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2 / 2019.09.16

★★★★

 

 

야마노베 리리상의 작품 '사랑을 갈망하는 이형'을 읽었다.

 

이미 정발로 나와서 많이들 알려진(? 이야기 인 듯. 씨엘님 삽화니까 인기가 많다고 해도 납득할거 같고. ㅋㅋㅋㅋ.

사기는야 진작에 샀찌만 (그것도 책으로) 역시나 내가 읽는게 뭐.. (._. ).

 

이야기 자체는 충분히 재밌었지만 중간에 추석 연휴가 끼고 그 사이에 내가 책 안읽고 겜 하거나 영상 보거나 그래서 중간에 기간이 붕 떠버린 바람에 음.. 집중은 잘 안됬다.

그래도 한 번 각잡고 읽으면 그때 그때 진도가 훅훅 잘 나가는거 보면 재밌는 책이긴 한 듯.... 그저 집중 못한 내 잘못이고 (._. ).

 

9살, 14살때 서로를 만났었던 여주 블랑슈와 남주 실반. 

이후 그녀가 19세때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반짝이던 추억으로 남을뻔 했었던 과거는 블랑슈가 실반을 만나고 얼마되지 않아 머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겪은 후 그대로 잊혀지게 되어 버린다.

그 사고 이 후 자신을 비롯한 '인간'들 전원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 아닌 '괴물, 인형, 사물, 악마' 등등 갖가지 끔찍하기 그지 없는 형상으로 보여지기 시작하는 블랑슈.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저택에 틀어박혀서 혼자서 성장한 그녀는,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구혼해온 지방백의 장남인 실반과 결혼하게 되는데.. 문제는 결혼식 당일에 만난 실반이, 남들에게 그 어떤 빛나는 미남자라고 해도 그녀의 눈에는 사자의 머리에 악마의 뿔이 돋아난 '악마의 형상'으로 비춰진 다는 것.

무뚝뚝하고 고압적이기도 한 그의 태도와 그 형상 때문에 결혼식이자 첫 만남은 서로에게 오해만 남기게 된다.

 

뭐.. 이 후 부터는 실반의 무뚝뚝함 속에서의 상냥함과 애정을 발견하게 되고, 그를 더이상 무섭게 여기지 않게 되면서 사랑을 키워 나가는 두 사람... 정확히는 블랑슈?의 모습을 보게 되는 식.

블랑슈는 사고로 인해 과거고 뭐고 다 잊어 버렸고 실반의 실제 모습도 볼 수 없지만(초상화로는 가능), 실반은 불행한 과거 때문에 온통 암흑 투성인 세상에서 처음으로 '빛'을 알게 해준 블랑슈를 계속 기다려 왔었다는 거.

관심도 없던 후계자의 자리에 집착하게 되고, 블랑슈가 아무리 자신을 밀어내도(악마로 보인다는건 말하지 않아서 모름) 강한 독점욕과 소유욕을 보이면서 매달리게 되는 것 등. 순정파 남주였다.

실반의 시점이 많았다면 좋았을 텐데 부족해서 좀 아쉽.

 

그녀의 '이형'을 보는 눈에 대해서 실반의 이복 동생인 로만, 블랑슈의 이복 여동생인 마리엣트 등등 악역등이 얽히긴 하지만... 뭐, 로만의 경우 악역도 아니였고.

나중에 블랑슈가 '사고'를 겪게 된 경위도 나오게 되지만, 블랑슈는 이미 보이는 형태가 아닌 그 내면을 바라보기로 마음 먹고 실반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있으니 상관 없는 걸로 해피 엔딩.

에필로그 보니, 실반은 블랑슈에 대한 독점욕으로 그녀의 눈이 낫는걸 바라지 않은가 보던데.... 계속 저 상태면 암만 그래도 불쌍하지 말입니다. 장차 지방백 백작부인으로 사교계에 나갈 일도 많아질테고 사람들을 상대 해야 하는데 내가 블랑슈 입장이라면 생각만 해도 피곤할 듯. 공포 영화나 괴물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입장이라서 더욱 더. -ㅅ-).

 

그녀의 저 눈에 대해서는 블랑슈 본인은 본인 내면의 '악한 부분'이 사람들을 그렇게 비춰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반의 입장은 너무나도 '순수하고 맑기에' 인간의 내면을 그대로 비춰서 보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더라.

내 생각에도 그게 맞는 듯. 이렇게 되면 거의 판타지 급이긴 한데, 제대로 밝혀지거나 낫거나 해서 끝나는게 아니니까 더이상 어떻게 해명이 되질 않은게 좀 아깝다 흠.

이거 다 적고 소냐 홈피에 있는 ss좀 읽어봐야지. 혹시 잘 해결됬는지 궁금 하니까.

 

다음 책은 언리밋 한 권 해치울까 싶음. 10권 다 차 있는 상태여서 자리 하나 비워둬야해. ㅍ_ㅍ)

 

 

 

 

2019.09.11 ~ 2019.09.16

 



2018.10.03 / 2019.03.22

★★★




야마노베 리리상의 작품 '복수혼'을 읽었다.


오랜만에 읽은 소냐다운 어두운 소설 이였다.

소재나 전개는 정말 내 취향... 에 가까울뻔 했으나 여주의 성녀화나 집착, 남주의 심하게 삐뚫어진 연정등이 좀 짜증이 나서.... 결과적으로는 별 셋으로.


여주와 남주는 서로 원수 사이임.

정확히는 여주의 아버지가 엄청난 부를 거머쥔 사업가 였지만,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등쳐먹고 사기, 횡령, 협박 등 갖가지 더러운 술수로 끌어모은 재산이였던 것.

그로 인해 부모가 사업을 실패하고 동반 자살을 택해서 홀로 남았던 것이 남주인 블랙포드. (이름 이상해 -ㅅ-).

그 원한을 잊지 못한 그는 여주인 올리비아의 아버지에게 접근해서 뛰어난 수완과 두뇌로 오른팔까지 올라가고, 올리비아의 연정까지 받으면서 가장 사랑하는 딸의 '약혼자' 자리까지 올라감.

그리고 둘의 결혼식이 열리던 날, 치밀하게 물밑 작업을 해왔던 그는 올리비아의 아버지가 했던 모든 잘못과 죄를 다 들춰내고 식장에 들이닥친 경찰들이 아버지를 붙잡아 가는 때에 올리비아에게 진실을 고하면서 그녀를 내친다.

그로 인해 심하게 상심한 올리비아는, 모든 재산이 압류당하고 , 생활에 어렵지 않게 단 하나 남겨진 집 마저도 팔아버리고는 그대로 종적을 감춤.

그로 부터 3년 후, 멀리 떨어진 시골 지방의 한 저택에서 보모겸 사용인으로 일하고 있는 올리비아를 블랙포드가 찾아 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뭐, 이런 시작인데다가 이런 인연이니 만큼 밝은 요소는 1도 없이 시종일관 내내 어둡고 암울하다.

올리비아에게 '명령'을 내려서 아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옆에 묶어두면서도 온갖 상처주는 말과 모욕을 내뱉는 블랙포드도, 그저 내가 죄인이려니, 죽은척 해야지.. 하고 아무런 반항은 커녕 대꾸도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올리비아도.

이 관계가 재밌게 쓰면 괜찮은데 난 그게 참 답답하더라 이거야.

이런 이야기의 정석은, 남주 또한 여주를 지극히 사랑하지만 솔직해 질 수 없어서 나쁘게 대한다.. 라는 거인데, 얘는 그 조건에서 좀 부족함.

뭐랄까.. 내가 기대하는 건, 남주가 온갖 쓰레기 발언을 해대도 여주를 향한 조심스러운 태도라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위해 노력한다거나 그런거거든.

물론 블랙포드가 그렇게 안 했다는건 아닌데... 그게 내기준엔 되게 '부족했다'.

말은 심하게 해도 그녀를 안을 때에 부드럽게 대한다거나, 우는 올리비아에게 키스한다거나..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분명 애정은 느껴지기는 하는데 그거보다도 그녀를 상처주는 발언들이 너무 가열차서. -_-

균형을 잘 맞춰야지 균형을 ㅇㅍㅇ.

자기 입으로 그녀를 증오하니 미워하니 어쩌니 대놓고 지껄일 정도면 나중이라도 그에 상응하는 사과와 사죄를 해야 정상 아님? ㅋㅋㅋㅋ

그냥 ㅋㅋㅋ 그것도 되게 흐지부지함.

심지어 고백도 여주가 먼저 했어... 올리비아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사로 잡힌 건 좋은데, 그녀에게 아직 못한 사랑의 고백도 남아 있다고 후회하는건 좋은데. 왜 ㅋㅋㅋ 그걸 바로 말 안해? 달려 갈 때만 해도 바로 말 할 것 처럼 굴더니.

결국 올리비아가 먼저 연정 고백하는것도 짜증이 났다.


데유까, 올리비아가 시종일관 블랙포드가 좋아 죽고 못사는 점에서 이미 아웃임. 적당히 튕겨줘야지.. 그래야 나중에 블랙포드가 좀 심하게 반성하거나 하지.

고백도 먼저고~ 블랙포드의 갖가지 쓰레기 발언들도 다 용서하고~. 성녀형 좋은데 적절한 시기에 성녀성(?을 발휘 합시다. 스트레스 받으니까.

일웹에서는 남주도 '여주도' 얀데레 라고 하던데, 올리비아의 블랙포드를 향한 뜨거운 사랑도 확실히 얀데레의 기질이긴 하다.

그녀 또한 자신의 이기심으로 그의 곁에 있기를 택한 거니까. 아버지에게 대하는 것도 그렇고.

쌍방 얀데레 인건 별 재미가 없습니다.... 일단 나한텐 그렇다.


그래서 중, 후반까지만 해도 잘 끌어가던 흥미가 올리비아가 고백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는 순간부터 급 시들시들해 져서 무덤덤하게 독서 종료함.

흐음... 내가 원하는 소냐작은 이런게 아니야....

뭔가 남주가 좀 더 처절한거 읽고 싶다. 이렇게 자기 자존심만 내세우는 녀석 말고.





2019.03.19 ~ 2019.03.22





제목: 咎の楽園 
작가: 山野辺 りり
출판사: 이스트 프레스 소냐 문고 (2014/04/03)

-줄거리-

국가를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리슈켈' 신을 숭배하는 리슈교. 건국 신화에 따라 대대적으로 그의 신부가 되는 '성녀'를 배출하며, 그 성녀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서 국가와 국민의 평안을 기도하며 일생을 보내는 것이 원칙으로 내려져 오고 있지요. 현 성녀인 '루체' 역시, 태어나자 마자 성녀로 발탁 되어 22년의 세월 동안 쳇바퀴 돌아가듯 변함 없는 일상속에서 성녀로서의 의무를 지켜오며 자라게 됩니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기억속의 소중했던 소꿉친구인 '폴리'. 나라에서 1,2위를 다투는 고위 귀족 '레반느' 백작이 된 그는 어린 시절의 약속.. '반드시 섬에서 데리고 나가서 내 신부로 삼겠다' 라는 프로포즈를 지키겠다며 루체에게 다가오고. 이미 성녀로서의 자신의 삶에 순응하고 있던 루체는 그 것을 받아들 일 수 없어 합니다. 하지만 순례자들이 떠나는 마지막 날 밤. 폴리는 루체를 강제로 안으면서 그녀의 '성녀의 자격'을 빼앗아 버리고, 종국에는 그녀가 기절한 틈을 타 몰래 섬에서 빼내오는데 성공하지요. 어찌 할 바를 몰라 고민하던 루체는 폴리의 곧다 못해 짙은 집착의 애정에 당황하는 한편, 리슈교의 숨겨진 단면들을 알게 되면서 힘들어 하게 되는데...

평점 : ★★★☆



야마노베 리리상의 작품 '허물의 낙원' 감상 입니다.

이미 정발 예정되어 있는 작품으로 '죄의 낙원'이라는 제목이 정해져 있긴 하지요.
죄도 맞고 허물도 맞고. 그냥 저는 저 편할 대로 ㅋㅋㅋㅋ ^^;.

작가분인 야마노베상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뵙는 분입니다.
일단 그림자의 신부도 사뒀긴 한데 딱히 끌리지 않아서 여태 못 읽어본 고로, 접하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네요.

정말이지, 그야말로 '소냐 다운' 작품 이였습니다.
시종일관 어둡고 침침하며 도로도로 한데도, 어떻게 보면 그 독선적인 사랑이 순수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랑 이야기.
야마노베상의 글빨이 좋으셔서 더 잘 표현되기도 했고... 배경 설정과 연애가 잘 어우러지기도 한 작품 이였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여주인 루체가 말 그대로 '성녀'의 이미지? 성격? 그 자체였기 때문에, 폴리의 지독하리 만큼 집착있는 사랑에 비하면 아무래도 존재감이 약하긴 했다지요.
전반적으로 폴리의 시점이 거의 절반을 차지 할 정도로 많았기도 했거니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루체' 하나 뿐이였던 폴리에 비해 , 성녀이기 때문에. 그 입장 때문에 시종일관 고민하고 폴리의 애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서...
전반적으로 볼 때 폴리에 비해서 그녀의 연애 심리 변화는 좀 부족했던거 같습니다.
그냥, 잘라서 말해서 폴리의 사랑의 반의 반도 못 미친다는 느낌이 든달까<.
반한 사람이 죄라고. 폴리 입장에서는 그저 옆에만 있어줘도 행복한 상대가, 자신과 같이 애정을 돌려준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고 하니 그려려니 해야겠지요.^^;

생각외로 배경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루체가 성녀였기 때문이여서 그런가.. 그녀가 성녀로서 존재했던 종교 '리슈교'의 폐단과 그로 인해서 피폐해져가는 세상에 대한 전개가 나름 중요하게 나오더군요.
일단 폴리 자신이 루체와 만나게 되었던 시점이, 바로 그가 '신을 불신하게 되었던' 점이였던 것도 그렇구요.
어느 창작물이든 간에 보통 국가를 전체적으로 지배하는 듯한 유일신 교는 항상 이렇게 속에서 부터 썩어들어간다는 설정이 많은 편인데, 이것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지금의 리슈교는 '귀족과 부유한 상인들만의 종교'로 변질 된 지 오래이고,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 짜는 부폐한 국교가 되어버렸지요.
그리고 그 종교의 상징이 되어야 할 '성녀'는 말 그대로 보기 좋은 인형 내지는 상징물이자 희생양.
아무 것도 모른 체 갓난 아기 상태에서 부터 성녀로 '길러져와서', 얼마 되지 않은 삶을 속박되고 정해진 일정에 갇혀서 살다가 죽어간 성녀들.
그리고 루체 또한 폴리가 구해내지 않았다면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리슈켈 신과 리슈교를 믿고, 섬 밖의 '세상'이 자신의 기도 대로 평화롭고 안정되었을 꺼라 속임 당하면서 죽었을 겁니다.

이미 6살때의 경험으로 인해 리슈교는 물론 리슈켈 신에 대한 신앙심 마저 버려버린 폴리였지만, 그래도 루체에게 이런 '현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 계속 덮어 두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뭐, 이야기가 흘러가는게 그렇게 쉬울 수 없듯. 루체는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알던 '진실'이 무너짐을 깨닫게 되고... 그런 절망 속에서도 '성녀가 아닌 그저 편하게 웃음짓는 루체만을 원한다'는 폴리에게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지요.

그래도 일생을 성녀로서 '길러져왔기 때문에', 루체가 폴리를 받아들이기 까지 꽤 고민과 망설임....을 넘어선 삽질이 있긴 합니다.
'만인을 평등하게 사랑해야 하는 것'이 기본인 성녀이기 때문에 '오로지 나만을 사랑해달라'는 폴리의 소망은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둘은 계속 그 문제로 서로 힘들어 한다지요.

폴리는 어쨌든 그녀의 육체에 손을 대서 '성녀의 자격'을 빼앗은것 부터 시작해서, 시종 일관 루체의 눈치를 보는 느낌이 들고, 무엇보다도 루체가 우선이기 때문에 그녀를 곁에서 놓아줄 순 없어도 자신을 미워하는 것도 무섭기 때문에. 어쨌든 상반된 감정으로 쉽사리 그녀에게 강요할 수 없는 상태이고.
그래서 루체는 강압적일 때도 있지만 언제나 상냥한 폴리의 태도에 기대면서 실컷 고민 한답니다. 에라이 ㅋㅋㅋㅋ

안그래도 어두운 이야기고 시작부터 삐뚤어진 터라 시종일관 침침한 분위기인데, 사랑 전개 마저도 이런 식이니 읽는 저는 저대로 힘들었다구요.
이게 날씨 한참 더운 시기에 읽었으면 진짜 중도 포기했을지도 모르고.
연애 전개만 봐도 힘든 커플인데, 작품 배경의 중시도도 상당하니 실컷 머리 아프라는 애긴지 뭔지. 가뜩이나 한자도 어려운 편인데 -_ㅠ.

결코 술술 읽히는 이야기는 아니였기 때문에, 솔직히 크게 재밌게 봤다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충분히 인상깊게 남은 작품이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폴리. 폴리가 진국이였어요.
남주 시점이 이렇게나 많은데에 일단 감사의 절부터 올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루체보다 3살 어린 19살의 나이에도 이미 세상 물정 다 알고 현명하다 못해 독하기 까지 한 성정.
세상 그 무엇보다도 루체가 우선으로, 가치관이 아예 '루체와 그 이외의 것'으로 나뉘어져 있는 직선적인 애정.
내내 죄책감과 미안함에 시달리면서도, 결코 루체를 자신의 곁에서 때어놓지 않으려는 독점욕은, 그 선이 지나쳐서 강렬한 집착에 가깝지요. 복흑에 복흑. ㅎㄷㄷ.
신에게, 그리고 마리에스(등장 조연)에게 뺏길 바에는 차라리......... < 로 갈 정도로 어쨌든 루체 없으면 아무 의미 없는 그런 남자 입니다.

위에서도 애기했듯 루체의 존재감이 그렇게 크지 않았던 반면 폴리는 참 인상깊었던지라, 이 작품의 구심점은 폴리예요.
개인적으로 연하 남주를 별달리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 바람직한 녀석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실제로 세상물정 모르는 루체에 비해 훨씬 더 어른스러운 녀석인데도, 루체에게 사랑을 갈구 할 때는 언제나 연하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그런 놈이랄까 ㅋㅋㅋ.
진짜 말로서 아낌없이 매달립니다. 나를 버리지 말라고. 없으면 나는 죽는다고. 나를 미워해도 증오해도 좋으니 평생 곁에만 있어 달라고.
시종 일관 변하지 않는 애정을 보이면서 집착해 오는 모습이, 참으로 소냐 문고 다운 남주 면서도 또 귀엽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정말이지 이런 연하 남주는 아껴줘야 합니다.b

조연이자 악역인 마리에스의 존재감도 깊었고 (제대로 미친놈이라;), 나름 복선으로 깔아둔 '시하'열매에 대한 내용도 충분히 인상깊고 재밌었습니다.
다만 마지막이 조금 급진전 엔딩의 느낌이 들어서 그게 아쉽네요.
아니 물론, 새드보다야 해피가 낫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한 페이지 안에 해결 될 만한 쉬운 일이였나 싶기도 한게..^^;
적어도 에필로그에 딱 4,5페이지만 더 할애 했었어도 좋았을거 같아요.
내내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나가신 지라, 이거 가지고 '뒷심 부족'으로 판단하기는 애매한거 같고..
역시 언제 한 번 날 잡아서 그림자의 신부도 읽어봐야 판단이 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삽화 애기를 좀 곁들어 보자면.
예쁩니다. 예쁜데, 무서워요.... 특히 폴리가 무슨 궁극의 악역 처럼 보일 때가 있을 정도로 심했다능;.
뭐랄까 '눈'을 되게 인상적으로 그리시는데, 여캐는 몰라도 남캐는 그게 인상 깊다 못해 무섭게 보일 수 있겠더군요.
일판 기준 113페이지의 폴리는, 진정 이 작품 최고의 악역 포스(..)가 풍기는 얼굴로 그려지는데. 심히 '미친놈' 으로 보입니다.... 눈 밑에 다크톤 붙이지 마세요 삽화가 님....


어쨌든 이번 작품.
때마침 정발도 나오고 하니 많은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어둠침침한 이야기라 막 쉽게 잡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충분히 시간 내서 읽어볼 가치는 있는 작품 이였어요.
작가분 체크 들어갑니다 저는 ㅋㅋㅋ


읽은 날짜 : 2014년 8월 25일



PS 1. 남주 이름이 그대로 읽으면 '포리'...가 되는데, 그것 보다야 '폴리'가 낫겠다 싶어서 폴리로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그런데 정발본도 폴리로 나올거 같네요? ㅋㅋㅋ 아니 뭐, 둘다 남주 이름 치고는 심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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