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9 / 2016.12.09

★★★★




키스이 마유상의 작품 '심술쟁이 왕자와 남장 교사' 감상 입니다.


이야.. 그동안 줄곧 별 셋 짜리만 읽어오다가 간만에 재밌는 책 발견 입니다.

오랜만에 취향 도만나카 설정+전개+남주(!!!) 였어요. 이거 읽고 키스이상 작품 오토나가이< 했다능 ㅋㅋㅋㅋㅋ


항상 그렇듯, 재밌게 읽은 책 일수록 감상 쓰기가 애매 합니다. 뭔가.. 여운? 같은건 그냥 그대로 남겨두고 싶은 기분 이랄까. ^^;;

재밌긴 재밌는데 이게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재밌다는 걸 설명하기 곤란하거나 설명을 해도 두서없이 적힌다거나 그렇게 될 거 같은 기분.. 

뭐 짤막하게 가죠. 이젠 저만 쓰고 읽는거나 다름없는 블로그 이니(._.)


일단, 이 작품은 '남장물+사제관계+순애물+살짝 엇갈림+여자 뺨치는 미모에 색기가 풀풀 날리는 미형 남주+서로가 첫사랑 첫정' .. 등등, 저로서는 버닝하지 않고는 못 베기는 갖가지 요소가 다 들어가 있었습니다.

설정이 암만 재밌어도 스토리 텔링이 안되면 재미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다행히도 작가분 글솜씨가 좋으셔서 좋은 설정을 깔아두고 맛깔나게 잘 풀어 가셨달까요.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분량 인데 아쉬움 없이 딱딱 맞아 떨어지면서 독후감이 좋은 작품 이였습니다.


이야기는 내내 여주인 유리노아 시점에서 전개 됩니다.

남주인 테오도르의 시점은 없지만, 워낙 솔직하게 표현 되는 터라 ㅋㅋㅋ 딱히 없다고 해서 아쉽진 않았네요.

유리노아는 24세라는 나이가 되도록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것에 1도 관심 없고 본인의 일.. '신수 공예'에 빠져 있는, 현대의 직업 여성(?)에 가깝습니다. ㅋㅋㅋㅋ. 

유리노아가 살고 있는 라프말 왕국은 이 곳에서만 자라는 특수한 나무 '신수'를 이용한 공예로 유명하고, 그것을 통해 만드는 갖가지 상품들을 수출하는 등, 그야말로 신수와 '신수 장인'들로 꾸려나가는 나라 이지요.

유리노아는 뛰어난 솜씨를 지닌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신수 공예에 두각을 드러냈고, 24세인 현재. 본인 이름으로도 왕궁에 납품을 하고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날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허리를 삐긋해서 교수직을 쉬게 되는 아버지를 대신해 임시 교수직으로 가게 된 곳이 금녀의 구역인 명문 학교 '이블'. 

금녀의 구역이니 만큼 여자인 유리노아가 아니라 남자인 '유우리' 로 변장하고 수도로 향한 그녀는, 신수에 대한 높은 관심과 애정으로 직접 학교까지 설립 한 '와가마마 왕자'로서 유명한 '테오도르'를 만나게 되지요...


유리노아가, 티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휩쓸려 가기 쉽고 자기 주관이 없으며 손해만 보는 그런 타입의 여주가 아니였던 점이 이 책이 재밌을 수 있었던 포인트 중 하나 였습니다.

나이대도 그렇지만, 자기 손으로 예술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직업 정신이 투철하다는 점도. 테오도르의 맹공(?)에도 신분 차이 라든가, 여러가지 걸림돌이 될 법한 문제로 고민하는 부분도. 

끝까지 테오도르가 좋아하는게 자신이라고 생각 못하고 스스로 몸을 뺄 생각을 하면서도 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마지막까지의 노력을 다 하는 점 등등. 참 호감가는 여주더군요.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거의 처음부터 호감을 가지다가 '유우리'가 '유리노아' 라는 걸 알게 되면서 대번에 사랑에 빠지고 끝까지 그녀를 좋아하던 테오도르 또한. 진짜 제 취향 그 자체인 남주 였습니다.

제가 원래 미형 ... 특히 여자로 착각 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의 색기 넘치는 남주에 참 약하거든요. 거기다가 18세라는 6살 연하!!! 사제물!!!! 반말과 존댓말을 섞는 절묘한 차이 등등!.. 후..

테오도르는 정말 말해 뭣 하겠냐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제 취향 이였습니다 ㅠㅠ)b.


그 미모에도 지금까지 누구 한 번 좋아해본 적 없이 몸도 마음도 순결(^_^)하다는 점ㄷ 그렇고.

유리노아를 좋아하면서 저돌적으로 밀어 붙이고 상냥한 점도 물론이며, 둔감한 유리노아 때문에 몇 번 상처 받을뻔 하면서도 '그래도 포기 못한다' 라는 강한 집념. 그리고 티엘 남주로서 기본 소양인 절륜함 까지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키스이상은 스토리 텔링도 맘에 들지만 상당히 찐한 편인 씬 묘사도 참 좋지 말입니다 ^_^)b.


어쨌거나, 서로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신분 차이 때문에 맺어질 수 없다 등등 고민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긴 했어도 기본적으로는 서로만 바라보는 순애물 이였습니다.

두 사람을 가로막는 쓸데 없는 방해물 같은 것도 없었고... 읽는 독자로서는 서로 좋아하는게 뻔히 보이는 커플이니 만큼 상당히 안심하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지금 감기 때문에 헤롱 거리면서 감상을 써서 뭔가 두서가 없습니다만;; 여튼 이 작품은 읽어봐야 압니다.

일단 KRN 상의 너무나도 미려한.. 진짜 이 분 작화 중에서 제일 예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잘 그려진 삽화도 한 몫 하구요. 테오도르 첫 등장 씬의 미모는 정녕 필설로는 형용 할 수 없나이다 ㅠㅠ 직접 봐야해.. ㅠㅠ)/


저는 이 작품으로 키시이상 팬이 될 것을 선언 했으므로 ㅋㅋ 나온 작품들 다 지를겁니다.... 이터너티 북스 빼고요.

공교롭게도 판타지는 이거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죄다 현대물 이긴 한데... 뭐 편식은 좋지 않으니깐요. 골고루 읽어야죠 (._.)/



2016.12.07 ~ 2016.12.09



2016.06.16 / 2016.07.09

★★★☆



아사미 마리상의 작품 '음야의 악마와 탑 위의 소녀' 감상입니다.


보시다시피 표지의 화려함이 어마무시한 터라 ㅋㅋㅋㅋ 이 책 만큼은 진짜 미루지 말고 읽어야지 싶었었던 겁니다.

그나마 바닐라 문고는 킨들 발매 텀이 일주일? 정도 차이 밖에 안나서 주로 킨들로 지르는데요. 이 것도 사기는 빨리 샀는데... 음.. 역시 딴 책 읽다보니 하하하(..)


여튼, 내용도 풍부하고 야하기도 야했으며 전개 자체도 좋았던 작품 입니다. 

특히 씬 부분이 ㅋㅋㅋㅋㅋㅋㅋ 음.. 뭐랄까, 본격 씬 자체는 그렇게 길고 찐하다 그런건 아니였는데 거기에 들어가기 까지의 과정이?.... 상당히 야했어요.

여주인 '투리아'가 거의 평생을 수도원에서 자라서 남자의 ㄴ자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라왔던 순수 배양 소녀라서 그런가, 성적인 부분을 가르치는게 넘나 노골적이여서 ㅋㅋㅋ

진짜 읽는 제가 다 수치플 이였습니다. 이런 능구렁이 남주 같으니,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잘도 이런걸.. -ㅅ-!...

물론 호기심 왕성에 부끄러움의 ㅂ자도 없는 투리아가 매우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본인은 전혀 부끄러워 하질 않았지만은요.... 그래서 제가 더 수치플 ^_ㅠ ㅋㅋㅋㅋ


이번 이야기.

거의 여주인 투리아 시점에서 전개 되고, 가끔은 남주 페르난도의 시점이 섞여 있습니다. 다만 그 분량이 너무 적어서... 이런 금사빠 이야기에는 남주 시점이 조금이라도 더 있었으면 설득력이 높았을 건데 말이죠.

대강 시대 배경은 르네상스 절정기의 베네치아.. 인 듯 합니다. 언제인진 모르겠지만 작품 내의 분위기를 보면은 그런듯 하더군요.

여주인 투리아는 베네치아 10위원장의 안에 들 정도로 대 귀족의 딸로 태어났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정식 부인이 아니였기 때문에 서자 입니다.

그녀가 3살때 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정실은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별 수 없이 수도원에 보내졌지요.

그러나 아버지의 지속적인 원조와 보살핌으로 17살이 될 때 까지 수도원 안에서 각종 공부와 숙녀로서의 교양 등, 귀족 부럽지 않은 편안한 생활을 해온 그녀.

다만, 성장한 곳이 여자들 천국인 '수도원' 이다보니, 그녀를 가르치는 수도녀 들은 그녀에게 '남자는 악마' 라는 사상을 심어주고 ㅋㅋㅋ 아버지와 남편이 될 남자 이외에는 절대로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ㅋㅋㅋ 저 위의 제목인 '악마'가 나온 거죠. 전 또 이거 읽기 전에 남주가 진짜 악마인건가?; 하고 잠깐 궁금해 했었다능. ㅋㅋㅋㅋ


여튼, 그런 그녀의 일상에 상처를 입어 수도원에 치료를 위해 들렀던 남주 페르난도가 들어오면서 확 바뀌게 됩니다.

지금까지 봤떤 남자라고 해봐야 나이 많은 정원사나 아버지 정도 뿐이였던 투리아에게 있어, 빛나는 미모의 늠름한 젊은 남자는 처음 이였고, 강한 흥미를 느끼지요.

수도녀들은 페르난도가 상처 치료를 위해 머무르는 사이에 혹시라도 투리아와 만나는 일이 생길까봐 (이미 정원에서 서로 눈짓 주고 받았지만 ㅋㅋㅋ) 그녀를 수도원 안의 높은 탑 위의 방에 올려두었고.

그 날 밤, 낮에 본 투리아에게 관심이 생긴 페르난도가 탑 밑에까지 찾아오면서.. 두 사람의 본격적인 접점이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살짝 라푼젤+신데렐라의 느낌이 드는 이야기 였습니다.

처음 한 번 뿐이긴 했어도, 탑 위의 길고 긴 (무릎까지 오는) 황금빛 머리결을 지닌 아름다운 소녀. 그런 그녀를 만나기 위해 탑위를 올라오는 청년... 라푼젤? ㅋㅋㅋ

그 한 번의 만남에 페르난도에게 마음을 뺏긴 투리아. 그리고 페르난도 역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순수 배양의 호기심 왕성한, 아름답고도 재미있는 소녀에게 강한 흥미를 느끼게 되지요.


그리고 처음 부터 키스씬으로 시작한 이 두 사람은, 페르난도가 밤 마다 몰래 투리아를 만나러 오면서 만남을 거듭하고 동시에 진도도 열심히 뺍니다. 

위에서 말했던 수치플이 여기서 나타나는거. ㅋㅋㅋㅋ 지식이란 지식은 나름 열심히 배웠지만, 하필이면 수도원에서 자랐기 때문에 성지식 따위는 전무해서, 부끄러움 따위는 전혀 없는 투리아는 페르난도가 어떤 행위를 하든간에 강한 흥미와 쾌감을 느끼면서 모두 다 받아 들이거든요.

부끄러워 하질 않으니 보는 내가 부끄럽단 말이다!!!! ㅋㅋㅋ

뭐, 그렇다고 해서 도구 같은걸 쓰는건 아닌데, 작가분이 이런데에 힘을 아주 빡 주셔서 뭐.. 부위별 설명 이라든가.. 나중에 앞에 거울을 가져다 두고 보여준다거나.. 그런...그런... 전개가.... ( ").

배우는(?) 투리아가 학습 의욕이 넘나 넘쳐나던 터라 진도 나가는건 정말 거침 없었습니다.


뭐, 그런거 치고는 제대로 결합(..) 씬은 좀 뒤에 나왔지만은요.

거기다가 그 전까지의 전개가 야했던 거에 비해서 씬 자체는 좀 빨리 끝나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비교가 되긴 하지만... 이 이야기는 굳이 씬 만이 아니더라도 전개가 나름 흥미진진해서 그걸로도 충분했습니다. ^^.


매일 밤 찾아오고 투리아에게 연정과 쾌락을 가르치지만 본인이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는 페르난도.

그에 대한 불안을 가졌던 투리아에게 '결혼하자' 라는 프로포즈와 함께 뒷 처리를 끝내고 오겠다는 그 였지만.. 하필 그가 맞이하러 오기 직전에 투리아는 인신매매범 에게 팔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좋은 사람 만으로 가득해 보였던 수도원 이였음에도, 권력과 돈에 집착하는 인물은 있었다는 거지요. 

그 후 부터는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했던 힘든 경험을 하면서도, 페르난도의 곁에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투리아와, 그런 그녀가 사라진 것을 알고 진작에 찾아가서 기회를 엿보며 안달복달한 페르난도의 맘 고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름 극적인 전개가 많아서 후반부에는 씬이 있던가 없던가 신경 쓰이지도 않더라구요. 

해피 엔딩인거야 뻔하지만, 어떻게 구출해내고 어떻게 재회하는가 등등. ㅋㅋㅋㅋ


물론 당연히 재회하고 잘 끝나는 이야기 이긴 합니다.

위에서 얘기했던 '신데렐라' 라는 부분도, 페르난도의 정체가 생각 이상으로 고위 귀족 이였다는 거였다지요.

베네치아 출신은 아니지만 '토스카나 대공국'의 대공가의 핏줄로 현재 대공은 페르난도의 종조부가 되는 셈.

본인도 후작위를 물려받아 왕족으로서의 부유함도 지니고 있는 등... 서자 출신이라 귀족이 될 수 없는 투리아에게 있어 하늘과 땅의 차이쯤 되는 셈이죠.

하필이면 죄를 저질러서 범죄자가 된 아버지 때문에 지참금도 기대할 수 없는 데다가, 이런 신분 차이까지.

나름 걱정하는 투리아 이지만, 페르난도 본인은 물론 그의 어머니나 누나 또한 전혀 신경쓰지 않아서 ㅋㅋㅋ 무사 해피 엔딩으로 잘 끝납니다^^)/.


이야기 자체가 분량 나름 빵빵하고 전개도 흥미 진진 했으며 티엘로서의 씬 부분도 나쁘지 않았던 터라, 괜찮게 읽은 작품 이였습니다.

정발 나오시면 많은 분들이 보실 거 같은데, 좋은 평이 나왔음 좋겠네요 >_<

아니, 다 둘째 치고라도 삽화 하나 만으로도 충분 했지 말입니다. 만약 이야기가 별로였어도 삽화만으로도 별 둘은 먹고 들어갔을 거예요 ㅋㅋㅋ




2016.07.06 ~ 2016.07.09




2015.12.01 / 2016.01.24

★★★☆




야시로 요네카상의 작품 '애수 ~공작의 상처, 신부의 거짓말~' 의 감상입니다.


음.. 이번 작품은 뭔가 되게 오랫동안 읽은 느낌이 드는데 정작 따져보면.. 18일 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일주일 쯤? 걸렸네요.

이거 전에 읽는다고 시도했던게 2권 있었는데 한 권은 스기하라상 삽화 작품 12월 신간인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안 달달해서 좀 읽다 말았고. 다른 한 권도 스기하라상 삽화 12월 신간인데 이쪽은 현대물. 근데 남주가 도장(검을 만드는 사람) 인건 좋은데.. 트루 키스? 이 문고. 제가 원서 읽은 이래로 몇 개의 비엘 작품을 제외하곤 이렇게까지 주석이나 요미가나가 안 달린 작품은 첨 봅니다.

원서 생활 10여년 간; 일어 실력의 장벽에 부딧치는 경우가 잘 없었는데; 야메 일본어 실력의 벽을 간만에 느끼고는 내려 놓았어요. 읽자고 싶으면 못 읽을 건 없겠지만 머리 써가면서 읽어야 하는게 너무 피곤 할 거 같아서리 -_-;

그래서 확 신경질 나는 김에 근처에 있던 작품 중 표지가 끌리는 걸로 잡았던 게 이번 이야기 였습니다.

생각 외로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 이였지만, 몰입도가 좋고 재밌었던 지라 나름 술술 읽혀서 좋았네요..... 취미 생활을 즐기는데 너무 머리 써가면서 피곤할 필요 없다는 것도 새삼 느껴보고요^_ㅠ. 


잡설이 길었습니다;.

여튼 이번 작품.

여주인 리젤이 4년 전. 16살 때 23살의 약혼자 이자 청년 백작 이였던 '발터'와의 결혼식을 최악의 형태로 도망친 후. 우연찮게 그녀가 있는 지방의 영주로 온 그와 재회 해서 벌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초반 프롤로그 때, 16세의 리젤과 23세의 발터는 비록 부모끼리 정한 약혼 이였지만 서로에게 진심으로 반해 있었던 만큼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을 꺼라 믿어 의심치 않은 풋풋한 모습을 보여줬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식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그와 도망 친다' 라는 최악의 형태로 편지 하나만 남긴 채 도망친 리젤 때문에 다 망쳐버리지요.


이야기는 전반적으로는 리젤 시점, 짧지만 군데군데 발터의 시점이 섞여 있는 부분이라서 이 커플이 서로 좋아하면서도 계속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더 절절하게 보여집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스포랄 것도 없이 리젤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발터' 한 사람 만을 사랑하면서 그를 바라보며 순결도 지키고 있지만 '큰 죄'를 저지른 만큼. 그리고 그 죄를 뒷받침 하는 '비밀'을 밝힐 수 없는 만큼 발터의 온갖 심한 말과 행동도 다 꿋꿋히 참아내는데요.

그런 그녀를 보면서 '설마?..' '아니야. 나를 버린 여자가 그럴리가 없어'..를 계속 반복 하면서 육체적으로 휘두르는 건 자신이지만 정신적으로 계속 휘둘려지고 있는 발터.


하필이면 그녀와의 재회 또한 우연 이였거니와 그가 첫 눈에 리젤임을 알아보고 그녀를 데리러 왔을 때에는 그녀와 야반도주 했다고 믿어지는 주인 '스테판'이 병사 하는 날 이였기 때문에 리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려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런 와중에 계속 진위를 물어봐도 입 꾹 다물고 '내가 나쁘다 내 잘못이다' 라며 '다 내탓이오'를 시전하는 리젤 때문에 환장해 미치겠고.

거기다 이미 죽어서 화풀이 대상이 될 수 없는 스테판 대신, 자신을 버리고 딴 남자를 선택한 리젤에 대한 질투심과 독점욕, 분노 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는.. 식으로. 이야기 내내 두 사람은 서로를 상처 입히고 상처 받으면서 힘들어 하지요.


정확히는 발터 측에서 온갖 심한 말을 다 쏟아 내면서 '음/ㄹ하니, 더럽니, 남자라면 사죽을 못쓰니'.. 뭐 기타 등등-_-)=3. 그런 말들과 거친 행동으로 리젤을 상처 주지만, 굳건하게 비밀을 지키려 들면서 서툰 행동으로 발터의 마음을 상처 입히는 리젤도 뭐.. 고의는 아니지만 충분히 죄가 있긴 합니다.


이런 두 사람의 시점을 번갈아서 보다 보니, 얘들은 진짜 뭘 하는 건가. 하고 한숨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 후회남? 축에는 못 들어가는 거 같지만, 매번 리젤을 상처 입히고 본인이 더 상처 받아서 힘들어 하는 발터의 시점을 볼 때 마다 참 찰지게 재밌어서 말입니다.

오랜만에 TL 읽으면서 가슴 죄어매는 기분도 느껴보고 ^^;;.

뭐, 발터가 애달복달 하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이녀석도 자존심 이랄까.. 상처가 되게 큰 만큼 그 반동으로 리젤에게 너무 심한 말만 해대서 꽤 사람 속 뒤집기는 해요.

특히 국왕이 와서 반 농담으로 리젤을 달라고 할 때 말린 답시고 한 말이라니..쯧-_-^.

본인 입으로는 죽어라 인정 못하는데,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리젤 만을 원한다. 마음을 안주면 몸이라도 가지겠다. 이렇게 계속 안다가 아이라도 생기거나 하면 언젠가 벽을 허물고 내게 오지 않을까?.. 등등 속으로 아주 야단 법석 입니다.

이런거 생각만 하지 말고 말 좀 하라고 이놈아. 리젤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당장 죽을 것 처럼 구는 주제에 정작 리젤 얼굴만 보면 윽박지르고 강제로 안아 대기나 하고. 이러니 리젤 역시 발터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 한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만 하지요.


뭐, 이렇게 주구장창 써대기는 해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 하면서도 재밌어서 ^^;;

이 엇갈림의 묘미는 역시 직접 읽어보는게 제격 입니다 -_-)b.


후반부, 뜻하지 않는 도적단의 습격으로 리젤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됬을 때야 서로 진심을 털어놓고 마주하게 되는 두 사람.

사랑 한다 한 마디만 제대로 얘기해 줬어도 이렇게 눈 녹듯이 풀렸을 건데, 한 명은 질투심 때문에 못하고 한 명은 죄책감 때문에 못하고 있었으니 이 오만가지 삽질 하며!!!.

그 후 발터가 결혼 할 지도 모른다는 오해도 풀리고 리젤 또한 자신이 안고 있던 비밀을 털어 놓으면서 온전히 서로만을 볼 수 있게 되고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리젤 안에 생긴 새로운 생명도 덤으로 말이죠. 발터가 얼마나 기뻐 하는지. ^_^.


순수하고 착하면서도 고집이 쌘 리젤이나, 초반의 신사적이고 유약했던 모습과 달리 강하고 독하게 변해버린 발터나. 

완전 다른 두 사람 이지만 서로 겁이 많고 솔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참 닮은 커플 이였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읽는 재미는 좋았던 작품 인데다가 삽질 부분이 답답해도 재밌었던 만큼 꽤 괜찮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였습니다^^.

KRN님의 삽화 또한 참 아름답고도 찰지게 야해서리 ㅋㅋㅋㅋㅋ 눈 호강도 제대로 였습니다!.

자! 이제 정발을 기다려 보지요!



2016.01.18 ~ 20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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