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5 / 2019.07.18

★★★★

 

 

 

아기토기 아쿠미상의 작품 '나의 행복한 결혼'을 읽었다.

 

앞에 이어서 또 노말.

그리고 이번 작품은 '후지미 L문고' 여서 안에 삽화가 없었다.

표지의 두 사람이 너무 아름답고, 특히 여자 뺨치게 아름답다는 남주 키요카의 미모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건 좀 슬프지만.. 그래도 워낙 글 자체의 색채감이 있어서 그런가, 읽다보면 뇌리에서 저절로 장면이 떠올라서 큰 문제는 안되겠더라.

지금까지 삽화 없다고 꺼렸던 책 들도 이렇게만 읽히면 사는데 문제 없겠다 싶을 정도로는. ^^.

 

중반까지는 읽으면서 이건 별 4개 반 아님 별 다섯개다!!!를 외칠 뻔 했었는데, 후반부. 내내 여주인 미요를 괴롭혔던 악역에 대한 처리가 너무 느슨해서.. 그게 좀 불만 이였던지라 별을 빼버림 -ㅅ-. 뭐.. 2권 읽으면 또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표지에서도 보이듯, 대략 메이지에서 쇼와 넘어가는 시기? 비슷한 느낌.

한참 서양 문물이 들어오던 개화기 시대의 일본이긴 한데, 거기에 '오니' 와 '인간 아닌 무언가'가 존재하는 설정을 넣고, 왕 아래의 '화족' 가문들 대부분이 초능력 같은 힘을 지닌 '이능력자' 라는 점이 판타지 섞인 와풍 세계관을 만든다.

 

여주인 미요는 '이능력'을 지닌 명가 '사이모리' 가문의 첫번째 딸로 태어났지만, 이능을 지닌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서 아무런 힘을 지니지 못하는 '무능'으로 점 찍혀진 데다가, 자신을 혐오하는 새어머니와 이복 여동생의 괴롭힘으로 힘들게 성장한 소녀이다.

3살 때 까지는 그래도 친 어머니 밑에서 사랑을 받았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새 어머니가 들어오고 그녀가 낳은 여동생이 자신과 다르게 '견미' 이능의 힘을 지닌걸 알게 되면서 그녀는 일하는 사용인 보다도 못한 취급과 멸시, 구박, 박해등을 받게 된다.

그렇게 19세가 되던 해, 유일한 위안이였던 소꿉친구 청년은 여동생과 약혼을 하게 되고, 그녀 자신은 이능력자 가문의 명문 중의 명문이자 엄청난 재력과 힘을 지녔지만 '냉혈무도' 로 이름 높은 '쿠도'가의 당주 '쿠도 키요카'에게 보내지게 된다.

지금까지 수 많은 약혼녀들이 제 발로 도망가게 만들었다는 그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집에서 쫒겨난 이상 더 갈 곳이 없는 그녀는 죽을 각오로 그의 곁에 가게 되고.

지극히 아름답지만 냉정하게만 보이는 그녀의 약혼자는 생긴것 대로 차갑......게는 굴었지만 뭐, 정석대로 '츤데레 처럼 보이지만 사실 말 수가 부족한 목석겸 쑥맥'인 것 뿐이였다고. ㅎㅎ.

 

여주인 미요가 워낙 힘겹게 버텨온 만큼 자존감이 바닥을 쳐서 내내 자신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마음의 상처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한 번 그녀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녀를 지켜주는 키요카의 든든함 덕분에 큰 걱정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사실 둘 다 연애 초심자 인 데다가 한 쪽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1도 없는 어두운 소녀, 한 쪽은 타인에게 쉽게 오해 살 법한 과묵한 청년... 이다 보니 연애 진도는 상당히 더디지만... 뭐, 이게 서투른 두 사람만의 속도려니. 싶고. ㅇㅇ

 

중간부터는 미요와 키요카를 갈라 놓으려는 사이모리 가문 등등의 방해가 있긴 했지만, 키요카가 압도적인 능력으로(그리고 미요의 소꿉친구 코우지의 도움) 그녀를 구해내는 데다가, 미요 자신도 트라우마의 원인인 새어머니 모녀에게 제대로 반항하는 등, 나름의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게 인상 깊었음. 

사실 내 맘 같아서는 저 정신 못차리는 미친 모녀<한테 키요카가 여자고 뭐고 상관없이 싸닥션이라도 날려주길 바랬는데.... 워낙 신사적인 분이시라 하하 ^ㅍ^.... 

 

뭐, 악당은 제대로 처치 되고 앞으로도 철저하게 후회 되게끔, 그리고 다신 미요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끔 키요카가 다 처리해 주긴 했지만... 이게 시리즈 화 되면서 적어도 저 싸가지 없는 여동생.. 카야? 는 또 나올거 같은 걱정도 들고 그렇다. 다신 보고 싶지 않은데. 저렇게 외골수로 비틀려서 성장한 여자애는 보는 사람이 다 스트레스임 -_-.

 

엔딩에서 무사히 '약혼'까지 도달한 두 사람.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번달에 새로 나온 2권도 있으니, 그것도 후딱 잡아서 읽어야겠다.

작가분의 첫 데뷔작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재밌게 잘 쓰인 글이라서, 시리즈화 되더라도 부디 뒷심 잃지 않고 이야기를 잘 끌어가 주시길 바라게 된다 ><.

이왕이면 결혼해서 후손을 낳는거 까지 보여주세요..

그리고 미요의 의문의 힘.. '이능?' '우스바 가문'에 대한 비밀도 제대로 밝혀주시고 ㅇㅅ)/!

 

 

 

2019.07.15 ~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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