고 있지요.
사실; 친 아들일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좀 깜짝 놀랬었습니다.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지만, 천하의 사아라는 진작에 눈치 채더군요;.
아니 뭐, 그 전까지 부인이 16명이나 있었으면 그 중 하나 진짜 부부였던 적도 있었겠지만..
뭔가, 여자에게 관심이 전무해 보이는 제이크인 만큼 좀 의아했었어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이것도 어쩌면 다음 권에서?...
서투른 대다가 둔하기 까지 한 제이크인지라 에리오스와의 사이는 그닥 좋지 못하지만.
그 사이에 사아라가 끼면서, 두 부자 사이에도 조금씩 오랜 벽이 허물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이크가 무표정의 가면을 완전히 내려놓게 되는 때에, 이 둘은 진짜 가족 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런 부분도 기대가 된다능.

후반, 엇나갈 뻔 했었던 두 사람의 사이는, 유령 '아셰리제'에 얽혀서 해소.
크게 분노했었던 사아라는 제이크를 용서하고, 제이크는 오랫동안 용서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됩니다.
그리고, 반 체념에 가까운 각오로 그녀를 가족으로서 맞이하지요.
....에필로그를 보니, 앞으로가 참 큰 일 일것 같은 제이크였습니다.
이 커플은 진짜 남녀 설정이 지금이여서 다행이예요.... 반대였어도 재밌었을 거 같기도 하지만?.

작가분 후기. 중학생 때 부터 줄곧 생각했었던 테마 '행복과 불행의 차이'를 다루고 싶어서 이 글을 쓰셨다고 합니다.
극 중 사아라는, 남들의 눈에는 지극히 불쌍해 보이고 불행해 보이는 소녀이지만, 그녀 스스로는 그런 자기 비하보다는 직접 행복을 거머쥐겠다는. 그런 확실한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걸로 나오는데.
이게 작가분이 생각하는 이번 이야기의 테마 인듯 하더라구요.
행복의 가치는 본인이 결정하는 거지, 남들이 어떻다 저떻다 애기하는게 아니라는거.
이렇게 굳은 신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아라는 줄곧 강한 채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리즈화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이런 신념을 꺾지 않은 채 그녀 그대로의 당당함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네요.

그리고 다음 권 부터는 어느정도 당도도 업그레이드 되어주기를 바래봅니다....... 부끄러움이 많은 제이크라서 왠지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사아라가 거리낄 것 없으니 음...뭐.....?;;.


읽은 날짜 : 2011년 10월 12일




제목: 水恋戯
작가: 弓束 しげる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09/24)

-줄거리-

기억상실로 인해 자신의 이름과, 그 이름이 붙여진 사연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소녀 '레이게츠'. 1년 전, '렌호우 수희단'의 단원들에 의해 구해진 후 '수희단'의 단원으로서 매일을 보내지만, 도통 기억나지 않는 과거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이고, 마치 가면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다른 단원 소녀들에게도 따돌림 당하는 생활이 줄곧 이어집니다. 그러던 어느날, 심부름을 다녀오던 중 레이게츠는 산 속에 있는 한 '연못'을 발견하게 되고. 그 곳에 있던 청년 '세이쥬'를 만나게 되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레이게츠의 '과거'를 알고 있는 듯한 세이쥬 였으나, 정작 자신에 대해 물어보는 레이게츠의 질문에는 제대로 답해주지 않고... 그래도, 그 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레이게츠는 틈틈히 그를 만나기 위해 연못을 향하게 됩니다. 어떨 때는 짓궃고, 어떨 때는 상냥하게, 그리고 가끔씩은 '애절한' 눈빛으로 레이게츠를 바라보는 세이쥬. 그의 도움을 받아, 겁쟁이인 자신을 바꿔나가며 수희단에서도 자리를 잡아 갈 수 있게 된 레이게츠는, 그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연정'임을 눈치채게 되는데...
                                                                                                                평점 : ★★★☆

유즈카 시게루상의 신작, '수연희' [각주:1] 감상입니다.

전작인 '놋떼~뭐시기의 십자가'를 무척 좋아했던 만큼, 이번 신작도 엄청 기대하면서 구입.
거기다 삽화가 타카보시 상이고, 뜬 표지가 저렇게 아름다우니 두 말할 것도 없겠지요!
'기억상실'이란 소재 자체도 나름 좋아하는 편이라, 이래저래, 빨리 잡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음.
일웹에서 평이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무난한 편이라서... 아니; 나쁜 쪽이 더 되나?.
좀 갸웃거렸었는데, 읽고보니 저도 어느정도는 공감하게 되네요.
이곳저곳에서 말이 많은 '연애파트'에 관해서는, 이만하면 괜찮지~ 싶어서 상관 없는데, 그 외의 배경 설정이라든가, 후반 부의 급전개라든가.
또 다 읽고 책장을 덮고나니, 의외로 츳코미 넣고싶은 부분이 많았다거나....
여러가지, 설정에 비해 아쉬운 면이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설정을 살리려면 상,하권으로, 적어도 2권 정도로는 내줘야 됬었을 거 같은데 말이죠.
그래야 메인 커플과 라이벌 격인 남조 사이의 관계가 제대로 이해가 되고 납득이 갈껀데...; 으음;.


주인공인 레이게츠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1년 전, '렌호우 수희단'의 배우 '쿄쿠호우'와 '레이레이'에게 구해진 후, 줄곧 기억 상실인 채로 수희단에서 생활하는 레이게츠.
기억과 함께 표정도 잃어버린 것인지, 다른 단원들과 쉽게 터놓고 지낼 수 없어 고민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숲 속의 못에서 만나게 된 청년 '세이쥬'는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는 듯 했지만.
자신의 입으로는 밝힐 수 없다며, 입을 다물지요.
그래도,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끈이기 때문에, 계속 세이쥬와의 만남을 거듭하는 레이게츠...
그러다, 그의 도움(..충고?)를 얻어, 단원들과 화해도 하게 되고, 조금씩 긍정적으로 나아가려는 노력도 보이는 둥, 좋은 일이 이어지다가. 후반부, 갑작스러운 사건 이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게 됩니다.

어느정도 천연끼에, 기억이 없다는 점 때문인지, 반응도 느려 남들의 오해를 사기 쉬운 소녀입니다.
본성은 착하고 순진한데, 그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니 오해가 깊어지는 거죠.
중, 후반부 까지는 이런 레이게츠의 심적 변화와 함께, 점점 마음이 풀리면서 그녀를 대하는 단원들 사이의 '귀여운 우정씬'이 이어지는데.
이게 좀 마음에 드는 부분이였습니다...... 연애물 인데!;.
남주인 세이쥬와의 접점이 오로지 '못'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였던것도 있겠지만, 레이게츠의 '수희단'에서의 생활이 좀 비중이 많았거든요.
여주의 성장물? 같은 느낌도 좀 받게 되고.
이렇게 호노보노 씬이 이어지던 터에, 후반부터 완전 급전개로 확 뒤바뀌니, 거기에 따라가기 어려운것도 어찌보면 당연했습니다;;.

남주인 세이쥬.... 어, 그러니까 이름이 좀 그렇죠? 모 여성향 19금 게임의 남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  [각주:2]
못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미청년으로, 첫 등장부터 레이게츠를 끌어안고 애절한 감정을 내보이는 등, 그녀와 친밀한 관계임을 암시하는 인물입니다.
'비겁하기 때문에' 라는 이유로, 자꾸 물어보는 레이게츠의 질문을 회피하면서 그녀가 스스로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끔 하려고 하는데.
확실히; 막판 쯤 되면 왜 그가 답하지 않았는지 대강 짐작은 갑니다만. 그 과정이 좀.. 아니, 거기에 이르는 감정 전개를 작가분이 뭉텅 잘라내셔서 그런가, 짐작은 가도 공감은 어렵네요.
어쨋든, 꽤 초반부터 그의 정체가 '보통 인간'은 아니다..라는게 나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 작품도 비인간x인간 커플인거야?; 하고 좀 실망하기도 했다지요. 이런 경우 별달리 좋아하질 않아서;.
상냥하면서도 짓궃고, 따뜻해 보이면서도 어떨땐 냉정한 좀 '복흑' 스타일의 남주였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레이게츠에겐 처음부터 끝까지 상냥하며 호의를 대고 있기 때문에, 연애 전선(?)에는 큰 문제가 없었긴 하네요.
다만, 저로서는 이 두 사람의 '과거' 씬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게 너무 아까워서 말입니다.
정말 상, 하권으로 나눠서 과거 파트를 제대로만 그려줬으면, 본편에서 세이쥬의 애절한 모습이 훨씬 더 공감 갔을 텐데 말이죠. -_-=3.....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레이게츠의 과거.. 기억을 잃기 전의 그녀와, 그녀에 얽힌 인물들 사이의 관계가 서서히 풀려나가는 장면을 그려냅니다.
....라고 해도, 거의 막판에 팍! 하고 터트렸다는 느낌이 더 강하려나요;?.
그 전까지는 대강 레이게츠와 세이쥬는 보통 이상의 관계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레이게츠에게도 무언가의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정도만 알고 있는 상황인데.
후반부, 사건이 터진 후에 뒤.늦.게. 등장한 남조 '스우료우'의 단 몇마디에 의해 '빵~'하고 단번에 정체가 들통나거든요.....이런 급전개!?;.
레이게츠의 정체는 물론, 세이쥬와의 관계. 스우료우의 관계도 막판에 다 밝혀지는데, 이게 좀...
지금까지 언급도 안된 세계관이, 후반부에 들어서 급작스럽게 등장하는 데다가, 그렇게 자세하게 잘 꾸며진 설정도 아니여서 좀 황당했습니다.
랄까, '정체'에 비해 '스케일'이 적구요. 더 나아가 그 스케일의 디테일이 딸립니다.
 '물의 나라' '바다의 나라'의 구분 자체도 좀 의미를 모르겠는데, 레이게츠의 정체까지 나아가면 '이건 대체 뭐병' 요러케 뻥지게 되어요. [각주:3]
거기다 세이쥬나 스우료우나, 본 정체를 알고 난 후에는 '그 지위인데 왜 이런 빈약 스케일인거지?' 싶고;.
이야기의 메인 테마는, 이런 세 사람의 정체와 관계에 있을 텐데, 전반적으로 남는거라곤 수희단에서의 레이게츠의 성장면이 더 부각되니 말이죠. 거기다 막판에 가면 수희단 관련은 전혀 얽혀오지 않고;;.

다 덮어놓고, 메인 커플의 연애면만 보자!....라고 싶어도.
본편..적어도, 사건 발생 전까지는 그저 미소를 자아해 내는 따끈포근한 전개여서 나쁘진 않았지만, 후반부의 급전개로 인해, 단 몇 줄의 대사로서 다 정리되는 부분이 , 본편과 잘 얽혀오지 않아요.
네타를 다 밝힐 수 없으니 설명하기가 좀 거시기 한데;<-...
진짜 딱 한 권만 더 있어서, 레이게츠와 세이쥬의 첫 만남. 스우료우와 얽히게 된 경위등을 자세히 밝혀만 줬어도.....
스우료우의 태도도, '모든 일을 꾸민 것'에 비해, 너무 간단하게 물러난단 말이죠;. 랄까 너 제대로 사과도 안했어;.
두 권으로 나올 수 없다면, 페이지 수나 빵빵하게 나눠서 제대로 써주셨으면 싶었는데 말입니다.


어째, 적다보니 불평 불만만 나오게 되네요. 진짜 일웹 오토메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능;.
기대치를 크게 잡지만 않으면, 그렇게 나쁘게 읽히지만도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니, 다시생각해 보니 그래도 역시 막판의 급전개는 좀....OTL.

신작으로 금방 나와주신건 감사하지만, 어째 작품 퀄러티는 데뷔작에 비해 좀 딸리시네요 유즈카상 ㅠㅠ.
진짜 놋테의 퀄러티가 너무 좋아서, 더 비교되어 보이는것 같습니다.
이건 저 말고 다른 곳에서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니 확실한 거겠죠;.

이번 작품은 에필로그 까지 완벽하게 닫힌 엔딩이여서, 더 이상 나올일은 없을 거 같고.
다음 작은 부디, 시리즈를 들고 와주시길 바랍니다. 단 권은 아직까지 내공이 부족하신거 같아요 흑흑흑;ㅁ;.

읽은 날짜: 2011년 10월 5일

 


  1. 수련희...라고 쓸려다가; 뭔가 수련회 같이 보여서...(쿨럭) [본문으로]
  2. 그래서 한자로 써봅니다 '星寿' 예요. 저렇게 쓰고 세이쥬라고 읽는다능. [본문으로]
  3. '물의 나라'는 각 내천이나 연못 등을 통괄하고, '바다의 나라'는 말 그대로 '바다'... 구분의 의미가 대체 뭘까요. 담수와 해수?;. [본문으로]

제목: ロクサナと麗しの花婿たち
작가: みどう ちん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09/24)

-줄거리-

지르.미누 왕국의 공주인 '록사나'. 14세를 맞이 한 후의 어느날, 아버지인 국왕에게서부터 갑작스러운 비보를 듣게 되니, 록사나는 사실 지르.미누 왕족의 딸이 아닌, 대륙 반대쪽에 위치한 섬 나라 '메플타드' 여왕국의 왕위 계승자인 왕녀 라는 사실이지요. 전쟁의 여신인 '메플타드'에 의해 건국된 나라로, 남녀의 지위와 입장이 보통 나라와 반대인 '여권국가'인 왕국.  반 강제적으로 메플타드로 오게 된 지 1년 반이 다 되어도, 지극히 일반적인 문화속에 자라 여성스럽고 소심한 록사나는 도통 적응치 못하고 고생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성인이 되는 16세의 생일을 앞둔 록사나는, 여왕의 명에 의해 지방에서 열리는 '봉헌 무투회'의 준비에 참가하게 되지만, 알고보니 남자들만 참가하는 봉헌 무투회는 말 그대로 록사나의 '신랑 결정'의 대회 였고. 그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꽃 같이 아름다운 신랑 후보들에 둘러쌓인 생활을 겪게 되지요. 가뜩이나 소심한 록사나에게 견딜 수 없는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만나게 된 특이한 남자 '아즈할'. 도저히 여왕국의 '남자'로서 볼 수 없는 야만적이고 거친 그 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며 가까워지려는 록사나 였으나, 그의 역린을 건드려 큰 분노를 사게 되는데...
                                                                                                                평점 : ★★★★


신인 작가분, '미도우 친'상의 신작 '록사나와 아름다운 신랑들' 감상입니다.

전작인 '사무라이 니티'가 꽤 인기가 좋았고 특이한 분위기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였던지라, 이번 신작도 기대하면서 구입.
개인적으로는 전작과 비슷할 정도로 재밌게 읽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한 권이였습니다.
특이한 걸로 치면 이번 이야기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게 꽤 잘 짜여져 있는 데다가 코믹스러움과 진지함이 잘 어우러진 분위기도 여전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였어요.
참 작품이 저와 잘 맞으시는 분이십니다. 죽 이 기세를 몰아서 써 주신다면 대 팬이 될 용의도 있어요^^


이번 작품.
주인공인 록사나는, 여느 왕녀들 처럼 곱디 곱게 자라온 여성스럽고 소심한 성격을 지닌 소녀였으나, 어느날 갑자기, 자기도 몰랐던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된 후, 반 강제적으로 인생 역전을 당하게 됩니다.
그녀의 고향인 메플타드 여왕국은, 주섬과 신하섬, 그 외의 작은 섬들을 포함한 섬 왕국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여권국가'.
전쟁의 여신인 메플타드에 의해 세워진 이래, 철저하게 여성 중심 사회가 이어지고 있지요.
정치,사회와 경제, 신권등,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것은 여성이고, 그 때문에 남성들의 지위는 현격이 낮습니다.
여성은 늠름하고 강해야 하며, 이끌어야 하는 존재. 남성은 아름답고 가녀리며, 뒤에서 여성을 받쳐주는 존재..... 보통의 국가들과 정 반대의 가치관이 당연시 되어있는 곳이지요.
여왕의 하나뿐인 왕녀로서 여왕국에 온 것은 좋으나, 철저하게 반대 문화속에서 살아온 데다가 천성이 섬약하고 소심한 록사나에게는 견딜 수 없는 나날의 연속이 이어지고.
가슴 팍만 가린 채 배꼽을 훤히 드러내놓는 대담한 의상도, 고압적인 태도와 말투도, 그녀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
울며불며 어찌어찌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다 더 해진 시련은 무려 수십명의 남자들 속에 둘러쌓인 새활이라니.
신랑을 결정하는 무투회 까지, 어떻해서든 록사나의 눈에 들기 위해 아양떠는 남자들 속에서 질색 팔색하던 록사나는, '여왕국 에서는 있을 수 없는 타입'의 청년 '아즈할'을 만나게 됩니다.
'남자'인 주제에, 왠만한 '여자'보다도 더 늠름한 체격과 외모. 거기다 여자고 왕녀고 뭐고, 오만불손 방자한 태도를 서슴치 않는 츤츤츤데레.
기가 막혀 하면서도, 다른 남자들 처럼 교태떨지 않는 모습에 끌린 록사나 였으나, 언제까지고 여왕국에 물들지 못하고 도망칠 궁리만 하고 있던 '약한 마음'을 꿰뚫어본 아즈할의 분노를 맞딱들이게 되지요....


초반부터, 기막힌 상황에 둘러쌓인 록사나의 고생이 상당히 빵 터지는 전개였습니다.
일단 주입식으로 들은게 있으니, 자신을 둘러싼 미소년들의 다툼 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위엄'을 차리려고 애를 쓰는데 ㅋㅋㅋ 그게 속 마음으로는 '엄마야 ㅠㅠㅠㅠ 나 도망치고 싶어 ㅠㅠㅠㅠㅠ' 요런 상태니. 이게 상당히 웃기거든요.
안그래도 여왕국의 여러가지 특이한 문화가, 꽤 재밌는 설정이여서 키득거리고 있었는데, 록사나가 본격적으로 신랑 후보들에게 당하는 장면에서는 정발 빵빵 터졌어요. 얼마나 귀엽던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고 해주고 싶을 정도로, 멋진 '역할렘' 시츄 였지만, 소심한 록사나에게는 큰 문제.
그러던 와중 만나게 된 아즈할과의 접점 속에서, 마냥하냥 피하고 도망치던 록사나의 고군분투 성장기가 이어집니다.

심하게 불공평할 정도로 '남성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 에 동정 하면서, 그것을 고치려는 마음까지는 좋았으나.
여왕국에 대해 눈꼽 만큼의 애국심이 존재하지 않는 왕녀의 발언 따위, 정치 판에서 통할리가 없고.
지금까지 도망치기만 했던 자신의 나약한 마음이 이런 상황을 빚어 낸 것을 통감한 록사나는, 본격적으로 약한 자신과 마주보기 시작하지요.
이런 과정 속에서, 처음엔 무관심. 그 후엔 분노. 그러다, 그녀의 진심을 알고 반쯤 책임감으로 대하던 아즈할과의 관계도 달콤함(...??)이 늘어나게 됩니다.

록사나나 아즈할이나, 여느 여성향 소설에서 충분히 볼 법한 성격의 주인공들 이지만, 그들이 둘러싼 배경 자체가 특이하기 때문에, 커플 자체가 이야기 속에서 꽤 두드러지게 보여지지요.
특히 아즈할.
용병 출신으로, 왠만한 '여자' 뺨치게 우락부락(?)한 '남자'로, 그 때문에 같은 남자인 신랑 후보들에게 '고릴라', '온나오토코', '추남' 등으로 경원시 당하기까지 합니다만...본인은 무관심.
스스로도 자기 자신이 '남자답지 못한 것'을 알기 때문에 더 태연하게 굴지만, 그런 태연함도 록사나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지요.
'사랑받는 남자'의 보통 기준에서 훨씬 벗어난 자신에게, 더 없는 호의....랄까 스톡허;?. 같이 계속 다가오는 록사나.
신기하기도 하고,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아보이기도 하고, 더 할 나위없이 귀찮기도 하지만.
위태위태한 모습에 도저히 눈을 땔 수 없는 기이한 '여자'.......

중반부 까지는 어디까지나 '이상한 뵨태(^^;) 왕녀'로 밖에 보지 않았을 것 같지만, 록사나가 본격적으로 천연끼를 드러내며 '옆에 있고 싶어'를 연발하자, 그 때 부터 동요하면서 상당히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지요.
누가 츤데레 아니랄까봐, 시끄러워, 저리가를 연발하며 실제로 기분 상하면 '냅다 던지기'까지 하는 난폭한 남잔데도, 록사나를 안 중에 두기 시작하자 마자 그녀의 마음에 신경쓰는 모습이, 은근히 미소를 지어내게 합니다.
모의 무투회때 얼굴에 상처를 입었는데, '보통 남자라면 죽고 싶어질 문제'를, 평상시라면 전혀 신경쓰지도 않았을 아즈할이, 록사나의 마음을 떠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때 읽는 저는 귀엽고 귀여워서 막 굴렀다거나!.
그 아즈할이!!. '얼굴에 상처가 남는게 신경쓰여?' 라고 물어본다니!!!. 이 귀여운 츤데레 놈 ㅠㅠb.
록사나의 눈에도 귀엽게 비춰질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뭐....... 아 귀여운 녀석들!^^.


여왕의 지위를 노리고 록사나를 뒤에서 조종하려던 음모를 꾸민 '모 인물'에 의해, 꽤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일어납니다만.
곁에서 줄곧 그녀를 지켜주는 아즈할에 의해서 무산.
그리고 왕녀로서의 자신의 의무와 책임에 눈을 뜬 록사나는, 앞으로 여러모로 폐쇄되어있고 문제가 많은 이 나라를 바꿔 나갈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왕국의 실태에 절망하면서, 무투회때 얻은 상금으로 나라를 떠나려고 했던 아즈할이였으나, '이 나라에 남고 싶은 이유'를 록사나에게서 발견하게 되면서 해피 엔딩.

고백하는 록사나도 그녀 답지만, 그에 답하는 아즈할의 태도도 상당히 그 다워서, 마지막까지 미소가 끊이지 않더군요.
어떻게 보면 꽉꽉 닫힌 해피 엔딩이기 때문에, 후속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겠지만... 아 그래도, 이 귀여운 커플을 좀 더 보고 싶은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남아있는 문제가 있다면 있는 셈이니, 어떻게 안될까나요...?^^;.
이렇게 재밌는 설정도, 이렇게 독특한 커플도, 1회용으로 끝내기엔 많이 아까운데 말이죠....

은근히 기대해 보면서 기다려 보렵니다.
편하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연애물로서, 추천합니다! 읽어들 보세요^^

읽은 날짜 : 2011년 10월 2일





제목: レディ・マリアーヌの恋人
작가: 宇津田 晴
출판사: 소학관 루루루 문고 (2011/04/26)

-줄거리-

일련의 소동을 거친 후, 조용해진 왕성. 마리아느는, 미리엘의 호위를 겸해서 곁에서 지내며 여전히 레이디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지요. 그러던 중, 본격적인 사교계 시즌을 앞두고, 1년 중 가장 화려하게 거행되는 '로즈 위크'의 시즌이 찾아오게 되고. 병석에 누운 국왕을 대신해, 올해는 제 1왕자인 '알베르트'에게 주최권이 내려집니다. 울상짓는 그를 제대로 보좌해서 앞에서의 실책을 면하게 하려는 제 2왕자 '로베르트'. 바빠서 자주 보지 못한 그를 염려하면서도, 알 수 없는 두근거림에 고민하던 마리아느 역시, 로베르트를 도와 로즈 위크의 준비에 착수하지요. 그러나, 알베르트를 내리고 로베르트를 새 계승자로 추대하려는 몇몇 '바보같은' 귀족들이 모여, 음모를 꾸미고. 그에, 로베르트와 마리아느는 뒤에서 움직이기 쉽게 하기위해 '가짜 연인 행세'에 나서게 되는데...
                                                                                                                   평점 : ★★★

시리즈 2권이자, 완결인 '레이디 마리아느의 연인' 감상입니다.

...완결이랍니다 완결;. 이제 시작이려니~ 싶었는데 완결;.
상당히 급작스러운 완결이 아닐 수 없다지요.
거기다 더 황당한건, 저번 권에서 제 1소재로 들고 나왔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기대를 품게 해줬던 '달의 조각'은 완전 저 별로 사라졌다거나.
분명 몇 권 더 나올 예정의 시리즈였는데, 출판사 측의 사정인지, 아니면 작가 쪽의 사정인지.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번개불에 콩 구어 먹는 급전개 엔딩이 나온 것 같습니다.
후기를 봐도 거기에 대해 따로 언급된게 없으니 짐작만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만.......
음; 혹시, 작가분인 우츠타상이 3월에 있었던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자 였기 때문일까나요?;.
후기를 보니 미야기현 센다이 시에 사시는거 같았는데.. 본인은 별 일은 없으셨던거 같긴 하지만 상황이 어수선하고 해서, 더이상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없는 상태였다거나...뭐 그런 거였을려나;?.
정확한 원인이 없는 이상, 뭐라 판단할 수 없는 문제긴 합니다만... 시작이 꽤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라서 아무래도 좀 아쉽긴 합니다.

그런고로, 완결을 맺긴 맺어야 하니.
이번 2권은, 앞에 비해서 분위기도 가볍고, 큰 문제, 골치 아픈 악당 따위는 없이 전개 됩니다.
어쨌든 시작된 사랑은 끝을 맺어야 하니까(응?), 전반적으로 마리아느와 로베르트의 연애 문제에 촛점을 맞춰서 보여지네요.... 정확히는 마리아느의 심경 변화?.
가벼운 바람둥이 인 척 보이지만, 뒤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을 하며, 형인 알베르트를 진심으로 받들어 좋은 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로베르트.
자기 자신을 뒷전으로 두며 무리를 하는 그를 걱정하면서, 받쳐주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어디서 오는건지.
스스로 확신을 내릴 수 없는 마리아느는 실컷 고민합니다.

로베르트 쪽에서는 이미 마음을 굳힌 터라, 자기 나름대로 진짜 열심히 꼬득여보고, 어택해 옵니다만.
저번 권에서 살풋~ 그 복흑 기미를 보였던 '강철 벽' 그 자체인 '카일'이, 단순히 벽만이 아닌 '철조망까지 두른' 제대로 된 방해자 로서 활약하더라구요.
보고 있자니 로베르트보다 제가 더 얄미워서 좀 패주고 싶을 정도로, 진짜 교묘하게 훼방을 놓습니다.
그것도 누가 복흑 아니랄까봐.
절대적인 신뢰를 이용해서, 그 때 그 때 로베르트의 진심을, 전혀 다른 쪽으로 곡해하게끔 만들죠. 세 치 혀로;.
이 비틀린 애정과 충의 때문에, 마리아느가 상처 입는 것도 알면서도 저러지.
복흑을 나름 좋아하긴 하지만, 얘는 좀 에러였어요.=_=
차라리 대놓고 마리아느를 뺏으려 드는 상대역 이였으면 나았을 텐데.
얘는 그게 아닌데도 열받게 군다구요. 아... 다 참아내는 로베르트가 대단해 보였어요. 진심으로;.

어쨌든, 그 때문에 이야기 내내 로베르트에게 휘둘려(진다고 혼자서) 고민하고 망설이는 마리아느.
로베르트를 연모하는 레이디들의 어택이나, 로베르트와 친해보이는 '마담'의 존재나... 여러가지로 신경 쓰는 마음을 키워나가다가, 결국엔 그에 대한 연심을 자각하게 됩니다.

뭐, 카일이 얼마만큼 방해하든 간에, 맺어지는 인연은 맺어지는 거라고.
후반부, 꽤 멋들어진 고백과 함께 서로 마음이 통하는 연인 사이가 되지요.
로베르트가 참 직설적으로 고백했는데, 사실; 진작에 저렇게 직설적으로 나섰으면 애저녁에 들러붙었을 것을...;. 얘도 참, 중요한 순간에 주저하는 성격이였으니 말입니다. 그 화려한 여성 편력은 다 어디다 갖다놨는지;.
마지막까지 방해하려고 눈을 번뜩이는 카일이 있었지만, 한번 내딛은 로베르트는 거침이 없고.
제대로 달달한 두 사람의 모습과, 몇 줄 이지만 '미래의 두 사람'에 대한 에필로그도 확실히 보면서 책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작에서 더 나올 것 같았던 '달의 조각'이나, 도망자 '모리스'에 대한 애기를 거의 언급 조차도 안한 채, 순수 연애 메인으로 밀고 나간게, 더 괜찮은 결정인 거 같아요.
적어도 연애 모드는 달달함이 넘쳤고, 나름 소녀소설 다운 극적인 전개도 좋았거든요.
마리아느의 기사다운(^^) 모습도 어김없이 씩씩해서 좋았고... 거기다, 로베르트의 변함없는 색기도 맛볼 수 있었으니.
아쉬운 마음은 남아있으나, 완결 같지도 않은 완결을 내놓는 여럿 시리즈들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거라고 생각해 보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다른 작품 중에서, 끝까지 삼각 관계가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끝내는, 참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르는 작품들도 많았거든요.
심지어 메인 커플이 제대로 맺어지지도 않은 채 '언젠간 들러 붙겠지' 라는 예상도만 던져주고 끝나는 이야기도 있구요.
....그러니, 이정도면 감지 덕지.......................................(라고 믿자.)

어쨌거나, 저번달에 발매된 우츠타상의 작품은 새로운 이야기 일 뿐이고.
이렇게 끝난 이야기는, '그들은 깊은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로 기억에 담아 두렵니다.

읽은 날짜 : 2011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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