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悪魔の献身 
작가: 斉河 燈
출판사: 이스트프레스 소냐 문고 (2014/04/03)

-줄거리-

어린 시절부터 쭉 좋아했던 상대이자 약혼자인 '빈센트'가 사라진지 3년. 아버지의 장례와 함께 귀족 영애에서 무일푼의 일반 시민이 된 '하리엣트'는, 마을 고아원의 운영을 도우면서 사라진 빈센트를 잊지 못하는 매일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국왕의 오른팔로 이름 높은 '세스' 후작의 방문을 구경하러 간 하리엣트는 세스 후작이 사라졌었던 약혼자 '빈센트' 임을 알고 큰 충격을 받게 되지요. 3년 동안 한 번도 잊지 못했었다고 말하며 다시 구애해 오는 빈센트. 하지만 실종의 이유를 말하지 않는 그의 태도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쉽사리 믿지 못하고. 그러던 때에 요 근래 떠들썩한 '잭 더 리퍼'가 하리엣트 주변 인물들을 노리고 있는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해오는데....

평점: ★★★☆



사이카와 토우상의 작품 '악마의 헌신' 감상입니다.

빨리 읽어야지 했었는데 요근래 비타로 여성향 게임 하는 바람에 엄청나게 오래 걸렸네요.
아마 잡은 그대로 쭉 읽어 나갔었다면, 지금보다 더 괜찮은 느낌을 받았달..까, 평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소재는 충분히 특이하고 전개도 미스테리삘이 섞인게 충분히 재밌을 법 한 이야기인데도 이상하게도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초반 프롤로그에서 재회까지 재밌었던 걸 생각해보면 진짜 아쉽다능 ㅠㅠ.

작가분의 전작인 '총애의 칼(고랑)'은 아직 못 읽어본 상태에서, 일단 소재면에서 끌렸던 이번 작품 부터 잡아봤습니다.


이야기는 거의 하리엣트의 시점이고. 중간중간 빈센트의 시점이 들어가는 전개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빈센트의 시점이 많아지더라구요. '비밀'이 밝혀져서 속시원하게 보여지는 걸 수도 있었겠고.

제가 위 줄거리에 적어 놓은건 진짜 일부분에 불과하고, 이야기 전체의 내용은 좀 더 심각하고 특이합니다.

하리엣트는 6살 때 부터 소꿉친구이자 첫 사랑인 '빈센트'를 줄곧 좋아하고 있습니다.
6살 연상의 빈센트는 항상 정중한 존댓말에 상냥한 태도. 누구보다도 하리엣트를 아끼고 사랑하는 왕자님 같은 대상이였고, 그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인 순간 부터 약혼자로서, 결혼하고 행복한 미래를 꾸려나갈 꺼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요.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터너 가문의 재산을 상속 받고 하리엣트를 지켜야 할 빈센트는 실종 되어버리고.
그 이후 가난한 평민으로 돌아가서 힘든 매일을 보내면서도 줄곧 빈센트를 그리워합니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빈센트.... 그것도 전혀 뜬금 없는 국왕의 오른팔이자 유명 귀족인 세스 후작....

이야기는 큰 줄기로, 하리엣트 주변에서 일어나는 '잭 더 리퍼'의 관한 사건 전개와, 세스 후작이 되어 나타난 빈센트의 비밀이 밝혀지는 전개로 나뉘어집니다.

그리고 표지만 봐서 상상도 못했었던 전개가 있었는데.
바로 남주인 빈센트가 '다중 인격자' 라는 거지요.
작가분이 대놓고 아예 다른 사람...의 느낌을 주려고 쓰신 거라, 진짜 만들어진 인격임에도 실제로 세 쌍둥이가 있는 것 처럼 보여집니다.

원래 인격은 정중한 지략계 신사 타입의 '빈센트'. 1인칭은 '와타시'와 존댓말이 기본.
2번째 인격은 난폭하고 거친 행동의 '잭'. 1인칭은 '오레'와 하층민이 쓰는 듯한 거친 말투.
마지막 3번째는 아이같이 천진난만한 면을 지닌 '세스'. 1인칭은 '보쿠'에,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말투를 쓰지요.

그런 그의 인격이 갈라지게 된 과거의 이야기는 후반부에 나오는데... 
솔직히, 읽기 시작한 초 중반 부터 이미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빈센트가 일부러 드러 냈었다는 속내를 뒤에 보여주는데..
진짜 그 말대로, 그는 다른 인격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몇 번 방조 하거든요.
하리엣트가 그를 믿지 못해 할 때 급한 성격의 잭이, 고아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신나게 놀아주거나, 둘 만의 시간을 보낼 때에는 천진난만한 세스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말투도, 1인칭도 바뀌는데 누가 눈치 못 채겠어요^^;.
물론 실제로 이런일이 일어나면 누구도 쉽게 생각 못하겠지만은요. 나라고 해도 못믿겠고... 일단 한국어는 1인칭 구분이 따로 없으니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도 정말 눈치 채기 힘들 수도 있고....... 이야기가 샜습니다<

사실 빈센트는, 태어난 순간부터 나이차이 나는 5명의 형들에게 심한 학대와 고문을 받아왔었습니다.
666이라는 악마의 숫자와 연관이 있는 출생도 그렇고, 구분 없는 형들과 달리 귀여움 받는 상황도 그렇고, 그가 태어나면서 어머니가 죽은 것도 그렇고.
이유야 어쨌든 쓰레기 같은 형 들은 친 동생을 밤마다 방에 가두고 채찍질과 고문 기구. 심지어 불로 몸에 문신까지 새길 정도로 심한 학대를 한 모양이고. 그로 인해서 빈센트에게 2명의 인격이 생겨난 거라고, 하리엣트가 잊어버린 과거를 되살릴 때 나오더군요.
분노를 표출하며 폭력적인 성향의 잭이. 심한 고통을 대신 받아주는 세스. 
이유 없는 학대를 받으면서 그렇게 인격을 만들어내서 자신을 지켜야 했던게 빈센트...였고. 자신에게 다른 인격이 있는걸 이해도 못하고 기억도 제대로 못하며 힘들어 하는 그를 '셋 다' 하나로 받아들여 준게 어린 시절의 하리엣트 였습니다.

그래서, 빈센트에게 하리엣트는 오로지 단 하나의 빛이고. '세 명' 모두의 희망이자 단 하나의 사랑의 대상이 되지요.
3년 동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쫒겨 다니면서도 뒷 공작을 통해 줄곧 하리엣트를 지켜봐 왔고. 단 한 순간도 놓지 않고 계속 기다려 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책 읽을 때야 하리엣트 시점에서 3년이나 소리 소문 없다가 잘나가는 후작님이 되서 나타난걸 보고 화도 나고 그랬는데.. 밝혀지는 사연들이나 절절한 애정을 보다보면, 겁을 먹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하리엣트가 더 짜증나 보이더군요.
거기다가 위에 언급 안했던, 두 사람의 소꿉친구이자 하리엣트의 끝 없는 구애자인 '오웬'에게 대하는 어영부영의 태도 또한 승질났고.
아니 물론, 프로포즈 받을 때 마다 거절해오긴 했지만... 죽어도 포기 안하겠다고 본심도 안 숨기는 남자랑 계속 친근하게 같이 붙어 있으면 빈센트나 오웬에게 모두 실례 아니겠냐며;;;.
성질이 급하지만 착한 남자인 오웬이, 어떤 의미 이 작품에서 제일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라서 안타까워졌습니다.
하리엣트를 먼저 좋아하고 그것도 거의 20년 동안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쫒아왔는데 말이죠... 하리엣트가 평민이 되니까 자기도 장교 자리를 박차고 시민 거리 경찰관이 되어서 곁에 붙어 있을 정도로 지극 정성이였는데...크흡... 조연의 운명-_ㅠ.

어쨌거나, 이런 빈센트의 비밀과 3년간의 실종에 관한 건 뒷 부분에 다 밝혀지게 되고.
그 외의 사건으로 '잭 더 리퍼'의 진범이 생각치도 못했던 인물 이였다는 점에서 좀 놀랬습니다. 저는 역시 추리물에 약해요. 그닥 생각 없이 읽기 때문에 그런건지 원..^^;;;.
다시금 오웬과 하리엣트를 제외한 인물들.. 특히 빈센트 주변의 인물들은 모두 속이 시꺼먼게 아주 그냥.... 사람은 겉만 봐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톡톡히 심어줍니다.
아니면 빈센트 내부에 있는 어둠이 저런 사람들만 불러 모으는건지도 모르겠고;;.

마지막에는, 하리엣트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빈센트, 잭, 세스 모두를 인정하고 그들 셋의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된다는 걸로 끝이 나네요.
저는 아마 빈센트만 남겨두고 나머지 둘은 사라질려나.. 했더니 그게 아닌게. 빈센트는 이미 그들을 인정 했고 그들 또한 자신과 같은 의미로 하리엣트를 절실하게 사랑하는 것도 이해하고 있고.
하리엣트는 그 둘이 빈센트의 수호자나 다름 없다고 생각 하고 있으니 결국 모두의 이해 관계가 일치 되는 결과였긴 합니다.
그래서 특이한거예요.
이야기 내내, 다중 인격을 다루는데 그게 마치 한 몸안에 깃든 세 쌍둥이를 보는 듯한 기분이고. (인격들끼리 싸우지를 않으니^^;)
꼭.. 셋이서 사이좋게 나눠 가지는 듯한 느낌도 들고.. 아니 몸은 하나지만;;;.
실제로 한 인격이 겉으로 드러 날 때 다른 두 인격은 그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애기던데. 이게 ㅋㅋㅋ 씬에서 참 거시기하지 말입니다.
빈센트도 자각 시키고 있고, 하리엣트도 내내 나머지 두 명의 시선을 느끼고 있고... 이러니 이게 다중 인격인지 아예 다른 영혼이 씌인건지... 아으 글로 설명이 안되는데 여튼 그렇다구요 ^^;;.

특히 에필로그 때에는, 모든게 다 밝혀져서 인지. 세 인격이 시시 때때로 바뀌면서 하리엣트와 대화를 나누며 달달한 씬을 연출하는데. 그 때 마다 말투도 표정도, 취하는 행동들도 모두 획획 바뀌어서... 상상 하니 좀 무섭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왠 미친놈 내지는 귀신 씌인 놈으로 보이겠다.. 싶은게 그냥^^;;;;.

뭐 하리엣트에게는 모두 사랑스러운 '남편 들' 이라고 하니까 그렇겠지요. 네;


제가 가볍게(?)써서 그렇지, 이야기는 시종일관 무거운 편입니다.
빈센트의 과거도 그렇고, 그 자체가 스스로를 '악마'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두운 분위기로 갈 수 밖에 없었다지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하리엣트에 대한 솔직한 애정 표현은 서슴치 않은지라 그런 부분은 나름 달달해서 만족하며 읽었습니다.

다시금 말하지만, 중간 중간 딴짓 안하면서 쭉 읽어 내려갔으면 훨씬 더 재밌었을거예요..... 그놈의 PSN 기간만 아니였어도; OTL.

정발의 가능성은... 일단 소냐니까 가능하지 않을까요?
소재도 특이하고 하니 정발이 나와서 다른 분들의 감상도 보고 싶지 말입니다!



읽은 날짜 : 2014년 9월 15일 


제목: ダフネ
작가: 春日部 こみと
출판사: 알파포리스 노체 북스 (2014/04/30)

-줄거리-

'현비'로 이름 높은 왕세자비 '다프네.엘리자베스'. 3살 연하의 왕세자 '크라이브.다사니엘'의 부인으로 결혼 한지 2년. 겉으로는 더없이 다정해 보이는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 하지만 크라이브는 다프네를 미워하고 있고, 다프네는 그를 사랑하면서도 그걸 겉으로 보일 수 없어 덮어두고만 있는.. 하염없이 일방통행의 관계에 있지요. 크라이브와 쌍둥이 형인 아서가 태어났을 때 부터 곁에서 함께 자라온 소꿉 친구였던 다프네. 원래는 형이자 왕세자였던 아서의 비가 될 운명이였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크라이브의 부인이 되어버렸고. 이 결혼 자체를 원치 않는 크라이브의 태도에 상처받으면서도 그의 곁에 머무르는 것을 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연정의 대상인 '마그노리아'를 똑같이 닮은 그의 애인, 레이디 '이오나'가 크라이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문을 듣게 된 다프네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지게 되는데...

평점 : ★★☆


카스카메 코미토상의 작품 '다프네' 감상입니다.

작가분인 카스카메상은 국내에도 소냐문고의 '도망칠거야'를 내신 적이 있으셔서 역시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요.
이번 작품은 알파포리스의 '노체 북스'로, 비싸고 크고 아름다운(?) 단행본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삽화가 있어요. 몇 장 안되긴 하지만은야^^;.

처음에 줄거리 소개와 등장인물 소개 이미지를 보고 '아 재밌겠다!' 하고 기대하면서 샀었던 작품.
그리고.... 어땠냐 하면. 재밌긴 재밌었습니다. 두꺼운데도 금방(내기준) 읽어 내릴 수 있는 필력도, 전개도 좋았구요.
근데, 요근래 이렇게 복장 터진적이 또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제대로 사람 속을 긁어내는 이야기더군요 이거.
삽질을 한다고 애기는 들었는데, 이정도로 역대급(..) 수준일줄이야.
적어도 이쪽 계열에서는 나름 손꼽힐 거 같습니다. 이정도의 삽질은. -_-.

이야기는 내내 여주인 다프네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미칠듯이 답답해지는 거겠지요.
아나.. 원래 TL이란 장르 특성상, 자존감이 낮은 여주들이 꽤 많은 편인데. 얘는 그중에서도 손 꼽힐 법한 캐러입니다.
아무리 현명하며 자비심 넘치고 고결한 왕태자비면 뭐합니까. 정작 필요할 때는 머리를 못 굴리는데!!!.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것을, 하다 못해 주변 사람 모두가 다 눈치 챌 정도인데 본인 혼자서만 몰라요.
지나치게 자존감이 낮아서 '나를 좋아해 줄리가 없어. 나처럼 당근같은 붉은 머리에 미인도 아니고 몸매도 좋지 못하고 어쩌고 저쩌고'.
크라이브의 짝사랑 상대라고 알고 있는 마그노리아가 굉장한 미인인 것도 한 몫해서, 이야기 내내..진짜 후반부 근처까지 계속 혼자서 고민하고 삽질하고 상처받고 힘들어 합니다.
그런 자신의 태도가 크라이브를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위 줄거리 소개에서는 철저하게 다프네 시점에서 써둔걸로,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완전 자기 혼자의 오해에 불과했어요.
크라이브는 진짜 어렸을 때 부터 그녀를 사랑했었지만, 13살의 어린 나이의 고백은 다프네에게 통하지 않았을 뿐이고. 거기다 그녀는 이미 쌍둥이 형인 아서의 약혼자로 내정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다프네 또한 아서를 좋아하고 있을꺼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줄곧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 못하고 있거든요.
사실 말만 안했다 뿐이지, 이렇게 눈치채기 쉬울 수도 없는데 말이죠.
다프네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두 신경쓰고, 그녀가 다칠까, 상처 입을까 계속 보호하는데.. 문제는 얘도 말이 부족한 타입이고 좀 벽창호 스타일이라서.. 거기다 다프네가 줄곧 자신을 거절하고 있기 떄문에 상처입은 마음으로 인해 태도도 거칠어지니, 둘의 오해는 깊어지기 일수입니다.

정말로 책 던지고 싶었어요. 다프네가 얼마나 장렬하게 삽질을 하는지. 흔히 지구 뚫고 내려가겠다는 비유가 딱 들어맞더군요.
그녀가 16세, 크라이브가 13세 때 고백 해왔을 때 그녀는 그제서야 크라이브에 대한 자신의 연정을 깨달았지만, 현명하고 똑똑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을 떠올리면서 그것을 거절해 버리고.
그 후 줄곧 그 때의 일을 후회합니다................... 그런데 후회만 하고 아무것도 안해요.
그냥 주어진대로, 흘러가는 대로. 주변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계속 아서의 약혼자로서의 입지만 고수하고 있지요.
마음을 고백하는 것도 할 수 없는 주제에, 크라이브가 귀족 영애들과 소문이 돌 때 마다 질투하고, 왜 그 상대가 자신이 아닐까 힘들어하고.
마그노리아가 나타났을 때, 크라이브가 그녀에게 반했을 꺼라고 걱정하면서, 실제로는 아무일도 없었는데 그 상황을 오해하고 혼자서 또 삽질에 삽질...... 읽다보면 지칩니다.
대체 네가 할 줄 아는게 뭐냐. 현명하고 자상한 왕태자비로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그럼 크라이브의 사랑을 갈구하지도 말던가!... 하고 얼마나 짜증을 냈던지 ㅋㅋㅋㅋㅋㅋ 글을 쓰면서도 짜증나네요 ㅋㅋㅋ.

거기다 심지어, 오해만 하고 혼자서 속만 끓이면.. 그래 그렇게라도 상관없다 치는데.
애는, 무의식적으로 자꾸 크라이브를 상처입히는 대사와 행동을 반복합니다. 
스스로 선택해서 크라이브의 부인이 되었을면서도,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는 그의 태도에 상처입어서 도망치고 싶어하고. 
크라이브가 아서에 대해 지니고 있는 질투심과 패배감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앞에서 아서에게 의지하려 들고.
심지어 그것에 상처받은 크라이브 앞에 '내가 마그노리아였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ㅋㅋㅋㅋㅋ 겁나 오해살 법한 대사도 내뱉는다구요.
다프네 입장에서는, '크라이브의 연정의 대상'이기 때문에 그녀가 되고 싶다..라는 발언이였지만, 크라이브 입장에서는 이미 아서의 부인이 되어있는 여자의 이름을 올리면서, 아서'만'을 좋아하고 있다라는 오해를 더욱 더 굳건하게 만들지 말입니다.
이거 말고도, 수 없이 자기 무덤 파는 대사와 행동을 반복해요. 내가 크라이브라도 미치겠다 싶겠금.

실제로 크라이브는 죽어도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다프네 때문에 엄청 힘들어 합니다.
이야기 중간에 과거 시점이 나올 때에, 자꾸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다프네를 아예 목 졸라 죽여버리고 자신도 그 뒤를 따라가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뻔 한' 장면도 나오거든요.
극한 까지 몰아져있는 상태를 눈치 챌 수 있겠던데, 다프네는 몰라요.
크라이브가 13세 때의 고백 이후 제대로 된 고백을 한 적이 없는것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중간중간 '너는 아서를 좋아하고 있다' 라는 대사를 몇 번 뱉은적 있는데.
아니, 그럼 그 때 바로 아니라고 부정만 했어도 이지경까진 안갔잖아. 멍청하게 '크라이브가 지금 대체 무슨 이해 못할 소리를 하는거지?' 이러고, 자기 감정만 다스리기 바뻐서 그 때 그 때 넘어가거든요. 진짜 쌍욕 나오는 시츄 ㅋㅋ큐ㅠㅠㅠ

이 정도만 적어도 몸에서 사리 나올 지경이지 말입니다.
그래도 크라이브는 다프네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곁에 두고 싶고, 자신의 품에서 지키고 싶기 때문에 계속 많은 것을 숨겨오고 그녀의 뒤에서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다프네는 장장 23년의 시간 동안 그걸 모르고 있었구요 네....

이 커플이 얼마나 답답하냐면은, 오해로 결혼까지 해놓고 거기에 1년 반동안 풀지도 못하고 그랬어요.
밤마다 격렬하게 안아오고 안기면서도, 서로 삽질에 오해에....

그리고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이.
다른 분들은 지적 안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적해야겠습니다.
아서도, 다프네의 아버지인 재상도. 정말 짜증나요.

특히 아서.
쌍둥이 형이자 다프네의 소꿉친구로서, 거의 평생의 시간을 함께 보내온 남자로, 우아하고 아름답고 밝은 성품의..어쩌고 저쩌고지만 속내는 복흑.
뭐, 본인 성격이야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문제는 이 녀석도 이 두 사람의 엇갈림을 알고 있다는거지요.
거기다가 본인은 다프네에 대해 가족의 감정 밖에 안가지고 있었으면서. 크라이브가 다프네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알고 그런 다프네의 짝사랑 대상이 크라이브인 것도 알면서. 정작 제대로 도움은 안줘요 이 써글놈이<.
마그노리아가 나타나면서 그녀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아서, '삼각 관계'에서 빠져나올 심산이였을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마그노리아가 안 나타났으면 그대로 다프네랑 결혼 했을까 안했을 까. 그것도 모르겠구요.
크라이브가 몰아붙여지다 못해 다프네를 죽일 뻔 했을 때에도, 그것을 나무랄 뿐이지 그 자리에서 오해를 바로잡아 주진 않더군요.
그런 주제에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두 사람이 너희 둘이니 어쩌니 잡소리 끄지라고-_-.
자기 사랑을 찾은 후에는, 그 것에 만족하면서 두 사람을 본체만체 하는거나 다름없지 말입니다.
아니, 오해를 풀지도 않은 채 결혼 해봐야 저 두 사람이 변할리가 없다는걸 왜 몰랐을까. 아님 알면서도 내가 알 바 아니다, 당사자들끼리 풀어라, 뭐 이런 마음이였을까요?.
뭐 하는 시어머니 보다 뭐 하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는데, 제대로 들어맞는 비유는 아니겠지만 얼추 그런 느낌입니다.
자기도 그 당사자였던 주제에, 거기에 제대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혼자서 발 빼고 본인 행복만 찾아 떠나면 다냐고. 그럼 두 사람을 아끼니 어쩌니 운운도 꺼내지 말란 말이지요.... 아 분통 터져.

그리고 다프네의 연정과 크라이브의 오해도 알고 있으면서 마찬가지로 바로잡아 주지 않았던 다프네의 아버지도 화납니다.
비중은 얼마 없지만, 분명 눈치채고 있을 께 뻔한데도!.
어떻게 보면, 다프네에게 계속 '현명하고 똑똑하고 올바른 왕태자비가 되어라' 라고 말해온 아버지가 원흉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로 인해 다프네는 계속 대외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매달리면서, 진짜 '다프네 엘리자베스'로서 행동하는 것을 포기했으니깐요. 일종의 강박관념 비슷하게.

본인들도 답답하지만 주변 사람들도 한통속으로 제멋대로였어요.

그리고 메인 커플. 이럴꺼면 설정을 소꿉친구로 하지말지 그랬냐면서.
아니 평생을 같이 자라온거나 다름 없으면서 서로의 마음, 서로의 성격을 그렇게도 모를까.
소중한 소꿉친구에게 심하게 대하는 크라이브도 웃기고(태도도 지나치게 고압적이라서 더 웃김), 그의 마음을 죽어라 눈치 못채는 다프네도 그렇고.

....아...진짜 실컷 토해냈네요. 사실 읽으면서 느끼고 분노한 건 더 많은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그냥 잊혀지는게-_-=3.

어쨌거나 이런 메인 커플의 삽질 이외에도 사건 전개도, 음모도 제법 있습니다.
라고 해도 이미 범인은 정해져 있을 뿐이고.. 비밀로 덮어진 건 다프네 혼자 몰랐던 진실 뿐이지요.
마그노리아가 다프네를 죽이기 위한 암살자 였다는 것도. 크라이브의 애인이라는 레이디 이오나가 사실은 남자에, 마그노리아의 의부 라는 것도.
그 모든 일은, 다프네 들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마르바라 공작'과 그의 딸인 '글로리아'가 꾸민 것으로, 그 보다 한 수 위에서 놀고 있던 쌍둥이 왕자들이 다프네를 지키기 위해서 뒷 공작을 펼쳤었던 것이다.. 라는 것.
진짜 수 년간 다프네 혼자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덮어둔 사람들도 나쁘지만, 그렇게 징조가 많았으면서도 '똑똑한 왕태자비' 님은 한 번도 그 진실을 보지 못했다는게 웃음 포인트인가 싶네요. 마그노리아가 '직접' 애기해 주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대체 똑똑함은 어디로 갖다 버리셨을까....

그리고 그제서야 폭발해버린 크라이브와 아서의 대결 이 후. 서로의 마음을 마주보게 되는 두 사람.
결국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런 해결책도 안 났을 커플이예요... 실제로 결혼 후 2년이 다 되가도록 여전히 일방 통행이였으니.

아마 이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크라이브의 시점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화나지는 않았을 거 같습니다.
저는 뭐.. 솔직히 말해서 남주가 계속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거 보는건 즐겁지만, 그 반대는 아니거든요.
거기다가 이 경우는 다프네가 전체의 85%<쯤 잘못 하고 있으므로 더 짜증이 났었습니다. 얘만 처음부터 잘했으면 이렇게 오랫동안 엇갈릴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죠.

본인도 눈치채고 있고 실컷 반성 했으니 됬을 지 모르겠지만...아니. 그래도 읽으면서 뿜은 저는 아직도 안 풀렸어요 ㅋㅋㅋㅋ. -_ㅠ.


카스카메상의 이야기는 이게 처음이고, 전작도 가지고는 있는데.. 그 이야기도 이런 내용이면 그냥 창고에 처박아두고 말겠습니다.
저만 이렇게 답답한 걸지도 모르고, 또 재밌게 보신 분도 계실 테지만.. 저한테는 아니였어요.
'세츠나계' 이야기가 특기... 시라는거 같은데. 이건 그런 계열을 넘어섰지 말입니다. 저도 세츠나계 좋아해요! 근데 이건 애기가 다르잖아!!!.
하다못해 삽질이 조금만 짧았어도 좋았을 텐데. 이건 정말이지 길고 장렬해서리.
읽으면서, 아예 찢어져 버리길 바라는 커플은 처음이였지 말입니다. 그냥 이 커플은 둘 중 하나가 극단적으로 치달아져서 다신 못 보는 상태쯤 되어야 내 화가 풀릴거 같았......... OTL.

어쨌든, 이렇게 욕을 할 정도로 감정 몰입이 쉬웠고. 결코 재미 없는 책은 아니였습니다만.
책을 읽으면서 현실 도피< 내지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저에게는 절대 추천 할 만한 작품도 아니였습니다.

정발의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왠지 정발 되어서 다른 분들과 함께 감상을 나누면서 욕 좀 하고 싶지 말입니다. 안타깝네요 <


읽은 날짜 : 2014년 9월 5일


제목: ミッシング - 王太子妃の密室の淫戯 
작가: 白石 まと
출판사: 죽서방 미츠네코 문고 (2014/08/22)

-줄거리-

16세의 나이에 8살 연상의 왕태자 '아벨'과 결혼해 프란메아 제국의 왕태자비가 된 '세리아'. 그 후 2년,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대외적으로는 '존경받는 왕태자비'로 지내온 그녀는, 요즘 들어서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남편인 아벨이 선물한 것은 '놀이 상대'인 근위대장 마티아스. 엄연히 아내인 자신에게 당당하게 바람 피우라는 상대까지 선사하는 그에게 경악하는 세리아 였지만, 아벨은 어디까지나 '놀이 상대로서만 대하고 빠져드는 것은 금지'라는 수수께기 까지 던져주지요. 그제서야 아벨에 대한 자신의 연정을 깨닫게 되었지만, 도통 속내를 짐작 할 수 없는 아벨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세리아는 마티아스와의 거리를 좁혀나가는데...

평점 : ★★★★



시라이시 마토상의 '미싱 - 왕태자비의 비밀의 음희' 감상입니다.

원래는 '다프네'를 읽을 예정이였는데, 개인적으로 체크하는 분의 신간이기도 해서 결국 이거 부터 잡아 읽게 되었습니다.
왜인지 평이 잘 안보여서 읽기 전에 좀 망설였었지만, 과연 ㅠㅠb. 후회없는 선택이였어요.
여전히 '씬만 있는' TL이 아니라 제대로 내용도, 재미도 있는 글을 쓰시는 작가분이십니다.
아... 진짜, 이 분 작품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모 시리즈는 삽화 때문에 잘 안읽히니 OTL


어쨌든 이번 작품.
특이하게도 이미 부부가 된 지 2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거기다가 남주가 여주에게 '딴 남자'를 소개 시켜주는 시점에서 시작되는 프롤로그 하며 ㅋㅋㅋ.

오해가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리지만, 어디까지나 이 작품은 메인 커플 '만' 사랑하는 이야기입니다.

대항마....가 되지도 못했던 불쌍한 조연 마티아스에게 좀 애도를 표하게 되더군요. 은근히 매력적인 남주였고 그의 시점도 쬐끔 나와서 그가 세리아를 어떻게 맘에 품었는지도 보여주는 바람에 배는 더 불쌍해 졌지만은야.

대부분 여주인 세리아 시점에서 전개되고 아주 약간 아벨의 시점도 나옵니다.
세리아는 순수한 면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대범하고 솔직한 성격의 사랑스러운 여주입니다.
똑똑하고 똑부러진 면이 있어서 황궁의 생태에 대해서도 잘 따라가고, 자신의 '역할'을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경거망동 하지 않는 현명함도 지니고 있지요.
하지만 남편인 아벨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애정을 표현하면서 속내를 보이지 않는 그의 태도에도 지지 않고 요구하는 솔직한 면이 눈에 띄는 여주였습니다.
제가 아벨이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인이예요.

사실 세리아는 아벨을 처음 만났을 때에는 정략 결혼에 의해서라지만 '가족, 남편이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사랑해야 한다...라는 마음만 지니고 있었을 뿐이고.
남들보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그의 미모와 능력에 감탄하긴 했지만 그게 순수한 애정으로까지 발전하진 않은 상태였지요.
그에 비해 아벨은 처음 만났을 때의 당돌하고도 생명력 넘치는 세리아의 모습에 제대로 반한 케이스.
그의 시점이 꽤 뒤늦게 나오는데다가, 아벨이 세리아에게 '첫 눈에 반한' 것 이라는걸 마티아스 시점에서야 알 수 있으므로, 내내 세리아가 고민하게 되는 부분도 이해는 됩니다.

우아하고 섬세한 듯 하면서도 냉철함과 냉정함을 겸비한 아벨.
누구에게나 존대를 하며 세리아에게도 처음 만났을 때의 약속 처럼 '상냥한 남편'으로 그녀가 바라는 것을 모두 들어주지만, 동시에 절대 속내를 내보이지 않지요.
세리아는 아벨이 마티아스라는 '놀이 상대'를 데려왔을 때 부터 그에 대한 숨겨져있던 연정을 깨닫게 되지만, 그런 그녀의 눈에 비친 아벨은 여전히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떤 의도로 행동하는지 알 수 없는 상대.
책략가에 계략가에, 결코 선인은 아닌 그런 남주 였습니다.

내내 세리아 시점으로 보다보니, 맨 처음에는 대체 무슨 의도로 바람 상대까지 보내주는거냐 싶었는데, 이건 그 나름대로의 '세리아를 지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더라구요.
아벨의 배다른 동생이자 왕위 계승 2위의 왕자인 '미하일'에게서 세리아를 지키기 위해서.
물 밑으로 온갖 작업을 다 하면서, 동시에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그래서 아벨과의 관계에도 회의감을 느낄 거 같은 세리아를 붙잡아 두기 위한 방책이였다지요.

사실 아벨은 그 누구보다도 독점욕과 질투심이 강한 남자입니다.
바람 상대라고 데려오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놀이 상대'이고. 세리아 에게도 마티아스 에게도 결코 '빠져들어서는 안된다' 라는 조건을 내걸거든요.
세리아야 처음에는 분한 마음이였지만, 나중에는 아벨이 던진 수수께기 풀이를 위해서 마티아스를 '친구'로 대하면서 아벨의 계략에 어울려 주는 수준이였지만, 마티아스는 또 그게 아니게 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수순으로 세리아에게 진심으로 빠져들게 되지만, 그로 인해 아벨이 폭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 어떤 의미 불쌍하고도 고마운< 존재이지 말입니다^^;
제대로 폭발하기 전에도, 마티아스와의 친밀한 관계를 지니는 듯한 세리아에게 몇 번이고 의미심장한 대사를 내뱉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그녀를 격렬히 안아오는 것도 그렇고.
세리아는 그의 진심을 모른다고는 해도, 읽는 저에게는 충분히 다가오더군요. 아벨의 강렬한 애정이.

다만, 아벨은 힘든 성장 과정으로 인해 '말로서 애정을 표현하는 법'이 서투른 남자라 ^^;;. 거기다가 근본이 음험 계열인 덕분에 계략, 권모술수에 능한지라 솔직함과는 거리가 좀 있는 타입이거든요.
세리아가 아벨의 진짜 애정을 눈치채는데 결혼하고도 2년이나 더 걸릴 수 밖에 없었긴 합니다. 
아벨은 무려 그녀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제대로 반해있었다고 했는데도 그걸 몰랐으니....

...그러고보면 두 사람의 결혼 첫날 밤, 아벨의 진심어린 고백이 있었긴 했는데.. 문제는 그때의 세리아는 16세의 순수한 소녀였을 뿐이고, 아벨에게 가족 이상의 감정은 못 느껴본 상태였으니 그걸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네요.
아마 이 두사람의 엇갈림(?)은 그 때 부터 시작이였을 지도.

어쨌거나, 줄거리나 전개만 보면 서로 오해만 하는 커플이다!..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름 시종일관 달달한 커플이였습니다.
씬도 잦은 편인데다가 근본적으로 두 사람은 서로만 바라보고 있고 애정에 흔들림은 없었으니깐요.
중간에 낀 마티아스만 참 불쌍해졌을 뿐이죠. 대항마의 운명이려니 ㅠㅠ.

세리아가 만약 진짜로 마티아스에게 마음을 줬더라면 세리아는 일생 감금형, 마티아스는(문자 그대로) 아예 묻어버리겠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로 그녀에 대한 독점욕과 애정이 강한 아벨.
시작은 경쟁 상대인 미하일을 제거하기 위한 계략 이였으나, 그 무엇보다도 미하일에게 자신의 약점인 '세리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없던 죄까지 만들어서 뒤집어 씌울 정도로 철두철미한 그 였고. 
지금까지 상냥한 모습으로 덮어왔던 '선하지 않은 본심'을 다 알게 되면서도 그런 그의 곁에서 평생 살아가겠다고 결심하는 세리아가 있으니, 이 두 사람에게는 어떤 미래가 닥쳐오든 간에 함께 있을 거라 안심하고 책장을 덮었습니다.

작가분 말로는, 세리아가 없이 황제가 되었다면 민심을 보살피지 않는 독재자가 되었을 꺼라고 하더군요 아벨 ㅋㅋㅋㅋ.
그러나 그녀가 곁에 있는거 하나만으로도 역사에 이름을 남길 명군이 될 거라고도 하셨습니다.
이 말 하나로도 아벨의 성격이 파악되는거 하며 ㅋㅋㅋ.

진한 씬에 이야기의 재미, 캐릭터의 매력도 발군인 작품 이였습니다.
시라이시상은 정말로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는 좋은 작가분이세요. 새삼 깨달았다지요 ㅠㅠb

그러니 다음 신작을 좀..!!! (굽신굽신)


읽은 날짜: 2014년 9월 3일

 

제목: F‐エフ‐ 黎明の乙女と終焉の騎士
작가: 糸森 環
출판사: 각천서점 빈즈 문고 (2014/03/29)

-줄거리-

평범한 중3 여학생 '미시마 히비키'. 부모의 불화로 인해 힘들어하는 그녀를 매번 살피면서 보호해주는 삼촌과 함께 봄 방학을 맞이해 여행을 나선 그녀. 시골 마을의 여관에서 짐을 풀고 혼자 산책에 나선 히비키는,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인물 '포츈'을 만나, '이 세계'와 현실 세계의 중간인 '중계'에 끌려들어가게 되지요. 그녀를 '후계자 후보'로 삼겠다는 밑도 끝도 없는 포츈의 말에 반발한 히비키는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현실과 겹쳐진 '이세계'의 광경에서 위험에 처한 청년을 구해주게 되고. 그 결과 위험에 처해졌을 때 이 세계의 신들... '실바이'와 '오린'에게 구해지게 됩니다. 그들에게 현실 세계의 안녕과 귀환을 약속 받고 그 댓가로 '포츈'에 의해 멸망에 처한 이 세계... '에브릴'을 구해야 하는 사명을 받게 된 히비키. 성수 '에르'와 함께 지상에 내려온 그녀는, 전에 만났던 청년... '퀴누.가레' 국의 유일한 생존자인 '류이'와 재회하게 되는데...

평점 : ★★★★☆



이토모리 타마키상의 '에프 - 여명의 소녀와 종언의 기사' 감상입니다.

4월에 나온 신간으로, 이번.. 그러니까 내일인 9월 1일에 2권이 발매 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표지가 공개 된걸 보고 그 때까지 읽어볼 맘이 없었던 1권을 부랴부랴 찾아서 집어 들게 되었다거나...
문제의 표지는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캬 >ㅁ<.
아니, 일반 여성향 라노베에서 이런 구도의 표지를 보기가 참 어렵거든요. 특이하기도 하고. 
무척이나 인상 깊은 이미지였던지라, 갑작스럽게 작품이 궁금해졌고.. 그래서 저 안쪽에 처박아뒀던 1권을 발굴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토모리상이 자기 블로그에서 연재분으로 올리던 작품으로, 무려 2005년 부터 지금까지 연재 중인 작품이더군요.
하도 오래전에 시작된거라서 연중...? 하는 불안감을 잠깐 느꼈지만, 다른 분도 아니고 이토모리상 한테는 해당되지 않은 이야기겠지요. 
일단 기존 연재분이 꽤 있으니 거기다가 살을 붙여서 내기만 해도.. 적어도 4,5권까지는 별 문제 없이 나올 테고.
그 이후 부터라도 특유의 빠른 집필력으로 부지런히 내주실테니 연중따위 걱정 안해도 될 거라고 생각하고, 저는 안심하고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작가분 전매 특허< 비스끄무리하다 싶은 '이세계 트립물'. 이번에도 그랬다지요.
화신유희전도, '쉬엔드씨'도, 에프도. 책으로 나온 작품들.. 그것도 꽤 지명도를 높인 작품들 대부분이 이세계 트립물.
이쯤 되면 작가분 취향이다 싶습니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읽기도 전부터 식상해 지기 쉽지요. 저 만해도 1권 잡으면서도 그 부분을 걱정했었고.

그러나 역시 프로 작가분은 다릅니다.
어느 작품이든 간에, '이세계 트립물' 이라는 소재가 있을 뿐.
내용과 분위기는 판이하게 달라서 겹쳐지는거 없이 매우 즐겁게 읽을 수 있었어요........... 라고 해도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즐겁게' 라고 말하기는 좀 문제 있지만.
아, 그리고 지금까지 중에서 그나마 머리가 덜 아픈 설정들였다는 것도 한 몫 하는 듯.
어려운 한자에 설정 남발이였던 묵시록이나 화신에 비하면 초반 '포츈'의 등장씬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해하기 (그럭저럭) 쉬운 편이였습니다.... 일단 1권만 볼 땐.


이 작품은, 작가 분의 지금까지 작품 중에서 제일로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로 시작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여주인 히비키가 날라간< 곳은 종말을 눈 앞에 둔 세계. 실제로 살아있는 인간은 단 한 사람 밖에 없는, 진짜로 절망만 남은 세계 니깐요.

히비키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 되므로, 그녀가 처해지는, 숨 쉴 틈 없이 획획 바뀌는 급박한 상황들이 꽤 절실하게 다가오는 전개였습니다.

그냥 산책을 나선 것 뿐인데. 그냥 숲 속에 있는 '벤치'에 잠깐 걸터앉았을 뿐인데. 왠 가면을 쓴 남잔지 여잔지도 모르는 고풍스러운 말투의 '이상한' 자와 맞딱들이지 않나.
다짜고짜 그녀를 '후계자'로 삼겠다며 될건지 말건지 선택하라고 강요하니, 강제로 묶인 상태에서 발끈한 히비키는 당연히 거절.
무사히 원래 세계로 돌려 보내준다는 말을 지키려고 했지만, 눈 앞에서 '사람'이 죽을 뻔 한걸 내버려 둘 수 없어서 구해주고 말았더니 이번에는 그녀 자신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그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 구해 준 미모의 두 청년은, 알고보니 이 세계.. '에브릴'의 신들 이라지 않나......

이것까지만 설명해도 아직 초반이지 말입니다.....
어쨌든 모두 히비키의 시점이기 때문에 그녀가 알 수 있는건 상대방이 전해주는 정보에 관해서 일 뿐.
왜 '포츈'이라는 인물이 그녀를 후계자 후보로 선택 했는지도 알 수 없고, 두 신들... 실바이와 오린이 가르쳐준 설명 또한 에브릴에 대해서 파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뿐이고.
내가 히비키라도 답답해 돌아가실 지경이겠어요 정말.

그나마 알 수 있는 정보로, '포츈'이라는 자는 에브릴의 신들에 의해 선택받은.. 원래는 '인간' 이였지만 신의 능력을 지닌 불사의 존재가 되었고. 그는 신들과 인간들에게 반기를 들고 자신이 물려받은 힘으로 지상의 에브릴 세계를 멸망-> 후계자를 선정해 신 세계를 창조하게 하려고 한다... 는, 좀 허무맹랑 하다 못해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지요.
물론 작품 분위기는 내내 심각하니 이게 거짓말이라고 볼 수도 없겠지만.
실바이나 오린 등의 신들이 포츈을 저지 할 수 없는건 그들이 섣불리 맹세해 버린 '언약' 때문에.
그로서 그들은 멸망해 가는 세계를 그저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지요.
문제는, 에브릴과 히비키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는 동전의 양면 처럼 앞,뒤로 구분 되어있을 뿐 연결 되어 있는 세계이기 때문에 에브릴에서 오는 변화가 현실 세계에까지 미친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쉽사리 돌아 갈 수도 없는 상황인데다가 히비키 자신은 에브릴의 인간이 아니므로 그녀는 현실 세계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안정과 그녀 자신의 귀환을 목적으로 에브릴을 구하기로 결심하지요....
....라고 해도 말이 쉽지. 무슨 뛰어난 육체적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마법을 쓸 줄 아는 것도 아닌 평범한 소녀인 히비키에게는 한계가 있으니.
결국 실바이와 오린의 '형벌'을 각오한 관섭(=축복)을 받은 그녀는 보통 소녀가 아닌 '신의 권속'이 되어 에브릴의 지상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 이렇게 장황하게 써대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죠. 도무지 안 적을 수가 없어요.
1권이니까 아무래도 배경 설정을 설명하는데도 한 권 꽉 차는 느낌이라서....;

어쨌든, 저는 이런 배경 설정에 모에 했다기 보다는, 남주....라고 믿는 '류이'의 존재에 모에한 겁니다.
이게 에브릴 세계 전체에 국한 된건지, 아님 '퀴누.가레'신국 에만 정해져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류이는 현재 이 세계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인간.
가족도 사랑하는 존재도, 기댈 친구도 지켜야 할 대상도 모두 잃어버린 채, 죽지 못해서 간신히 살아가고 있는 류이.
기사로서 강인한 육체와 단련된 정신으로서 멸망에 돌입한지 3 여년의 시간을 버텨왔지만, 그의 정신은 극한까지 몰아져 있었지요.
오로지 자기 혼자서만 살아 남았다고 믿고 있는 그의 앞에 나타난게 히비키이고.
류이는 진짜 보는 사람의 가슴이 절절해질 정도로 그녀의 존재를 의지하면서 매달리기 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 '중계'에서 만났을 때 엄청나게 절박한 눈동자로 그녀를 지켜봤었던 것도.
2번째 지상에서 재회했을 때 그녀가 사람인지 아닌지 믿지못해 혼란스러워 했던 것도 모두 그의 지독한 절망과 외로움에서 왔었던 의심이였다지요.
특히 2번째 재회 때, 류이의... 강한 기사인 그가 격정을 참지 못해서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우는 장면은 삽화까지 덧붙여져서 매우 인상깊은 씬이였어요.
다 큰 성인 남자가 고작 중학생인 소녀를, 진짜 매달리듯이 끌어안고 존재감을 몇 번이고 확인하면서 계속 우는데.. 히비키의 시점에서도 참 가슴 아팠고 읽는 저도 진짜, 얼마나 힘들었으면...하고 절절하게 다가왔었고 ㅠㅠb.

이토모리씨가 진짜 글을 잘 쓰신다 싶은게, 이런 신파로 빠질 법한 전개가 그래도 유치하지 않게 공감되면서 읽히는 거 자체가 대단하지 않냐며.
류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에서도, 이 사람이 진짜 힘들었구나. 정말 죽지 못해서 살아왔구나.. 하는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절박함' 그 자체인 류이의 심리 상태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 이후 이어지는 전개에서도 그랬구요.
신들과의 약속도 쉽사리 애기 할 수 없고, '이 세계를 구해야 하는 사명'도 위험하기 때문에 류이를 끌어들일 수 없어서 홀로 가려는 히비키에게, 절규하듯이 비난하면서도 매달리는 장면이 참.. ㅠㅠ.
류이 자신은 포용력 넓고 상냥하고 따뜻하고. 진지한 성격에 정말 '기사' 그 자체의 표본 같은 남자인데도, 이 때 만큼은 고집도 부리고 화도 내고.. '홀로 남는 두려움'이 얼마나 그를 잠식 했었는지 잘 알 수 있어서 히비키가 아니더라도 그를 아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물론 전반적으로 '짐'에 가까운 히비키 보다야 훨씬 더 강한 사람이긴 해요. 특히 전투 능력.
하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강인하면서도 누구보다도 흔들리기 쉬운 상태인지라..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였을꺼라 짐작되는 만큼 가혹했던 생존 환경을 짐작 할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히비키와 함께 동행하기로 한 류이는, 정말 따뜻하고 상냥하게 히비키를 보살피지만 동시에 지나친 과보호로 그녀를 감싸려고만 듭니다.
히비키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짐 밖에 안되는 상황들이 참 답답하긴 한데, 또 류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니 진퇴 양난이라지요.....

진짜 류이에 대해서 쓰다보면 한정없이 길어질거 같지 말입니다.
모에도 이런 모에가 없어요. 스토익하면서도 정열적이고 애절하기까지 한 기사님이라니!!!
...어쩐지 매달리는 대사라든가, 히비키에 대한 의존도는 묵시록의 '아가르'를 연상시키기도 했네요. 
중간, 히비키를 감싸다가 독을 당한 후 그를 치료한 히비키가 꼬박 하루 이상 잠에 빠져들어 일어나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때 이후로 안그래도 애절하던 남자가 더 절박한 심정을 토해내는게 아주 그냥 b.
혀가 썩어 없어질 지언정, 눈을 잃어버릴 지언정 그녀가 다치거나 눈을 뜨지 않는 상황을 볼 수 없다는 둥. 그냥 목소리만 들려주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둥, 당신을 잃어버리면 살아 갈 수 없게 된다는 둥... 입만 열면 명대사 퍼레이드입니다.

저는, 진정으로 이토모리씨가 그리는 남주상이 좋아요. 너무 좋아요.
류이도, 아가르도, 코테이도. 어쩜 이렇게 각각 성격도 개성도 다르면서 취향 적격인 남주들 투성인가 ㅠㅠ. 능력입니다. 보물입니다 암요 ㅠㅠ.

... 이야기가 샜는데.
여러모로 이번 1권은 배경 설명과 히비키와 류이가 처한 상황.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설명하는 '시작'의 한 권 이였습니다.

히비키는 실바이와 오린에게 부터 인간들이 변한 '유귀'.... '레임'을 원래의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신검'을 선사받고, 또한 그들의 권속인 능력을 받았습니다.
고로 그녀는 에브릴을 돌아다니면서 멸망에 처한 세계를 구하고 레임들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하는 큰 목적을 지니게 되지요.
히비키를 제외하고 그런 '신검'을 지니고 사용할 수 있는 자들이 초대왕(=오린)의 피를 이어받은 왕족... '제 2왕자'와 '제 7왕자'. 
히비키와 류이는 수도로 향해 이미 레임으로 변한 두 왕자를 원래대로 되돌려서, 함께 신검으로 세계를 구하려는 목표를 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저 히비키를 보호하려고만 드는 류이에게, '함께 있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면서 두 사람의 '시작'을 알리면서 이야기가 끝이 나지요.

이렇게 감상을 길게 써도 아직 다 설명 못한 부분이 남아있습니다만.... 아마 이것도 이 시리즈 전체에서 볼 때는 얼마 안되는 정보인거 같아요.
워낙 설정을 꼼꼼하게 정하시는 분이셔서, 권 수를 거듭 할 수록 더 많은 배경과 설정이 쏟아져 나오겠지요.
그 때 그 때 쉬지않고 잡아 읽어야 안 잊어버릴거 같은데.. 현재로서는 이 작품이 너무 좋은지라 텀을 두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미 화신유희전 완결은 가을로 잡혀 있다고 하니, 이제 빈즈에서는 이것 하나로 몰고 가실거 같아서 다행이예요.
집필 속도가 빠르시니까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듯 싶고.

....다만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든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 까.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지 말입니다. 
이번 작품만 해도, 중반부까지는 그래도 이토모리상 여주 중에서는 좀 편하게 가는구나...싶었더니 바로 뒤집는 씬이 나오지 않나. 으으 생각만해도 내가 다 징그럽.. ㅠㅠㅠㅠㅠ.
여주가 편하면 남주를 굴리시려는 건지, 류이를 정말 많이 괴롭히세요. 크흡 ㅠㅠ.
무슨 남주가 이렇게 케나게한지 ㅠㅠ. 후반 부의 독에 당한 시점에서 해독... 두 사람의 '키스씬'까지는 정말이지, 소녀심을 자극하는 아주 바람직한 씬이였습니다. 
...아니 왜 불쌍하다는 애기를 하다가 이렇게 또 딴 길로 새는지 원^^;;

암튼간, 간만에 잡은 여성향 라노베가 이렇게 재밌는 작품이여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TL만 주구장창 읽거나 BL만 주구장창 읽으면서 '딴 건 아무래도 좋아' 라고 안일하게 생각 하면 안된다는걸 새삼 깨닫게 되네요.

자! 저는 이미 주문 넣어두고 아마 다음주면 받게 될 2권을 목 빼고 기다려 보겠습니다!!

읽은 날짜 : 2014년 8월 30일



제목: 秘密の取引 
작가: 富樫 聖夜
출판사: 이스트프레스 소냐 문고 (2014/02/02)

-줄거리-

나라에서도 손 꼽히는 대 상인인 '헤이튼 상회'의 외동딸인 '린제이'. 무역을 통해 국가에 큰 이익을 준 공을 인정받아 아버지가 '준남작'의 지위를 얻게 되면서 귀족 사회에 발을 들이게 되지만, 그 때문에 어중간한 위치에 처해 나름 고민이 끊이지 않지요. 한편으로 재능을 발휘해 남자 가명인 '고든 류'라는 이름으로 모험 소설 작가로 팔리던 그녀는 어느 날, 출판사로 부터 '연애 소설'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연애를 해본 적 없어 거절을 하려고 맘 먹은 때에, 그녀는 인상깊은 미인인 청년에게 도움을 받게 되고. 며칠 후, 그가 친구인 '아데리시아'와 '제이란드'가 소개시켜 주려던 '레날드' 백작 임을 알고 크게 놀라지요. 린제이에게 그녀의 정체가 '고든 류' 임을 지적 하면서 '비밀 거래'를 제시하는 레날드. 소설 소재에 대한 기대와, 흥미를 느낀 레날드에게 이끌린 린제이는 그 제안을 수락해 오면서 두 사람은 '가짜 약혼' 행세를 시작하게 되는데...

평점 : ★★★



토가시 세이야상의 '비밀 거래' 감상 입니다.

전작인 '후작님과 나의 공방'이 이미 정발로 나와 있어서 국내에서도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작가 분이시라지요.
저는 이 분 작품.. 나와있는것 까지 4권 모두 다 사뒀지만 정작 읽은건 어중간한 이 작품이 처음 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이런 애매한 선택이 좀 웃기기는 합니다만... 뭐 끌리는걸 잡아야 좋은거죠. 
순서대로 읽는답시고 억지로 잡아봐야 내 손해고!!..................라는건 둘째 치고, 사실 전 작의 여주인 아데리시아가 맘에 안들어서 라는게 가장 큰 문제 였습니다. 헤어 스타일도 별로고, 남장 하는 것도 별로고;. 
대부분의 독자분들이 좋아하던 삽화에서도.. 남장 버젼은 영 아니더라구요. 보고 있으니 영 ㅋㅋㅋㅋㅋㅋ <

뭐 이런 개인적인 이유 + 다음달이면 정발이 나올거라는 이유로 그냥 이것부터 잡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만 잡은지라, 아직 토가시상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재미가 없었던건 아닙니다만, 여러모로 기대치가 높았던게 문제였달까... 생각 했던 만큼은 못 미치는 기분이 들어서요.

이야기의 재미는 충분했습니다.
전개도 잘 이끌어 나가시고, 다음 전개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필력도 좋았고.
다만... 뭐랄까, 제가 이 장르에 많이 기대하고 있는 연애 당도가 좀 부족했달까요.

최근에 읽은 작품들이 얀 삘이 돋든 안 돋든, 대부분 여주를 매우 아끼고 좋아하는 남주들이 나오는 편이였던지라 아무래도 비교가 됬었던 걸까..
하다못해 전 작 남주인 제이란드 역시, 계략과 책략을 반복하며 어쨌든 여주를 붙들어 매려던 타입의 남주였던 만큼 그거랑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더군요. (안 읽어봤어도 가독은 해본 인간<)

아니, 레날드도 나름 린제이를 아끼기는 합니다.
솔직히 소냐에서 이렇게 상냥? 착하달까 따뜻한 느낌의 남주도 찾기 어려울거 같은데 말이죠.
시종일관 린제이를 배려하고, 거래를 빙자한 '단계 밟기'에서도 결코 그녀를 겁먹게 하지 않으면서 천천히 길들이는 등. 어쨌든 린제이를 소중히 여기는건 보이는데.
그...뭐랄까. 그게 보이는데도 느껴지지는 않는 느낌?.
이거 뭐 적으면서도 대체 뭐라고 설명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아니, 저는 그냥. 이 커플의 시작부터가 맘에 안들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줄거리에 적어둔 건 이 이야기의 진짜 초반 부분이거든요.
의외로 사건 전개가 확실히 나오고.. 랄까 사건 전개를 따라가는게 이야기의 전체 부분을 차지하더군요.

레날드가 부관장으로 맡고 있는 왕립 도서관에서의 '책 도난 사건'이 국 외의 옥션에까지 오르는등 스케일이 커지면서, 거기에 린제이네 베이튼 상회가 얽히게 되는 전개로.... 사실 레날드는 처음부터 린제이에게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습니다.
물론, 처음 만남 때는 린제이가 베이튼 상회의 딸이라는 것을 몰랐거니와 그녀의 정체를 알기 전부터 '반했다' 는 건 읽는 저도 충분히 전해지긴 했지만, 일단 이 이야기. 레날드 시점이 참 적거니와, 어쩌다 나와도 이게 당도랑 아무 상관이 없는 사건 전개 일색이였거든요.
린제이와의 '약혼'을 방패 삼아 진 범인을 잡기 위해서 이래저래 계략을 꾸미는 등, 그의 동기야 '베이튼 상회를 지키는 것' 그리고 '린제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였을 지 몰라도, 일단은 목적을 위해 그녀를 속인건 확실하니깐요.
아무리 동기가 선했다고는 하나 린제이에게 사실을 덮어뒀고, 시작 부터 거짓이였고. 그게 린제이를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몰랐던 것 하나는 확실히 레날드의 잘못 입니다.

이런 전개로 가면 반드시 레날드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린제이가 사실을 알게 되는 것'으로 연결 되는게 수순이지요.
물론 그걸 어쩌다가 알게 된 린제이가 크게 상처받고 그를 피하게 되는것도 정해진 수순일 테고.

이 커플의 진짜 전개는 그 때 부터 라고 봐도 될 듯 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나름 달달한 데이트며, '소설 소재'를 핑계 삼아 A단계, B단계 등등 충실히 밟아가고는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린제이가 점점 그에게 빠져드는 사이에도 레날드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으니깐요.

........어쩐지 쓰다보니 레날드가 크디큰 잘못을 저지른 거 같은데;
결코 악의에 의해서 한 짓은 아니였고, 레날드 입장에서는 '베이튼 상회 보다 린제이가 먼저'. 즉, 린제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고!....는 주장하지만.
글쎄, 저는 이 부분이 참 걸리더란 말입니다. 
예, 뭐. 제가 워낙 여주에게 목 매는 남주를 좋아하는 것도 있고. 그렇게 맹목적인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요.
이 작품 레이블이 '소냐'다 보니 그런 부분에 더 기대했던게 잘못 이였을 지도 모르고^^;.

어쨌든 중반 부터는 모든 것을 밝히고 서로 협력하게 되지만, 연애는 일단 미뤄두고 닥친 문제부터 해결하려 드는 현실적인 커플.
완전 없었던걸로 하자는게 아니라 나중으로 미루자는 거였지만, 저는 이런 부분에서도 조금 위화감을 느꼈지 말입니다.
이 커플은 남주나 여주나 냉철+침착+두뇌파 라는게 이런 전개를 가능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둘 중 누구 하나라도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으면 이렇게는 안됬겠지....

후반부 린제이가 위험 할 뻔 한 상황이 있었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 됬네요.
여기서 레날드의 '진면목'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이미 이 시점에서 저는 뭐.. 좀 식은 마음 이였던지라 그렇게 멋있는 지는 잘 몰랐을 뿐이고.

뭐 이런 저런 이유로 저는 레날드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작을 안봐서 그런가, 그의 갭 차이에도 큰 모에는 못 느꼈구요^^;.
그가 여자 말투와 남자 말투, 두가지 태도를 번갈아가면서 쓰는 이유도 이야기 상에 나오는데, 일단 그 이유가 좀 중2병 스러운 부분도 있었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무나도! 여자 말투가 자연스러워서 읽으면서 그게 좀 ㅋㅋㅋㅋㅋㅋ.
도 아니고 アタシ를 쓰는 남주라니. 진정 특이하긴 합니다. 
랄까 저 
アタシ는 현대 일본 중고딩이 쓰는 말투일텐데요.... 어쩌자고..... 
어떤 의미 이게 정발이 되서 제대로 표현 될지가 좀 걱정이네요. 진심 여자 말투 그 자체여서 우와....
1인칭을 자유 자재로 바꿔 쓰면서 타인을 공략하는 모습은 확실히 머리 좋은 책략가, 그리고 아닌 척 상대방을 배려 할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와 포용력을 지닌 좋은 남자 임은 알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력을 못 느끼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정말 저만 느끼는 걸 수도 있겠는데.
삽화가 분의 그림체는 예쁜데 그... 레날드가 진짜 진짜 여자 같아서 말이죠 ㅋㅋㅋㅋㅋ
중간 부분 상반신 전라(..)가 나오는데 이때 몸은 정말 현장에서 뛰는 무술가 타입인데 얼굴이 너무너무 예뻐서 그...뭐랄까. 몸 부분과 얼굴 부분을 따로 그려서 합성 시킨거 같다는 위화감이 살짝 들었습니다.
긴 속 눈썹에 갸름한 얼굴 선에 등 근처까지 내려오는 길고 고운 머리 + 왕자가 새겨진 복ㄱ.......... OTL

이건 진짜로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 애기하는 것이므로 아마 괜찮으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저 상황은 나름 심각하고 진지한 상황이기도 했고!...아 변명같다 OTL

여튼간,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고 생각치도 못했던 범인까지 잡아 해결하면서 두 사람은 무사히 결혼하고 부부로 맺어지게 됩니다.

위에서도 애기했듯 이야기 자체는 재밌었습니다. 이건 확실했어요.

다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서 이런저런 불만이 쌓이다 보니 썩 좋은 느낌을 못 받았다. 이거지요.
저도 달랑 이거 한 권 읽고 작가분에 대한 평을 내릴 마음은 없습니다.
후작공방<은 아니더라도 '속죄의 신문'은 나름 기대하고 있으니깐요. 이거랑 다르게 소냐 다운 어둠침침한 이야기라고도 하고.

이 작품에 대한 추천은.... 뭐라 말씀 드리기가 애매하네요.
저 말고 일웹 평이나 읽어 보신 분들의 평은 다 재밌고 괜찮으셨다는거 같으니 더 애매모호 ^^;.

일단 정발 나온 후에 평을 봐야겠습니다.
다른 분들의 감상도 궁금하니깐요.

읽은 날짜 : 2014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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