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2 / 2016.03.05

★☆




사쿠라다테 유우상의 작품 '대원수의 익애 궁정과자 - 사랑의 책략은 벌꿀 속에' 감상 입니다.

금방 읽어야지 했던게 일주일이나 걸렸네요;;.
나름 저번달 신작 중에서 기대작 이여서 빨리 잡는다고 잡았었는데 어이쿠;;;.
한참 노말 읽다가 잡아서 그런가 티엘이 좀 어색한 기분도 들었구요. ㅋㅋㅋㅋ.

이야기 자체는 남주 시점도 빠방하고, 이 계열에서 은근히 잘 없는거 같은 '금사빠'가 아닌 전개 인 것도 맘에 들었는데 어째서람;;. 

여튼 이번 작품.
여주 시점과 남주 시점이 나름 비슷하게 들어가 있어서, 사랑을 모르던 남주가 여주에게 빠져서 점점 더 팔불출이 되어가는 과정이 쉽게 보여지는 만큼 꽤 재밌었던 이야기 였습니다.

여주인 비올렛. 
귀족은 아닌 평민 이지만, 상당한 부를 축척하고 있는 상류 부르조아 계층의 소녀로, 어린 시절. 미혼모로 자신을 낳고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 그녀의 남동생 이자 비올렛의 외삼촌 부부의 손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고 자라 납니다.
달콤한 과자를 만드는게 취미인 비올렛은 얼마 전부터 자신이 직접 과자를 구워서 가져다 주는 고아원에 자주 들리는 '쟈누칸'공작 '라파엘'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작은 연심을 품고 있지만 신분상 어울리지 않는다며 말 한 번 붙여보지도 못하지요.
그러다 그녀가 현 왕 '발레리안'의 유일한 딸 임이 알려지게 되면서 오늘 내일하는 발레리안을 대신해 차기 여왕의 자리를 떠맡게 되고. 그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왕의 오른팔인 라파엘과의 결혼도 결정나게 되지요...

위에서도 얘기했듯, 적어도 남주에 한해서는 금사빠가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 였습니다.
비올렛이야 전부터 멀리서 지켜보면서 빼어난 미모와 기품을 지닌 라파엘을 좋아하고 있었지만, 라파엘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소녀. 거기다가, 자신의 '몬크티에' 가문의 번영과 지위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야 하는 그의 입장에서 비올렛은 그녀 자신 보다는 그녀 뒤에 있는 '여왕의 후광'이 더 매력적.
아예 첫 만남 때 부터 그럽니다. 넌 나의 '카드' 에 불과 하다고. 
생각 이상으로 아름답고 청순한 소녀인 비올렛이 맘에 들긴 하지만, 그것보다 앞서서 그녀가 쥐게 될 왕족의 핏줄이 라파엘에겐 더 가치 있는 셈 이였지요.

전반적으로 무뚝뚝한 라파엘 인 데다가 사랑에 관해서는 은근히 천연 속성+둔감함 까지 겸비하고 있어서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몇 번이고 비올렛을 실망 시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무슨 나쁜 남주인가!! 하고 화낼 법도 하지만.. 이 이야긴 라파엘의 시점도 빠방하게 들어가 있어서 그가 왜 가문의 영광에 집착 하는지 알 수 있게 되고, 거기에다가 '서서히 사랑에 빠져드는 남자의 심리'도 꽤 재밌게 그려져 있어서 충분히 봐줄만 하더라구요. ㅋㅋㅋㅋ

그 자신이 문제라기 보다는, 지나치게 가문 가문을 외치며 그를 반쯤 학대 수준으로 괴롭히고 키운 부모의 잘못이 더 크고. 하루에 4시간도 채 잘까 말까 한 가혹한 교육을 받아 성장하면서 인간적인 감정 같은거 보다 무감각만 자라게 되었으니... 라파엘의 탓이 아니죠.
그리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무뚝뚝함 속에 그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상냥함이 있어서, 그런 소소한 부분들에 비올렛이 끌리게 되는 것도 설득력 있게 나옵니다.

아니, 다 접어 두고라도 저는 이 라파엘 시점이 꿀잼 이였다구요. ㅋㅋㅋㅋ
평소에는 유능한 보좌로서 왕국의 대소사 일을 다 처리 할 정도로 똑똑한 그인데, 다른 것도 아닌 '사랑' 이라는 감정에는 얼마나 둔한지.
처음에는 그냥 도구로서 봐왔던 그녀, 비올렛을 하루 종일 내내 떠올리게 되고.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가슴의 통증'을 두고 '이거 병인가? 병인가봐. 쉬어야해'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빵 터지구요. ㅋㅋㅋ
거기다, 자신이 처음부터 비올렛에게 '카드' 라고, 도구라고 대놓고 얘기했던 부분이 있었던 만큼 '그녀가 나를 좋아할 리가 없다' 라고 단정 짓는데.
그래놓고 비올렛이 자신이 아닌 자신 주변 인물들.. 보좌라든가 형 이라든가 왕궁전용 과자 장인 이라든가. '그'만 빼놓고 다 터놓고 지내는 상황에 있는대로 질투 하면서, 이녀석 저녀석 다 비올렛의 바람 상대가 아닌가?! 하고 심각 진지하게 고민하고 가슴 통증 참아내는 부분 등이 진짜 꿀잼 이지 말입니다.

그래서 설령 라파엘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계신다고 해도 중반 부분 넘어 가면서 부터 그의 시점이 나오면 그저 마냥하냥 재밌게 읽으 실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넹 ㅋㅋㅋㅋ.

그에 비해 비올렛은 뭐.. 라파엘을 개인적으로 모르던 시점부터 살짜쿵 반해 있었던 데다가, 라파엘과 결혼부터 하고 나고 나름 상처 입을 법한 발언들에 고민하고 그랬지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라파엘 일색 이였네요.
그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이.. 자신의 '배경'이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마인드로 꿋꿋히 버텨 냅니다. 
그에게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고 '당신이 나를 도구로 생각해도 괜찮아요. 도움이 되면 만족해요.' 라고 대놓고 말하는 비올렛.
그런 그녀의 태도가 무념무심 했던 라파엘의 마음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도 했지요. 은근히 잘 어울리는 커플 이예요. ^^

비올렛을 이뻐라 하는 남조들은 몇 되지만, 하나같이 메인 커플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는 입장에라서 딱히 대항마 같은 존재는 없구요.
후반부, 몽크티에 가문과 대적하는 '로뇬' 가문에서 비올렛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음모를 꾸미지만 꽤 싱겁게 끝이 납니다.
고로 전반적으로 메인 커플의 연애 전개가 중심인 이야기 인 셈.

사랑을 모르던, 필요없다고 생각했던 남주가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꽤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던 작품 이였습니다.
작가분 특징이신지, 꽤 덤덤한 문체로 적어 내려가 주시는데, 그게 크게 거슬리거나 한 거 없는거 보면 읽기도 편했던거 같아요.

금사빠 라든가, 처음부터 여주에게 집착하거나 하지 않는 계열의 남주가 가끔이나마 끌리시는 분께 추천 합니다.
그게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재밌지만은요 ^^)/


2016. 02.28 ~ 201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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