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3 / 2019.03.22

★★★




야마노베 리리상의 작품 '복수혼'을 읽었다.


오랜만에 읽은 소냐다운 어두운 소설 이였다.

소재나 전개는 정말 내 취향... 에 가까울뻔 했으나 여주의 성녀화나 집착, 남주의 심하게 삐뚫어진 연정등이 좀 짜증이 나서.... 결과적으로는 별 셋으로.


여주와 남주는 서로 원수 사이임.

정확히는 여주의 아버지가 엄청난 부를 거머쥔 사업가 였지만,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등쳐먹고 사기, 횡령, 협박 등 갖가지 더러운 술수로 끌어모은 재산이였던 것.

그로 인해 부모가 사업을 실패하고 동반 자살을 택해서 홀로 남았던 것이 남주인 블랙포드. (이름 이상해 -ㅅ-).

그 원한을 잊지 못한 그는 여주인 올리비아의 아버지에게 접근해서 뛰어난 수완과 두뇌로 오른팔까지 올라가고, 올리비아의 연정까지 받으면서 가장 사랑하는 딸의 '약혼자' 자리까지 올라감.

그리고 둘의 결혼식이 열리던 날, 치밀하게 물밑 작업을 해왔던 그는 올리비아의 아버지가 했던 모든 잘못과 죄를 다 들춰내고 식장에 들이닥친 경찰들이 아버지를 붙잡아 가는 때에 올리비아에게 진실을 고하면서 그녀를 내친다.

그로 인해 심하게 상심한 올리비아는, 모든 재산이 압류당하고 , 생활에 어렵지 않게 단 하나 남겨진 집 마저도 팔아버리고는 그대로 종적을 감춤.

그로 부터 3년 후, 멀리 떨어진 시골 지방의 한 저택에서 보모겸 사용인으로 일하고 있는 올리비아를 블랙포드가 찾아 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뭐, 이런 시작인데다가 이런 인연이니 만큼 밝은 요소는 1도 없이 시종일관 내내 어둡고 암울하다.

올리비아에게 '명령'을 내려서 아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옆에 묶어두면서도 온갖 상처주는 말과 모욕을 내뱉는 블랙포드도, 그저 내가 죄인이려니, 죽은척 해야지.. 하고 아무런 반항은 커녕 대꾸도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올리비아도.

이 관계가 재밌게 쓰면 괜찮은데 난 그게 참 답답하더라 이거야.

이런 이야기의 정석은, 남주 또한 여주를 지극히 사랑하지만 솔직해 질 수 없어서 나쁘게 대한다.. 라는 거인데, 얘는 그 조건에서 좀 부족함.

뭐랄까.. 내가 기대하는 건, 남주가 온갖 쓰레기 발언을 해대도 여주를 향한 조심스러운 태도라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위해 노력한다거나 그런거거든.

물론 블랙포드가 그렇게 안 했다는건 아닌데... 그게 내기준엔 되게 '부족했다'.

말은 심하게 해도 그녀를 안을 때에 부드럽게 대한다거나, 우는 올리비아에게 키스한다거나..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분명 애정은 느껴지기는 하는데 그거보다도 그녀를 상처주는 발언들이 너무 가열차서. -_-

균형을 잘 맞춰야지 균형을 ㅇㅍㅇ.

자기 입으로 그녀를 증오하니 미워하니 어쩌니 대놓고 지껄일 정도면 나중이라도 그에 상응하는 사과와 사죄를 해야 정상 아님? ㅋㅋㅋㅋ

그냥 ㅋㅋㅋ 그것도 되게 흐지부지함.

심지어 고백도 여주가 먼저 했어... 올리비아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사로 잡힌 건 좋은데, 그녀에게 아직 못한 사랑의 고백도 남아 있다고 후회하는건 좋은데. 왜 ㅋㅋㅋ 그걸 바로 말 안해? 달려 갈 때만 해도 바로 말 할 것 처럼 굴더니.

결국 올리비아가 먼저 연정 고백하는것도 짜증이 났다.


데유까, 올리비아가 시종일관 블랙포드가 좋아 죽고 못사는 점에서 이미 아웃임. 적당히 튕겨줘야지.. 그래야 나중에 블랙포드가 좀 심하게 반성하거나 하지.

고백도 먼저고~ 블랙포드의 갖가지 쓰레기 발언들도 다 용서하고~. 성녀형 좋은데 적절한 시기에 성녀성(?을 발휘 합시다. 스트레스 받으니까.

일웹에서는 남주도 '여주도' 얀데레 라고 하던데, 올리비아의 블랙포드를 향한 뜨거운 사랑도 확실히 얀데레의 기질이긴 하다.

그녀 또한 자신의 이기심으로 그의 곁에 있기를 택한 거니까. 아버지에게 대하는 것도 그렇고.

쌍방 얀데레 인건 별 재미가 없습니다.... 일단 나한텐 그렇다.


그래서 중, 후반까지만 해도 잘 끌어가던 흥미가 올리비아가 고백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는 순간부터 급 시들시들해 져서 무덤덤하게 독서 종료함.

흐음... 내가 원하는 소냐작은 이런게 아니야....

뭔가 남주가 좀 더 처절한거 읽고 싶다. 이렇게 자기 자존심만 내세우는 녀석 말고.





2019.03.19 ~ 2019.03.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