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6 / 2016.07.05
★★
마키하라 마키상의 작품 '실연 당하는 방법, 가르처주세요' 감상입니다.
... 평점을 보면 아시겠지만, 제 기준, 정말 간만에 보는 폭탄 이였습니다....
저는 국내 로설에는 좀 까다로워도; 외국어로 읽는 남의 나라 책들에는 꽤 관대한 편이거든요. 좀 아니다 싶은 점이 있어도 괜찮았던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평균 별 셋은 줍니다.
그런데, 이 책은 괜찮았던 부분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반부에 다 말아먹어서.. 오히려 초반부의 재미졌던 부분까지 다 잡아먹어 버리게 하더군요. -_-.
이거 살 때 나름 고환율 인지라 15000원도 넘게 주고 질렀다 + 마키하라상 작품이니 닥구 + 남주가 연예인!!! 거기다가 둘이 소꿉친구!!!! 약애물!!!
... 뭐, 이런 제 취향의 정가운데 직격하는 작품이 따로 있을 수가 있나! 하고 춤추면서 질렀던 책이고. 기대치가 그만큼 높았기 때문에 더 짜지게 되더라구요.
뭐.. 솔직히 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아니, 그래도 이거 국내 로설 이였으면 이미 여럿 분들에게 까이고도 남았을 겁니다.
진짜 일본이란 나라는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남주를 '사랑' 이라는 이름 하에 받아들이는 그런 순진무구(=골빈) 여주가 얼마나 먹히는거지. -_-
이거 사기 전에, 모 사이트에서 이 책이 약애물이다. 남주가 온리 여주만 본다. 어쩌고 하길래 거기에 기대치가 컸습니다만... 예, 약애물은 맞습니다. 남주가 온리 여주만을 보긴 하더군요. 다만, 그 속이 어떻든 간에 표현을 이따구 방식으로 밖에 안하면 좋게 먹힐 수는 없다고 봅니다.. 후-_-
이야기는 오로지 여주인 히나미 시점에서만 전개 됩니다.
그게 더 아깝다지요. 이 책은 절대적으로 남주인 케이의 시점이 필요한대!! 그러면 내가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열받진 않을껀데!! 얘가 히나미를 정말 좋아한다는건 내가 잘 알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든가 그런걸 다 보여주면 좋았을건데!!!!...
마키하라상, 지금까지의 작품들은 대부분 남주 여주 시점을 섞어가면서 쓰시더니 왜 이것만 이러셨을까요. 이 분의 이터너티 북스 작품은 제대로 읽어본게 없고 티엘만 봐서 그런가.. 방향성이 다른건가. ㅠ_ㅠ.
여튼, 여주인 히나미와 케이는 태어나서 부터 같이 자라서 유치원, 초,중,고까지 다 같이 지내온 소꿉친구 사이 입니다.
26살이 된 그녀가 집 근처 직장을 다니면서 남성복 패터너로 일하고, 고딩 때 부터 모델을 해왔던 케이가 '사이죠우 카나메' 라는 예명으로 인기 많은 젊은 배우로 성장하면서 도쿄로 멀어지긴 했지만.
두 사람은 한 달에 한번 씩은 꼭 시간을 내서 찾아오는 케이 덕분에 떨어져 있지만 자주는 보고 있지요.
그리고 그런 그를 줄곧. 일직선으로 좋아해온 히나미.
그러나, 그가 요즘 한창 잘나가는 예쁜 여배우와 스캔들이 터지게 되자 히나미는 지례 겁 먹고 제대로 말 한 번 해보지 못한 짝사랑을 관두려고 합니다.
집 근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능력을 높이 산 선배의 스카우트를 받아서 도쿄로 옮겨가려던 그녀.
하지만 때를 맞춰 고향에 내려온 케이에게 비밀로 했던 이직 사실이 들통나게 되고..... 그녀에게 남자가 생겼다고 오해하는 케이 때문에 화가난 히나미는 꾹꾹 눌러왔던 연정을 밝혀 버리지요...
이 부분까지가 초반부 입니다.
본겨적인 이야기는, 나 너 좋아하니까 이 맘 접고 싶다. 실연당하게 해줘! 하고 엉엉 우는 히나미를 케이가 '나 너 안 싫어하니까 차버리는건 못해. 사귀어 줄께' 라고 시건방진 답변을 하면서 전개되지요.
도쿄로 올라가서 따로 집까지 장만한 케이와 함께 지내게 되는 히나미....
일단 여기 초반부 부터 좀 거슬리긴 했습니다.
어디에 뭘봐도 히나미를 좋아하는게 뻔히 보이는데도 히나미의 고백에는 '나 너 안싫어하니까 그냥 사귀어 줄께' 식으로 전혀 솔직하지 못한 반응을 한다구요.
저 이런거 꽤 짜증내 하는 타입이라. ㅋㅋㅋ 아니, 누가 누구한테 매달리냐고.
이야기가 내내 히나미 시점이라서 이게 얼마나 속이 터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골 ㅂ....ㄴ게 아니라 순진 무구하신 -_- 여주는 '나만 케이를 좋아하는거야. 원래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야 흑흑' < 이런 마인드로 케이가 이런 식이여도 그냥 혼자 납득하고 받아 들인다구요. 참나.
물론 고백씬만 이랬을 뿐, 이 후 부터는 케이 나름대로 히나미 예뻐 죽고 못사는 듯이 굴어대긴 하는데... 역시 그래도 말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 답답한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지나 했더니, 나름 히나미를 좋아하는 듯한 그녀의 선배이자 사장인 '이시가미'의 등장으로 인해 무사히 해결.
그때쯤 되서야 '내가 히나미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라고 구구절절히 읊어주시는 케이군.
그래, 여기까진 좋았다구요. 서로 마음도 통했겠다, 케이도 귀여워 졌겠다. 둘이 행복하면 됬지 뭘. 하고 즐겁게 읽어 내렸는데.... 이 후 일어나는 케이군의 속터지는 행보 -_-.
평상시 부터 해보고 싶었던 작품의 남주를 맡은건 좋다. 그게 연애물인 것도 좋다. 왕자님 캐러로 유명한 '사이죠우 카나메'의 겉 모습 보다 평상시의 '케이'에 더 가까운 이 작품 배역의 남주가 좋다.
여기까진 다 좋다 쳐요.
연애물이니까 키스신 같은게 있을수 있다.. 라는 것도, 지금까지 없었던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뭐, 그럴수 있지 ㅇㅇ. 싶었는데.
드라마 집중하겠답시고 8월 중순 부터 혼자 집을 나서지 않나. 그것도 12월 까지 대략 4개월.
그 사이에 직접 얼굴 본 건 달랑 한 번 뿐이였고, 연락도 전화 따위는 없이 메일만 어쩌다가 한 번. 그것도 후반부 되니 거의 20일 가까이 우걱 씹어 드시고요.
그 어떤 여자도 이런 상황이 되면 불만을 가지고 불안해 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히나미가 참으로도 속이 넓으시고 골이 비어서 이걸 다 받아주는가 모르겠다만은야.
이게 어디까지나 히나미 시점이다 보니, 소심하기 짝이 없는 성격 그대로 케이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고 곯아가는 전개를 주구장창 보여주는데 와.. 진짜 뒷목 -_-.
그렇게 물리적인 거리가 떨어진 것도 모자라서 심적인 거리마저도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또 있었으니.
바로 이번 '연애물'의 여주인공.
위에서 히나미가 잠깐이나마 실연 당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 스캔들이 났었던 그 여배우라구요. -_-.
그것도 별론데, 처음에 히나미에게 키스씬이 있을꺼라 말하면서 '각도라든가, 카메라에 안비치는 곳에서 잘 조절해서 안보이도록 찍을 수도 있다'< 라고 희망고문 시켜놓고 정작 본방 에서는 인터넷에서 화자가 될 정도로 깊고 찐~~한 딥키스 시전.
처음에는 그깟 키스 하나에 지지부진하는 히나미가 답답해 보였었는데, 회를 거듭 할 수록 진해져 가는 드라마 속 자기 남친과 딴 여자<의 러브 씬도 괴롭고.
거기다가 드라마 방영중에 또다시 터진 그 여배우와의 2차 스캔들 보라지. 심지어 히나미는 한 번도 본 적 없다는 케이 개인 멘션 앞에서 찍힌 사진이라던가.
그렇게 불안해하는 와중에, 이번에는 그 여배우의 '임신' 설까지 공중파 연예 뉴스에서 떠들 정도로 터지고.
마지막의 마지막에, 평상시 두 사람을 별로라 생각했던 케이의 매니저까지 나타나서 '당신의 존재는 사이죠 카나메에게 있어 추문이 될 수 있습니다. 헤어져 주십시오' 폭탄 크리.
이쯤 되니까 ㅋㅋㅋ 너무 엎치고 덮쳐서 버텨내는 히나미가 신기하더라구요.
물론 엄청 망가져가기야 했지만은야.
그리고 '드라마에 집중' 하신다던 잘나신 배우님은 이 시기쯤 되니 아예 문자도 씹어 주시면서 5일이 흐른다...
자, 이거 읽는 여러분들은 어떠시겠어요? 과연 이게 저만 열받고 펄쩍 뛸 일일까요.. ^_ㅠ...
여기까지 읽다보면 이제 히나미가 정신 대판 차리고 케이를 아주 시원하게 차버리거나 엄청 힘들게 해주길 바라게 됩니다. 제가 후회남이 자주 나와서 시원하게 혼나는 국내 로설을 넘나 많이 읽은 것도 있긴 하지만, 아무리 딴 나라 작품이라도 적어도 어느정도는 강하게 대처해 주겠지. 싶었단 말이예요.
근데 ㅋㅋㅋ 그게 됬으면 지금 이렇게 구구절절히 쓰고 있을리가 없지요. ㅋㅋㅋㅋ 아나 참나.
최종화 촬영까지 확실하게 끝내고 무려 4개월 만에 집에 돌아와 주신 남친에게 불꽃 싸닥션을 날리기는 커녕 '나 이 집에서 나가줄께 흑흑' 하고 눈물 뿌리면서 도망치는 여주.
그리고 그런 여주를 잡지 못한 배우님은 바로 오후 생방송을 잡아서 만인 앞에서 '저는 그 여배우랑 사귀는게 아니라 소꿉친구랑 사귑니다. 무지무지 사랑합니다. 내 쪽에선 절대 못 헤어집니다' 라고 공개 아웃 합니다.
저라면 ㅋㅋㅋ 그동안 당한게 있지, 달랑 이거 하나로 봐줄 수는 없을거 같지 말입니다.
그래, 그 스캔들도, 사진도, 여배우의 임신설도 다 지랑 관계 없다고 치자. 근데 이 모든 일은, 그 작품에 열중 한답시고 무려 4개월 가까이 팽기쳐둔 네 놈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니냐고. -_-
애시당초 자기가 먼저 혼자 산다는 히나미를 직접 집까지 구해서 끌어 들여서 맛나게 먹어 치우고선 자기 일 한답시고 몇 개월이나 팽기쳐 두는게 말이 됩니까 -_-.
레알 그 사이에 달랑 한 번 밖에 못왔다구요. 아나 진짜. ㅋㅋㅋ 스캔들 걱정이라던가 그러면 이해라도 되지, 대체 얼마나 명배우 이시길래 드라마 촬영 때문에 여친을 팽기치냐고. 태어나서 부터 좋아했다는 여친을.
저는 이 케이의 행동이 도무지, 정말, 1도 이해가 안되는 만큼, 이야기 중 후반 부터는 아주 종이 찢어먹을 기세로 분노하며 읽어 내렸습니다.
어느정도 내가 이해가 될 법한 이유가 있겠지. 그래 그렇겠지.. 하고 다짐하면서 읽었는데 어쨌든 빅엿이고 개똥이고... -_-
하다못해 마지막에 남주 시점의 후일담이나 단편 하나라도 있었으면 이거만큼 화나진 않겠다. 아나..
게다가 이놈이 사람 놀리나, 히나미랑 다 화해하고 나서 '사실 작품에 집중한다고 너랑 떨어졌는데 오히려 더 집중이 안되더라. 보고 싶어서 혼났다' 어쩌고 운운.
아니 이 자식아, 그럼 매니저 눈을 피하든가 그게 안되면 너 죽고 못사는 히나미를 몰래 불러낸다거나 무슨 방법이 있었을꺼 아냐. 이게 지금 말이여 똥이여 -_-.
그 찐하디 찐했던 키스씬에 대한 변명도 없지, 앞으로 작품 할 때는 혼자서 떨어지지 않겠니 어쩌니 하는 다짐도 없지, 그렇게 개싸가지 없게 굴던 매니져에 대한 개인적인 사과도 없지.
대체 ㅋㅋㅋㅋ 제가 기대한 사이다는 어디에 있냐구요..... 하아.
뭐... 엄청나게 길어졌지만, 이런 이유들로 저는 이 작품이 싫었습니다.
티엘 읽으면서 삽화 없는 이터너티 북스 쪽은 지름을 끊었었고, 비싼 북스라서 더 살 일도 없었던 걸 작가분과 남주, 캐러 설정등에 끌려서 큰 맘 먹고 질렀더니 아주 속이 꽉 막히는 빅엿 선물 큰 거 받았습니다.
어찌나 화나던지 집에 있는 마키하라상 작품들 다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처박아 둘까 하다가, 그래도 딴 건 이정도까지는 아니였던게 기억나서 참았다지요.
다만, 이 분의 이터너티 북스는 이제 절대로 손대지 않기로 결심 했습니다.
현대물 티엘 등을 산거 봐서도 절대로 이렇진 않았었는데.. 그냥 이 분의 이 출판사 작품은 저랑 안 맞는셈 치지요.
설정은 정말 아까워서.. 나~~~중이라도 온리 남주 시점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후속이 나오거나 하면 ... 문고판이 나올때 까지 기다리던가 아니면 북오프 중고를 사던가 -_-. 그 때 되봐서 지르던가 해볼렵니다.
.. 안나올거 같지만은요.
2016.06.30 ~ 2016.07.05
'일판 문고 감상 (TL) > 이터너티 북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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